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살 때 맞은 총알 두 발에 26년을 앓다 갔다…“이건 살인이다”

이유진 기자 2025. 3. 14.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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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내 가족의 죄로 심판받고 싶지 않듯이, 같은 이유로 당신을 지지합니다. 나는 당신을 이미 용서했습니다."

앤 마리 호크할터(43)는 학생 12명과 교사 1명의 목숨을 앗아간 '콜럼바인 총기 난사' 사건의 피해자였다.

13일(현지시각) 에이피(AP) 통신, 뉴욕타임스, 엔비시(NBC) 뉴스 등은 호크할터가 지난달 16일 패혈증으로 숨졌으며 이로써 콜럼바인 총기 난사 사건의 희생자가 13명에서 14명으로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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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발의 총알 맞고 하반신 마비 앤 마리 호크할터
패혈증으로 숨져…총기 난사 희생자 13명→14명
2월16일 숨진 콜럼바인 총기 난사 사건 피해자 앤 마리 호크할터(43). 호크할터 페이스북 갈무리

“내가 내 가족의 죄로 심판받고 싶지 않듯이, 같은 이유로 당신을 지지합니다. 나는 당신을 이미 용서했습니다.”

앤 마리 호크할터(43)는 학생 12명과 교사 1명의 목숨을 앗아간 ‘콜럼바인 총기 난사’ 사건의 피해자였다. 1999년 4월20일 미국 콜로라도주 리틀턴의 콜럼바인 고등학교에서 재학생인 딜런 크리볼드(당시 17살)와 에릭 해리스(당시 17살)는 900여발의 총알을 난사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17살이었던 호크할터는 평소와 다름없이 학교에서 친구들과 점심을 먹다가 가슴과 등에 두 발의 총알을 맞고 허리 아래 하반신이 마비되는 장애를 얻었다. 평생 만성 통증에 시달린 호크할터는 딜런의 어머니가 2016년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라는 책을 내자 편지를 보냈다. 호크할터는 “척추 손상, 극심한 신경통으로 인해 많은 의학적 문제가 있는 나에게는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당신을 향한 쓴소리는 하지 않기로 했다”며 손을 내밀었다.

2024년 4월20일(현지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리틀턴에 있는 ‘콜럼바인 총기 난사 사건’ 추모의 벽에 꽃다발이 세워져 있다. AP 연합뉴스

13일(현지시각) 에이피(AP) 통신, 뉴욕타임스, 엔비시(NBC) 뉴스 등은 호크할터가 지난달 16일 패혈증으로 숨졌으며 이로써 콜럼바인 총기 난사 사건의 희생자가 13명에서 14명으로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사건 발생 26년 만이다.

관할 당국 검시관은 이날 공개된 부검 보고서에서 하반신 마비로 인한 합병증이 주요 사망 원인으로 작용했으며, 사망 방식은 ‘살인’으로 분류된다고 밝혔다. 사건 이후 20년이 훌쩍 넘었지만 호크할터의 죽음은 당시 입은 총상과 연관되어 있으며 이에 따라 자연사가 아닌 타살이라는 의미다.

호크할터의 남동생 네이선(40)은 “마비 환자에게 흔한 욕창이 패혈증으로 진행됐다”며 “누나를 사건 당시 숨진 희생자에 포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네이선은 누나와 함께 콜럼바인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었지만 다행히 다치지 않았다고 한다.

2024년 4월19일(현지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린 콜럼바인 총기 난사 사건 25주년 추모식에 참석한 앤 마리 호크할터. AFP 연합뉴스

하반신 마비와 통증만 호크할터를 괴롭힌 건 아니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도 나타났다. 그럼에도 “총상 관련 합병증을 극복하고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기 위해 열심히 싸웠다”고 호크할터의 가족과 친구들은 돌이켰다. 호크할터는 장애인을 돕고 다른 총기 난사 사건 희생자들을 지원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고 한다.

호크할터는 지난해 4월 콜럼바인 총기 난사 사건 25주기를 맞아 세상을 떠난 13명을 기리며 “희생자들이 어떻게 죽었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살았는지를 기억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2018년 4월20일(현지시각) ‘콜럼바인 총기 난사 사건’ 19주년을 맞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한 학생이 총기 폭력에 항의하기 위해 손을 들고 있다. AFP 연합뉴스

한편, 워싱턴포스트는 콜럼바인 총기 난사 사건 이후에도 미국에서 428건의 학교 총격 사건이 발생했으며, 학생 39만4천여명이 교내에서 총기 폭력에 노출됐다고 전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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