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키세스’가 된 사람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새벽, 광장의 밤은 추웠고, 이미 온 듯했던 봄은 아직 오지 않았다.
2025년 3월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십자각 들머리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 3천여 명이 '윤석열 석방 규탄, 헌재 파면 촉구 비상 결의대회'를 연 뒤, 1천여 명이 광화문광장에서 1박2일 노숙 농성 투쟁에 돌입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주의 눈]
새벽, 광장의 밤은 추웠고, 이미 온 듯했던 봄은 아직 오지 않았다.
2025년 3월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십자각 들머리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 3천여 명이 ‘윤석열 석방 규탄, 헌재 파면 촉구 비상 결의대회’를 연 뒤, 1천여 명이 광화문광장에서 1박2일 노숙 농성 투쟁에 돌입했다. 한 포털이 제공한 날씨 예보에 따르면 3월12일 새벽 기온은 5~6도였지만, 텐트를 준비하지 못한 조합원들은 찬 바닥 위에 깔개를 놓고 비닐이나 은박지를 두른 채 ‘내란성 불면증’과 추위를 견뎠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내란 혐의로 구속됐던 대통령 윤석열이 3월8일 해괴한 이유로 석방된 뒤, 경복궁역 4번 출구와 서십자각터에서 철야 단식 농성을 이어가며 민주주의 후퇴와 헌법 파괴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6개 정당과 여러 시민단체, 시민도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에 반발하며 단식과 노숙 농성에 동참하고 있다. 아울러 윤석열의 즉각 대통령직 파면을 촉구하는 각계각층의 릴레이 시국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경기도 하남시에서 교외체험학습을 낸 초등학교 5학년 아들 최아진군과 함께 온 어머니 박상민씨는 “아이가 학교에 가면 불안해한다”며 “다시 계엄이 선포될까 두렵고, 우리가 힘들게 감옥에 보냈는데 다시 나와버렸다. 탄핵이 돼야 마음이 편할 것 같다”고 노숙 동참의 뜻을 밝혔다.
불면의 밤을 지나, 이제는 따뜻한 봄을 맞이하고 싶은 게 모두의 바람일 것이다.
사진· 글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Copyright © 한겨레2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