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순, 우리 엄마 이야기"…아이유·박보검 '폭싹', 세대 아우른 공감대 [N초점]

윤효정 기자 2025. 3. 15.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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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포스터

"문학소녀 애순이 어디 갔어?" "아 세월이 물어서 갔잖아"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폭싹 속았수다'에서 억척스러운 '엄마'가 된 애순을 본 해녀 이모들의 대화다. 꿈 많은 소녀 애순은 그렇게 '엄마'가 됐다.

"나 애순의 이야기" "우리 아버지 관식의 이야기", '폭싹 속았수다'가 젊은 세대는 물론 중장년층까지 넷플릭스 화면 앞에 불러 모으고 있다.

총 16부작인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극본 임상춘/연출 김원석)는 7일 1막에 해당하는 4회까지 공개한 뒤, 14일 5회부터 8회까지 선보였다.

반응은 뜨겁다. 톱스타 주인공인 아이유 박보검이 보여준 새로운 연기 변신뿐만 아니라, 이들이 그린 시대를 경험하면서 진한 위로를 느끼고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2030 세대의 시청자들이 보고 "엄마 아빠가 생각난다"라면서 부모 세대에 추천하고, 또 중장년층 세대의 시청자가 보고 자신들 세대의 이야기라고 느끼면서 또 한 번 뜨거운 화제성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애순의 어머니는 피난을 와서 제주에 정착한 해녀다. 애순은 1960년대 10대를 지나서 1968년 딸 금명을 낳고 엄마가 되었다. 금명은 1990년대 대학 시절을 보낸 설정이다. '입에 풀칠하기도' 힘들었던 시절 자식들을 건사하면서, 인생의 꽃 같은 봄과 여름을 보냈다. '폭싹 속았수다'는 그들의 너무 짧게 지나가 버린, 그래서 더 반짝이는 봄날을 들여다본다. 억척스러운 엄마의 지난날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동네를 들썩이게 한 '무쇠' 같은 순정남은 어떻게 닳게 되는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세월을 녹인다.

'먹고 살기 어려워 끝까지 공부하지 못한 것이 한이었다는 우리 엄마 생각이 나더라' '우리 엄마도 저렇게 연애하고 살았겠구나' '엄마와 함께 보는데 엄마가 외할머니와 어린 시절 생각이 난다며 엄청나게 우신다' '억척스러운 애순의 엄마가 나의 엄마와 비슷하더라' '가난하고 힘없는 엄마도 저렇게 큰 사랑을 주었기에 애순이가 강하게 살아남을 수 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나와 엄마, 그리고 엄마의 엄마의 이야기를 담은 시청 후기가 넘친다.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포스터

'폭싹 속았수다'에서 그린 1960년대와 1990년대를 오가는 설정 속 시대상을 반영한 배경도 볼거리다. 젊은 시청자에게는 흥미로운 그림이고, 중장년 시청자에게는 추억 속 고향을 떠올리게 한다. 제작진은 세트가 아닌 마을을 만들어서 가족, 마을, 고향의 의미가 중요한 이 드라마의 이야기를 더욱 잘 전달하고자 했다.

이 같은 반응에 힘입어 '폭싹 속았수다'는 K-콘텐츠 온라인 경쟁력 분석 업체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지난 10일 발표한 TV-OTT 화제성 드라마 부문에서 단숨에 1위에 올랐다. 주인공 애순 역할을 맡은 아이유, 관식 역할의 박보검은 출연자 부문에서 각각 1, 2위에 올랐다.

굿데이터 측은 누리꾼들의 반응을 분석한 결과 긍정적인 표현이 다수였다며 "작년까지 범죄 스릴러 판타지와 같은 장르물만 집중적으로 공개한 넷플릭스에 피로감을 느낀 시청자들이 25년도 대중적인 다양성을 담은 드라마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는 넷플릭스 작품들에 큰 호응을 보이는 중"이라 분석했다.

그동안 자극적이고 수위가 높은 장르성 강한 작품들을 앞세웠던 넷플릭스는 '폭싹 속았수다'의 흥행을 기점으로 일부 세대, 일부 타깃 시청자의 채널이 아닌 전 세대를 아우르는 콘텐츠를 보유한 주류 채널로서의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스틸컷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스틸컷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스틸컷

넷플릭스는 '폭싹 속았수다'를 매주 4부씩 4주간 공개한다. 그동안 취해온 전편 공개 방식과 다른, 일종의 넷플릭스표 '금요드라마'인 셈이다. 제작진은 이 점을 인생의 사계절을 그린 드라마를 잘 전달하기 위한 공개 방식이라고 설명했는데, 동시에 화제성을 꾸준히 유지하는 효과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시대적 배경, 그중 지역적 특색도 강하게 드러나는 '폭싹 속았수다'가 글로벌 플랫폼인 넷플릭스로 공개되며 어떤 '글로벌 공감'을 얻을지도 지켜볼 포인트다. 공개 첫 주 글로벌 톱10 시리즈(비영어) 부문 4위에 오르며 호성적으로 출발했다. 향후 추이도 관심이 모인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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