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 적자 뻔해도 20억 들였다…"소아중환자실 구축" 의사의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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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찾은 의정부튼튼어린이병원 3층 병동은 소아중환자실 구축 작업이 한창이었다.
다음 달 중순부터 입원 환아를 위한 3개 병상의 소아중환자실이 이곳에 마련된다.
최 원장이 소아중환자실을 구축해야겠다 다짐한 건 지난해 의정 갈등의 경험이 컸다.
병원은 소아중환자실을 설치하면서, 입원 환아의 안전을 위해 감염 예방에도 과감히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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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중순, 3병상 중환자실 운영...적자 불보듯
"상태 나쁜 환자 갈 곳이 없어" 결단
지난 12일 찾은 의정부튼튼어린이병원 3층 병동은 소아중환자실 구축 작업이 한창이었다. 다음 달 중순부터 입원 환아를 위한 3개 병상의 소아중환자실이 이곳에 마련된다. 감염 예방을 위해 전열교환방식의 최첨단 공기 정화시설을 설치하고, 고유량 산소치료기 등 소아중환자를 위한 장비를 들였다. 공사·장비 구입 등에 약 20억원을 투입했다.
의정부튼튼어린이병원은 총 52개 병상을 갖춘 아동병원이다. 환자 수나 규모로 보면 소아중환자실을 만들어도 적자를 볼 게 뻔하다. 주변 동료들은 "미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병원에서 만난 최용재 원장(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회장)은 "소아 의료체계 붕괴가 몇 년째 지속된다. 아이들을 지키려면 이 방법밖에 없다"며 너털웃음을 지어 보였다.
최 원장이 소아중환자실을 구축해야겠다 다짐한 건 지난해 의정 갈등의 경험이 컸다. 코로나19(COVID-19)부터 인플루엔자(독감),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등이 확산하며 호흡기 질환자가 차고 넘쳤다. 그러나 병원에 입원한 아이의 상태가 나빠져도 의료진 부족으로 받아줄 대학병원을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였다. 수많은 병원에 '전원 불가' 메시지를 받을 때마다 그의 마음도 무너졌다.
최용재 원장은 "수 시간을 전원 대기하다 환자 상태가 나빠지는 일이 다반사다. 이대로라면 분명 사망할 환자가 나올 것 같아 매일 노심초사한다"며 "소아중환자실을 만든 건 고육지책"이라 말했다. 이어 "수익을 생각하면 애초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운영이 힘들게 뻔하지만 아픈 아이를 지켜만 보는 게 더 힘들다"고 덧붙였다.
소아중환자실에 들일 고유량 산소치료기는 일반적인 산소치료기의 공급량보다 더 많은 양의 산소를 공급할 수 있는 특수 장비다. 폐가 쪼그라드는 무기폐도 압력을 가해 넓혀 치료할 수 있다. 폐렴, 천식,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으로 인한 호흡 곤란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만약을 대비해 이보다 심한 환아를 치료하기 위한 인공호흡기도 마련했다.
병원은 소아중환자실을 설치하면서, 입원 환아의 안전을 위해 감염 예방에도 과감히 투자했다. 공기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공기정화기와는 전혀 다른 '전열교환기'를 설치한 배경이다. 필터를 통해 공기를 빨아들이고 이를 가열한 뒤 필터로 재배출해 바이러스·유해 물질을 이중·삼중으로 차단하는 장치다. 전체 병동을 2주간 비워야 해 경영상 타격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런데도 최 원장은 "원내 감염은 오래전부터 꼭 해결하고 싶었다"며 흡족해했다.
의정부튼튼어린이병원은 공간 리모델링을 통해 향후 '숨은' 소아·청소년 건강 이슈인 만성질환 관리에도 매진할 계획이다. 병원 건물에 2층에 정밀의학센터를 마련하고 비만, 고지혈증, 제2형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을 '개별 질환'이 아닌 '통합 질환'으로 묶어 관리할 방침이다. 최 원장은 "만성질환은 유병 기간이 길어질수록 심장병, 뇌졸중과 같은 합병증 위험이 커지고 저신장, 우울증과 같은 문제로 번진다"며 "아직 소아·청소년 만성질환은 큰 관심을 받지 못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아이들 건강에 대한 통합적인 진료를 고민하고 더 정밀한 맞춤 치료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라 말했다. 이어 "어른으로서 사회적 책임은 아이의 미래를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소아·청소년 의료 체계가 위태롭지만, 끝까지 맡은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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