케이트 블란쳇, 마이클 패스벤더 조합 ‘블랙 백’…요란한데, 안 궁금하다[리뷰]

이민경 2025. 3. 16.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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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배우가 여럿 나온다.

19일 개봉하는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영화 '블랙 백'은 말이 필요 없는 명배우 케이트 블란쳇과 마이클 패스벤더의 출연으로 기대를 한껏 높여놓는다.

물론, 케이트 블란쳇과 마이클 패스벤더, 레게 장 페이지 등 배우가 분한 엘리트 요원들의 세련된 말장난과 패션 센스를 감상하는 것으로 영화는 충분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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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개봉 ‘블랙 백’ 할리우드 명배우 총출동
액션없이도 말의 향연·세련된 연출로 채워
첩보스파이물 공식 따르나 서사 몰입은 부족
할리우드 최고의 명배우 케이트 블란쳇과 마이클 패스벤더의 조합이 주목되는 영화 ‘블랙 백’은 19일 개봉한다.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유명 배우가 여럿 나온다. 연출도 세련미가 한가득하다. 그런데 무슨 비밀이 숨은 것인지, 복잡해 보이는 영화의 속내를 별로 알고 싶지가 않다. 끝으로 갈수록 ‘그래서 누가 범인인지 그냥 빨리 말해 주기나 했으면’ 싶다.

19일 개봉하는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영화 ‘블랙 백’은 말이 필요 없는 명배우 케이트 블란쳇과 마이클 패스벤더의 출연으로 기대를 한껏 높여놓는다. 여기에 영화를 보면서 넷플릭스 ‘브리저튼’ 시리즈의 헤이스팅스 공작을 연기한 배우 레게 장 페이지, ‘007 시리즈 제임스 본드’의 피어스 브로스넌 등 익숙한 얼굴이 계속해서 튀어나온다.

영국 정보국 안에서도 최고의 정보력과 고도의 심리전에 능한 에이스 요원 ‘조지’(마이클 패스벤더)는 무고한 수천 명을 죽음으로 몰아넣을 최악의 사건에 얽힌 내부 배신자를 찾는 과정에서 동료이자 아내 ‘캐슬린’(케이트 블란쳇)도 5명의 용의자 중 한 명으로 포함된 사실을 입수한다.

영화 ‘블랙 백’ 속 초반 식사 장면.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서로가 서로를 떠보는 자리가 이어진다.

조지는 한집에 사는 아내를 비롯해 나머지 네 명의 요원들을 집으로 초대해 저녁을 대접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물론 캐슬린에게는 용의자가 4명 뿐이라고 말하며 저녁식사를 가장한 떠보기 작전임을 솔직하게 밝힌다. 동시에 캐슬린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유심히 지켜보는 ‘양동 작전’을 펼친다. 잘 꾸며진 격조 높은 집의 화려한 테이블에 6명의 남녀 요원이 둘러앉는다. 신랄한 블랙유머와 센스있는 말들의 향연이 이어진다. 매력적인 캐릭터들로 영화의 시작은 순조롭게 열었다.

그 다음부터는 내내 감독과 관객의 끝없는 밀당이다. 이 사람이 범인인가 싶은 단서를 계속 흘리다가 다른 사람으로 옮겨가고, 또 다른 사람으로 옮겨가 의뭉스러운 구석을 비춘다.

영국 정보국 요원들의 세련된 모습을 감상하는 것도 영화 ‘블랙 백’의 재미가 될 수 있겠다.

하지만 어느 순간 지리한 범인 찾는 추리를 그만하고 싶다는 피로함이 고개를 든다. 영국 정보국에서 만든 프로그램이 어쩌다 테러 단체 인물 손으로 넘어갔는지, 누가 빼돌린 것인지, 그리고 범인을 잡아야 한다는 ‘대의’(大義)…. 이 전형적이고 수없이 반복되어 온 클리셰를 더더욱 ‘그런 일이 있었어, 그런 걸로 알고 들어’란 식으로 상정하니 의욕이 꺾인다.

그 자체로 ‘비밀’을 뜻하는 영화 제목 ‘블랙 백’에 더해 외양은 ‘첩보 스파이물’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 하지만 그 속에 알맹이처럼 단단히 자리하고 있어야 할 이야기가 빈약해 초반의 기대감은 급격하게 휘발된다. 처음과 같이 여섯명이 조지와 캐슬린의 다이닝룸에 다시 한 번 모여 앉고, 범인을 처단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어떤 카타르시스도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이 그 방증이다.

물론, 케이트 블란쳇과 마이클 패스벤더, 레게 장 페이지 등 배우가 분한 엘리트 요원들의 세련된 말장난과 패션 센스를 감상하는 것으로 영화는 충분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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