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Z’의 세계] 4월부터 11월까지 여름?…더운 게 문제가 아니라고

최경진 2025. 3. 15.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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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열돔 맞물려 여름 더 길고 더워져
‘아열대화’ 영향 생태계 변동·이상기후 초래
기후변화 경각심 갖고 온실가스 감축 실천해야
▲ 한 학생이 손으로 햇볕을 가린채 걸음을 재촉하는 모습 [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올해 우리나라의 여름은 4월에 시작해 11월까지 지속된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기후학자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지난달 5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2월 말에서 3월 초가 되면 온도가 급격하게 올라 따뜻한 봄이 시작될 것”이라며 “지난해에 우리나라 여름이 4월부터 11월까지 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올해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김 교수의 언급처럼 올해는 3월 초까지 폭설이 내리다 며칠만에 낮 최고기온이 20도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오르는 등 갑작스레 봄이 시작됐다.

김 교수는 올해 여름 최고 기온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40도에 육박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여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과거보다 여름이 길어지고, 폭염이 잦아지며, 이상기후 현상이 증가하는 이유는 지구 온난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 여름이 왜이렇게 길어지나?

기상청이 100년 이상 기상관측을 해온 6개 지점의 자료를 분석해 발간한 ‘우리나라 109년 기후변화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약 30년간 98일이던 여름이 최근 약 30년에는 118일로 20일 길어졌다.

각 계절이 차지하는 비중의 경우 봄은 과거 23%에서 25%로, 여름은 27%에서 32%로 늘었다.

보고서는 현재와 같은 계절 변화의 패턴이 지속될 경우 제주와 일부 남부지방에서 뚜렷하게 나타나는 아열대화 현상이 21세기 말에는 충청권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김 교수가 ‘우리나라의 기후가 월평균 10도 이상인 달이 8개월 이상 이어지는 아열대에 가까워졌다’고 언급한 것과 맥을 함께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여름이 길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의 여름이 길어지는 주요 원인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다.

인류가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증가하면서 지구의 평균 기온이 상승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여름이 더 길어지고 더워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유희동 전 기상청장이 중부매일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형성하는 ‘열돔’ 현상이 강해지면서, 여름철 고온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는 경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유 전 청장은 지구온난화와 열돔현상이 맞물려 더위가 더욱 심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긴 여름, 뭐가 문제야?

문제는 여름이 길어지면 다양한 이상기후 현상으로 인해 생태계와 인류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여름이 길어질수록 폭염과 열대야 현상이 빈번해지고 이는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온열 질환자의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 지난 2023년 서울에서는 최저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초열대야’ 현상이 관측되기도 했다. 이런 무더운 날이 길어지면 냉방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고 전력 공급에 부담을 지운다.

또 장기간의 고온으로 인해 토양 수분이 빠르게 증발하면서 단기간 내에 가뭄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농작물 피해와 산불 발생의 위험을 높인다. 반면 이와 동시에 집중호우가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홍수 피해도 증가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생태계의 균형을 깨뜨리고, 특정 종의 서식지 변화를 초래해 전체적인 생태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목포해양대학교 해양환경과에서 발간된 논문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양환경 변화와 대책’에 따르면 해양 수온 상승으로 인해 플랑크톤의 종 조성이 변화하고, 가시파래·불가사리·해파리 등의 유해 생물종의 출현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어업 활동에 어려움을 주고 어업 생산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이화여자대학교 환경공학과에서 발간된 논문 ‘지구온난화에 따른 한반도 개화시기 변화 100년 자료 연구’에 따르면 기온 상승으로 인해 식물의 개화 시기가 빨라져 생태계의 계절적 리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 전역의 벚나무와 개나리 등 7종의 식물들의 개화 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 춘천 의암공원 인근 분수에서 물놀이를 하며 즐거워하는 학생들 [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 더이상 여름이 길어지지 않게 하려면

이러한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개인과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기상청은 발간물인 ‘탄소중립을 위한 기후변화과학의 이해’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위해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구 온난화를 완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또 건물, 산업, 교통 분야에서 에너지 효율을 높여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친환경 건축물 설계와 전기차 보급 확대 등이 필요하다.

산림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산림 보호와 도시 녹지 조성을 통해 기후 변화를 완화할 수 있다.
 

■ 개인이 할 수 있는 대처법은?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도 있다.

먼저 건강을 위해 기온이 높은 낮 시간대에는 야외활동을 피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에어컨을 사용할 때 적정 온도를 유지하고, 전력 사용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또 재활용을 생활화하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자동차 대신 대중교통, 자전거 등을 이용하여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여름이 길어지는 현상은 단순한 날씨 변화가 아니라, 생태계와 인간 사회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는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과 개인의 실천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기후 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온실가스 감축과 지속 가능한 생활 방식을 실천하는 것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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