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싹 속았수다ㅣ염혜란, 만인의 엄마가 된 애틋한 존재

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2025. 3. 15.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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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40분.

염혜란이 모두의 마음에 침투해 영원히 잊히지 않을 것 같은 여운을 남긴 시간이다.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에서 염혜란이 연기하는 전광례는 여자 주인공 애순이(아이유)의 엄마다.

그런 딸이 방대한 꿈을 꾸고 야무지게 자라나는 모습을 바라보는 엄마의 시린 마음을, 염혜란은 더없이 먹먹하고 애끓는 얼굴을 통해 여운 짙게 형상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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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폭싹 속았수다' 염혜란 / 사진=넷플릭스

단 40분. 염혜란이 모두의 마음에 침투해 영원히 잊히지 않을 것 같은 여운을 남긴 시간이다. 짧은 등장에도 불구하고 그가 남긴 여운은 결코 짧지 않았다. 염혜란은 등장하는 순간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보는 이의 마음에 콕 박혀서 좀처럼 나가지를 않는다. 그렇게 그는 '폭싹 속았수다'로 엄마의 의미를 새롭게 쓴다.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에서 염혜란이 연기하는 전광례는 여자 주인공 애순이(아이유)의 엄마다. 그리고 드라마를 보고 나면 광례는 애순의 엄마가 아닌 모두의 엄마가 되어 버린다. 고달픈 삶에도 자식을 향한 치열한 사랑을 보여주는 광례는 투박해 보이지만 그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따뜻하다. 그 마음 끝에는 단순한 한 인물의 이야기를 넘어, 모두가 공감할 수밖에 없는 엄마의 존재를 곱씹게 하면서 기어코 시청자의 두 눈에서 눈물이 나게 만든다.

'폭싹 속았수다'에서 광례는 두 번 결혼했다. 첫 번째 남편과 사이에서 낳은 자식이 애순이고, 두 번째 남편 염병철(오정세) 사이에서 두 명을 더 낳았다. 하지만 첫 서방을 병으로 여의고 새로 얻은 서방마저 한량인 기구한 팔자의 광례에겐, 웃음과 여유는 사치다.

'폭싹 속았수다' 염혜란 / 사진=넷플릭스

삶을 이고 지고 사는 지게꾼 인생 광례에게 애순은 지게에서 내려와 등짐을 같이 들자 자처하는 애달프고 귀한 원수 같은 딸이다. 광례는 애순이 자신처럼 살까봐 사별한 남편 집에 떼어놓고 일부러 냉대하지만, 그에게 애순은 "명치에 든 가시"처럼 가슴에 콕 박혀 매 순간을 절절하게 만드는 존재다. 그런 딸이 방대한 꿈을 꾸고 야무지게 자라나는 모습을 바라보는 엄마의 시린 마음을, 염혜란은 더없이 먹먹하고 애끓는 얼굴을 통해 여운 짙게 형상화한다.

염혜란의 광례는 자식을 지키기 위한 그의 눈빛은 물속에서도, 땅 위에서도 흔들림 없이 강인하다. 삶의 무게를 버겁도록 짊어진 광례가 애순을 바라볼 때, 시린 겨울에 눈이 내려앉은 동백꽃을 볼 때처럼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답다. 그렇게 광례는 애순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의 '우리 엄마'로 대중 앞에 각인된다. 단어를 떠올리는 것만으로 코끝 찡해지는 엄마의 아지랑이가 염혜란의 얼굴과 목소리로 남는다.

그는 대다수 출연작에서 주인공이 아님에도 늘 끝내주는 연기력으로 주인공이 되고야 만다. 이번에도 그 어떤 극찬으로도 담지 못할 섬세한 연기로 놀라움을 넘어 경이로움을 안겼고, 주연보다 더 눈길을 내어주게 되는 임팩트를 남긴다.

염혜란이 아니었다면 제대로 형상화해 내지 못했을 광례의 다단함은, 그 덕분에 극에서 더 큰 존재가 됐다. 연극 '눈먼 아비에게 길을 묻다'로 2006년 동아연극상 신인연기상을 수상했던 기반을 여전히 격렬하게 껴안은 채, 무대 위에서 펼쳤던 동적인 희로애락의 얼굴을 광례에게 덧씌워 시청자의 마음을 미어지게 만든다. '폭싹 속았수다'의 강인하고 뜨거운 엄마 염혜란은 그렇게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또 한 번 방점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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