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역대급 정치 보복 예고… “정부서 불량 세력 축출”
트럼프 “2020년 선거 관여자 감옥 가야”
법무장관·FBI국장 충성파로 채워
美언론 “자신 기소한 법무부서 고도의 정치적 연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 법무부 연설에서 “최근 몇 년간 미국 정부 내 급진 세력들이 우리의 정보 및 법 집행 기관들의 광대한 권한을 무기화했다”며 “우리 정부에서 불량 행위자와 부패 세력을 추방할 것”이라고 했다. 정치적 독립성이 중시되는 관행을 깨고 법무장관, 연방수사국(FBI) 국장 등을 충성파로 채운 그가 과거 자신을 기소했던 법무부를 찾아 정부 안팎의 반대 세력과 정적(政敵)을 향해 경고장을 날린 것이다. 현직 대통령이 법무부를 방문한 건 2015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이후 약 10년 만이다.
바이든 정부 기간 크고 작은 ‘사법 리스크’에 시달린 트럼프는 대선 내내 “바이든 정부가 사법 제도를 무기화했다”는 주장을 해왔다. 트럼프는 이날도 “최근 몇 년간 일군의 급진 세력들이 수세대에 걸쳐 구축한 신뢰와 선의를 말살했고, 미국인의 의지를 시험하려 했다”며 “우리는 그들의 지독한 범죄와 전례 없는 심각한 위법 행위를 폭로할 것”이라고 했다. 과거 FBI가 기밀자료 반출 수사와 관련해 자신의 플로리다주(州) 마러라고 자택을 압수 수색한 일을 거론하며 “그들은 내가 대통령이 되지 못하게 권한 안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날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메릭 갈런드 전 법무장관 등을 실명(實名)으로 비난했다. 또 자신에게 비판적인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 일부 레거시 미디어를 거명하며 “불법 보도를 했다”고도 표현했다. 트럼프는 2020년 대선이 ‘조작되고 부패한 선거였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며 “관여자들이 감옥에 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트럼프가 불법 이민, 마약 단속 등 법 집행 의지를 강조할 것이란 관측이 있었지만 정적을 대상으로 독설을 쏟아내며 미 언론들은 “고도로 정치적인 연설을 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에서 법무부는 연방 범죄에 대한 형사 기소를 담당하는 연방 검사들과 최고 수사기관인 FBI를 지휘·감독하는 조직이다. 이 때문에 역대 대통령들은 최대한 방문을 자제하는 등 무늬만이라도 중립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법무 장관에 측근인 팸 본디, FBI 국장에는 ’2020년 선거 부정' 등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은 캐시 파텔 임명을 밀어붙여 이를 관철했다. 이런 이유로 이날 연설은 트럼프가 충성파인 본디·파텔에 ‘수사 지침’을 하달하는 모양새로도 비쳤다. 트럼프가 연설을 마치고 퇴장할 때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이자 유세곡인 빌리지 피플의 ‘Y.M.C.A.’가 흘러나왔고, 트럼프는 음악에 맞춰 주먹을 앞으로 뻗는 특유의 제스처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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