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칼럼] AI가 만들어 내는 날씨 예측 시나리오
우리는 일상에서 늘 선택과 결정을 반복한다. 그날의 날씨나 기분에 따라 입을 옷을 고르고, 점심으로 누구와 어떤 음식을 먹을지 정한다. 기상예보도 이처럼 선택과 결정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기상청 예보관들은 수많은 일기도와 자료들을 분석해서 최종적으로 예보를 결정하는데, 일기예보는 맞았는지 틀렸는지가 바로 확인될 뿐만 아니라 국민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에 예보관들은 늘 무거운 책임감을 지니고 업무에 임하며, 정확한 일기예보를 위해 현재의 기상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수많은 일기도 자료를 분석하며 자신의 노하우 등 모든 역량을 총동원한다.

수치예보모델은 이러한 예보관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조력자이다. 과거에는 외국의 모델에 의존했으나, 자체 기술로 우리나라의 기상과 기후환경에 맞는 한국형수치예보모델 개발에 성공하며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9번째로 전지구 단위의 기상 예측을 할 수 있는 자체적 수치예보모델을 지닌 국가가 되었다. 한국형수치예보모델은 2020년 4월부터 일기예보 생산에 활용되며 예보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다만, 수치예보는 대기의 기압, 온도, 습도 등의 관측값을 물리방정식인 수치예보모델에 넣어 슈퍼컴퓨터로 미래의 날씨를 계산하는데, 물리방정식 자체가 정확한 답을 구할 수 없고 근사적으로 답을 구해야 하기에 오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 한계를 극복하고자 수치예보모델에 들어가는 기압, 기온, 습도 등의 초기 값을 달리하여 모델을 수행함으로써 여러 개의 예측시나리오를 생산한다. 이것이 앙상블 예측시스템이다. 앙상블 기법은 확률론적 방법을 기반으로 다양한 날씨 변화 시나리오를 가진 예측자료를 생성하고 조합하여 최상의 결과를 얻어내는 수치예보이다. 마치 여러 개의 악기를 사용해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 내는 앙상블 연주처럼 말이다. 기상청은 앙상블 예측시스템을 통해 더욱 정확도 높은 예보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과학 기술의 발전에 따라 일기예보와 관련한 기술 또한 발전을 거듭하면서, 미래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인공지능, 즉 AI가 예보관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2년여간 빅테크 기업들은 AI 예보모델을 속속 공개했다. 관측값을 물리방정식에 넣어 슈퍼컴퓨터로 미래를 계산하는 수치예보와 달리, AI 예보모델은 인공 신경망을 통한 기계학습인 딥러닝 기법을 이용해 과거 기상관측 데이터를 학습하여 변수 간의 연관성을 스스로 파악하고 미래 기상을 추론한다. AI는 데이터 학습에는 길게는 몇 달이 걸리지만, 학습을 마치면 슈퍼컴퓨터가 3시간에 걸쳐 계산해 내는 시나리오를 수 분 내에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나 단점도 있다. 예측 결과만을 내놓기 때문에 예측 과정을 확인할 수 없으며, 과거의 자료를 토대로 예측하기에 기후변화로 빈번해질 유례없는 기상현상은 예측하지 못할 수도 있다.
기상청은 작년 10월부터 한국형 전구 앙상블시스템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KIM-전구 앙상블 기반 AI 모델’ 자료를 예보에 참고하고 있다. 이 모델은 한국형 전구 앙상블 예측시스템에서 생성된 26개의 예측 시나리오를 AI 예보모델에 넣어서 새로운 26개의 예측 시나리오를 생성한다. 그리고 이 예측 시나리오는 일기도 형태로 변환되어 예보관들에게 제공되어, 예보관들은 AI 예보모델 결과를 의사결정에 참고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는 26개의 앙상블멤버의 초기장 수가 활용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앙상블멤버를 51개로 늘려서 더 많은 예측 시나리오가 예보관들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기후위기 시대, 날로 증가하는 이상기후와 기후변화로 인해 일기예보의 불확실성은 더욱더 커지고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기상청은 최상의 선택과 결정을 통해 보다 정확도 높은 일기예보를 생산하고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기존의 수치예보모델을 개선하고, AI 등 신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자료들을 생산하여 예보관들의 의사결정을 지원함으로써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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