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룡 고향에 있는 회사래" 170% 폭등…'묻지마 투자' 역풍 주의보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1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 기각을 촉구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석방 이후 별다른 공개 활동 없이 사흘째 관저에 머물고 있다. 2025.3.1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심리가 역대 최장기간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조기 대선 테마주들이 급등했다. 투자자들이 유력 정치인과의 지연·학연 등 접점을 찾아 사들인 종목들이지만 '묻지마 투자'의 역풍을 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테마주들이 정치인들과 실질적 인연이 있는 종목이라기보다 짜맞추기식으로 발굴된 것에 불과했다는 이유에서다.

14일 증시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테마주인 동신건설이 7.57% 급등한 5만4000원에 마감했다. 동신건설은 이 대표의 고향인 경북 안동에 본사가 위치해 이 대표 테마주로 꼽힌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탄핵 심판 등 정국 불안이 부각되면서 140.19% 급등했다. 조기 대선설 등 이 대표의 잠재적 대권 행보를 의식한 매수세가 유입된 결과다.

동신건설은 윤 대통령에 대해 국회에서 두 번째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둔 지난해 12월10일 6만580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3만∼5만원대를 오가다가 7일에는 법원의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 취소 결정으로 9% 넘게 급락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테마주인 평화홀딩스는 4.13% 오른 7060원에 마쳤다. 평화홀딩스는 자회사가 김 장관의 고향인 경북 영천에 있다는 이유에서 김 장관 테마주로 묶였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주가가 169.05%나 폭등했다. 김 장관이 범보수 대선주자로서 주목도가 높아지자 매수세가 쏠렸다. 그러나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 당일엔 10% 넘게 떨어졌다.

비상 계엄이 해제된 2024년 12월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는 계엄군이 깬 유리창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사진=임한별(머니S)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테마주인 대상홀딩스는 2.89% 오른 1만1750원에 마감했다. 대상홀딩스는 배우 이정재가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와 서울 현대고 동창이란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테마주로서 주목받았다. 대상홀딩스의 부회장이 이정재의 연인인 임세령 부회장(임창욱 대상홀딩스 회장의 큰 딸)이란 점에 주목한 투자자들이 생긴 것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론 36.77% 올랐다. 대상홀딩스도 윤 대통령 구속 취소에 4.7% 떨어졌었다.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이 대표 34%, 김 장관 10%, 한 전 대표 6% 순으로 선호도가 높았다. 다음으로 오세훈 서울시장 4%, 홍준표 대구시장 3% 등이 뒤를 이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정치 테마주에 대해 "정치적 상황이 바뀌면 주가가 단기간에 급변동해 투기적 성향이 강하다"라며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감안해 투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헌법재판소는 선고 기일을 통상 2~3일 전에 공지해 왔다. 이날 공지가 될 경우 이르면 17일 선고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주 월요일인 17일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 뒤 93일이 지난 날에 해당한다. 직전 탄핵 소추 건인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소요일(91일)을 넘기는 것이다. 앞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63일만에 선고가 이뤄졌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