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언론인 사이버폭력, 제대로 처벌하지 않는 사태 없어야"
국경없는기자회, 젠더 이슈 취재 언론인 향한 사이버폭력 위험성 지적
언론인 60% '젠더 취재로 사이버폭력 당한 언론인 알고 있다'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국경없는기자회(Reporters sans frontires·RSF)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젠더 이슈를 취재하는 언론인들에 대한 사이버폭력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RSF는 사이버폭력을 제대로 처벌하지 않는 사태를 개선하기 위해 사법 당국, 디지털 플랫폼, 뉴스룸, 정부를 대상으로 제시했던 16가지 권고안을 다시 강조했다.
RSF는 지난 6일 홈페이지에서 “3월8일 세계 여성 인권의 날을 맞아 여성의 권리와 젠더 기반 폭력을 취재하는 언론인에게 일어나는 사이버괴롭힘에 주목하고 있다”며 “괴롭힘 때문에 많은 기자들은 보복이 두려워 자기검열을 하게 된다. 젠더 이슈를 다룬 보도가 줄어들고 관련해 대중이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얻을 권리가 위협받고 있다”고 했다.
RSF는 지난해 10월 보고서 '#미투 시대의 저널리즘(Journalism in the #MeToo era)'을 공개했다. 2017년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범죄를 고발한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 보도로 #MeToo(미투) 운동이 촉발됐고, 이후 여성 인권과 젠더 기반 폭력 관련 주제가 더 널리 다뤄지고 전문 매체와 지원 네트워크도 생겨났다. 젠더 이슈에 대한 중요성은 커졌지만 관련 취재는 여전히 위험했다. RSF 조사에 따르면, 112개 국가 언론인 중 약 60%가 언론인이 업무로 인해 강간 위협, 성적 모욕, 딥페이크 성착취 등 특정 성폭력 피해를 입은 사례를 한 건 이상 알고 있다고 답했다.
[관련 기사: 강간·살해 위협에 딥페이크 성착취까지...전 세계 젠더 보도의 오늘]
특히 젠더 이슈를 다루다가 사이버폭력의 피해자가 된 언론인을 한 명 이상 알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60% 이상이다. 응답자의 12%는 젠더 이슈 업무 관련 보복이 두려워 직업을 떠나야 했던 피해자의 사례를 알고 있다고 답했다. '국제 성인지적 관점을 가진 언론인 네트워크'(The International Network of Journalists with a Gender Perspective·RIPVG)의 사무총장은 “페미니스트 언론인에 대한 가장 빈번한 형태의 폭력은 위협과 디지털 공격”이라며 “이는 종종 현실로 옮겨져 그들의 안전, 표현의 자유, 정신 건강, 심지어 가족의 건강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령 나이지리아의 언론인 키키 모르디(Kiki Mordi)는 2019년 나이지리아와 가나의 고등 교육기관에서 발생한 성희롱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한 후 사이버괴롭힘을 당했다. 그는 거주지를 옮기고 대부분의 언론 활동을 중단해야했다. 지난해 9월엔 불가리아 NOVA TV의 탐사 저널리스트 마리에타 니콜라에바(Marieta Nikolaeva)가 딥페이크 성착취물의 피해자가 됐다. 역시 자신이 취재한 기사에 대한 보복성 폭력으로 딥페이크 성착취물의 피해자가 된 프랑스 언론인 살로메 사케(Salom Saqu)는 “사이버괴롭힘은 언론인으로서 내 업무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2020년 페미니즘 온라인 매체 Ruda의 과테말라 기자 조반나 마리아 가르콘(Jovanna Marim Garcn)은 '세계 안전한 임신중지의 날'을 취재한 후 SNS에서 강간 협박을 포함한 익명의 위협을 받았다.

그러나 RSF 조사 응답자의 93%는 여성 인권, 젠더 기반 폭력 등을 다루는 언론인에 대한 공격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가해자를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RSF는 보고서에서 가해자가 지속적으로 처벌되지 않는 현상을 막기 위해 사법 당국, 디지털 플랫폼, 뉴스룸, 각국 정부에 16가지 권고안을 발표했는데, 올해 여성의 날을 맞아 해당 권고안을 다시 강조했다.
RSF는 정부를 향해 특정 형태의 사이버 괴롭힘을 형법에 범죄로 규정하고 여성 언론인과 성소수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 가해자를 가중 처벌하는 방안을 도입할 것, 사법 당국을 향해 경찰 내 연락 담당관을 임명해 물리적 또는 온라인 공격의 피해자로부터 증언을 수집할 것 등을 권고했다. 또한 디지털 플랫폼은 언론인에 대한 폭력 사건을 조사하는 사법 당국의 명령에 지체 없이 대응해야 하고, 언론사 뉴스룸은 젠더 이슈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언론인을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한 내부 비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앤 보캉데(Anne Bocand) RSF 편집 디렉터는 6일 “정부에 더 강력한 보호를 요구하고,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책임을 묻고, 법 집행기관을 동원해 가해자를 처벌하지 않는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며 “우리는 유럽연합에 회원국들이 여성 언론인에 대한 사이버폭력을 제대로 처벌하기 위해 필요한 형사법 조치를 신속히 채택할 것을 촉구하며, 전 세계 국가 및 지역 당국이 이 법안을 자체 규정의 모델로 삼을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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