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고작’ 2억 받는 한국 국민연금 투자운용역...32억 받는 캐나다는 수익률 10% [나기자의 데이터로 세상읽기]
캐나다연금, 덕분에 고갈이슈 없어져
국회, ‘더내고 더받자’ 개혁에 집중하지만
연금 지속가능성 위해선 수익률 올려야
국민연금, 전주·저연봉으로 인재 못구해
위탁운용 많아 수익률 제고에 걸림돌
국민연금에 더 많은 인센티브 제공해야

최근 국회선 여야가 국민연금 개혁안을 조율하고 있습니다.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소득대체율을 40%서 43% 올리느냐는 여야 간 잠정 합의를 봤습니다. 다만 자동조정장치(경제, 인구 환경이 변하면 이를 자동으로 국민연금 제도에 반영하는 수단)를 도입하느냐를 가지고 여야 간 이견이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핵심은 ‘더 내고 더 받자’라는 데에 잠정적으로 합의를 이뤘다는 겁니다.
만일 여야가 국민연금 개혁안의 합의할 경우, 연금개혁은 18년 만에 이뤄진 겁니다. 하지만 지난 2차례 연금개혁(1998년, 2007년) 당시 보험료율을 올리고 소득대체율을 낮추는 ‘더 내고 덜 받자’로 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금 보험료를 수십년 간 내야 하는 청년 세대 입장에선 실망스러운 결과입니다.
이번 개혁안이 실행된다고 하더라도, 연금 고갈시점을 기존 2057년서 2064년 내외로 7년 늦추는 효과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막 사회에 진출한 사회초년생들은 30년간 보험료만 납부하고, 향후 아무것도 받지 못할지도 모를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어떠한 연금개혁이 바람직한 걸까요?
이번 기획에선 캐나다 사례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캐나다는 인구가 우리와 다르게 늘고 있긴 하지만, 또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에 직면한 국가입니다. 노인국가 캐나다 입장에선 연금이 중요한 이슈일수밖에 없죠.
하지만 국민연금(1239조원)의 약 60%가량을 운용하고 있는 캐나다연금(현재 약 700조원)은 ‘고갈 위험’이 없습니다.
되려 캐나다연금 기금운용 규모가 2050년엔 3조5000억 달러(3500조원)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요?
대체투자 60% 배치해 연평균 10% 수익
국민연금 기금운용발전전문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13~2022년 10년 간 캐나다연금의 연평균 수익률은 10.01%로 국민연금(4.70%)에 비해 2배 이상 높습니다.
만일 둘이 2013년에 1로 시작했다고 하면, 국민연금은 10년 간 자산이 1.5배가 되는 반면 캐나다연금은 2.35배가 되는 셈입니다.
이 차이가 20년, 30년이 지속되면 어떻게 될까요?
캐나다연금은 20년 후 자산이 6배가 되는 반면, 국민연금은 2.4배가 됩니다. 국민연금에 비해 10년 늦게(1997년) 시작한 캐나다연금이 향후 국민연금을 추월하고 3500조원(2050년 예상치)을 굴리는 ‘초대형 연기금’이 될 것이란 전망엔 이 같은 ‘높은 수익률’이 있습니다.

힌트는 ‘대체투자’에 있습니다.
기관투자자인 연금은 주식, 채권, 대체투자 3분야에 투자하곤 합니다. 주식과 채권은 보통 이른바 ‘공모시장’서 실시간으로 가격이 바뀌는 투자상품이고, 대체투자는 ‘사모시장’, 즉 실시간으로 가격평가가 이뤄지진 않는 시장에 투자하는 건입니다.
대체투자엔 기업 인수합병을 위한 사모펀드 출자, 소수 기관투자자들이 안정적으로 LTV 70% 가량을 회사에 대출해주는 사모대출, 혹은 부동산(오피스·물류센터 등)과 인프라 투자 등이 있습니다.
물론 대체투자는 주식·채권시장에 비해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즉, 공개적인 시장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바로 현금화할 수 없기 때문이죠.
다만 연금이나 보험과 같은 상품엔 대체투자가 유리합니다. 왜냐하면 연금 생활자들은 앞으로 살아갈 날들(65세 은퇴시 향후 약 30년)을 기준으로, 1/N로 연금을 수령하기 때문에 모든 자산을 ‘곧바로’ 현금화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유동성이 다소 희생돼도 된다는 이야기죠.
그런 면에서 연금 차원에서 대체투자는 수익률을 내기 좋은 분야입니다.
실제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공시에 따르면, 1988~2024년 동안에 대체투자 부문이 연평균 수익률이 10.48%에 달했습니다. 반면 국내채권(3.71%) 해외채권(5.80%) 국내주식(5.40%) 등은 상대적으로 부진했습니다.
CPPIB의 장점은 이 같은 대체투자에 전체 포트폴리오의 60% 가량을 투자합니다. 아울러 CPPIB는 대체투자 부문을 ‘직접 운용’ 하고 있습니다.
CPPIB의 핵심투자 부문인 대체투자를 담당하는 인원을 살펴보면, 2022년 말 기준 CPPIB엔 502명입니다. 반면 국민연금은 96명에 불과합니다. 1인당 운용규모가 CPPIB는 5700억원, 국민연금은 1조5200억원입니다.

반면 CPPIB는 전문가가 많이 있다보니, ‘직접 투자’를 합니다. 위탁을 하게 되면 출자금액의 약 1~1.5%를 매년 GP(위탁운용사)에게 줘야 하는데, CPPIB는 이 부분을 절감하면서 전체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셈이죠.

CPPIB는 ‘고연봉’을 제시하며 각국의 인재를 영입합니다.
일례로, 김수이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글로벌 PE 대표는 2024년 총 연봉으로 318만 캐나다 달러(약 32억원)을 수령했습니다. 김수이 대표의 기본연봉은 우리 돈으로 약 5억원. 다만 CPPIB는 그간의 성과를 1/N로 나눠서 지급하기 때문에, 해당 성과급까지 합하면 김수이 대표의 총 연봉은 기본급 대비 4배가 뛰게 됩니다. 이마저도 성과급 이연 지급이기 때문에, 김 대표는 향후에도 계속 고연봉을 받는 구조이죠.
반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소속 CIO(투자총괄자)는 연봉이 2억원대 중반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 한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는 “보통은 LP(기관투자자·출자자)는 갑의 위치에 있지만 돈을 못벌고, GP(위탁운용사)는 LP로부터 돈을 받아야하는 을의 위치에 있지만 돈을 잘 버는 경향이 있다”라며 “근데 CPPIB는 LP면서도 성과급 비중이 높아서 상당히 선호되는 직장 중 한 곳”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우리는 왜 인센티브를 지급하지 못할까요? LP측 한 관계자는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관리지침상 총액인건비 제도가 있어서 특정인에게 인센티브를 많이 지급하면, 반대로 다른 쪽에서 인건비를 깎아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총액인건비 제도가, 국민연금에 좋은 인재를 유치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연금개혁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국민연금 가입자 감소는 계속되고 있다. 9일 국민연금공단의 최신 국민연금 통계인 2024년 10월 기준 공표통계에 따르면 작년 10월 말 기준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 수는 2천181만2216명이다. 이는 2023년 말과 비교해 57만 명 이상 준 수치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국민연금관리공단 지역본부의 모습. 2025.2.9 [한주형기자]](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3/15/mk/20250315085117391zbjm.jpg)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은 지난 2023년 연금개혁안을 설명하며 “기금수익율을 1%p 올리게 되면 기금 소진시점을 5~6년 늦출 수가 있습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보험료율 2%를 올리는 효과랑 맞먹는다고도 덧붙였습니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1988년 국민연금 출범 이후 2024년 말까지 약 36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6.82% (누적 수익금 737조원)에 달합니다.
앞으로의 국민연금 향후 70년간의 목표는 연평균 수익률 5.5%(연금개혁안 통과 전제)인데요. CPPIB가 하는 것처럼 수익률이 9%대까지 올라가면 어떨까요? 목표치 대비 수익률이 3.5%p가 올라간다면, 보험료를 낮추지 않더라도 연금 고갈시점을 20년 이상 더 늦출 수 있습니다.
여야 정치인들은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자동조정장치 등 ‘모수개혁(얼마를 받고 얼마를 지급할지에 대한 논의)’에 집중하지만, 근본적인 구조개혁은 결국 유능한 인재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배치하는 데 있습니다. 1000억원을 벌어다주는 투자운용역에게 10억원을 주는 건 아깝지 않을 겁니다. 전주가 아닌 서울로의 이전, 그리고 인센티브 지급이 필요합니다. 국민연금 개혁의 방향이 바뀌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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