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중소 구단들의 약진…단단한 수비-빠른 전환이 빅리그 패러다임 바꿨다!

백현기 기자 2025. 3. 14.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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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의 전술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현대축구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때 공격수들의 움직임이 승부를 좌우한다. 이는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이 추구한 '주도하는 축구'와 대척점에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축구통계전문 옵타가 공개한 EPL 20개 구단의 경기당 역습 횟수는 2020~2021시즌 0.91회에서 꾸준히 올라 2023~2024시즌에는 1.58회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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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팅엄 모건 깁스화이트(왼쪽)가 8일(한국시간) 맨체스터시티와 홈경기 도중 엘링 홀란을 제치고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출처|노팅엄 SNS
축구의 전술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2000년대에는 플레이메이커를 필두로 한 전술이 유행했고, 2010년대는 ‘티키타카’로 대표되는 화려한 패스플레이가 주를 이뤘다. 그리고 이제 유럽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 ‘실리축구’가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특히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이 경향이 두드러진다. 상대적으로 선수층이 얇은 중소 클럽들이 실리적 운영으로 상위권을 꿰차고 있다. 전통의 강호 리버풀(승점 70)과 아스널(승점 55)이 나란히 1, 2위에 올라있는 대목은 새삼스럽지 않으나, 노팅엄(승점 51)이 3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외에도 뉴캐슬(승점 47), 브라이턴(승점 46), 애스턴빌라(승점 45), 본머스(승점 44) 등 최근 수년간 상위권 후보로 거론되지 않은 팀들이 6~9위에 올라있다. 더욱이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의 마지노선인 4위 첼시(승점 49)와 격차도 크지 않다.

중소 클럽들의 선전 비결은 단단한 수비와 빠른 역습이다. 점유율을 상대팀에 내주더라도 결과를 얻는 데 중점을 둔다. 노팅엄의 경우, 한 번 잡은 득점 기회에서 양쪽의 빠른 윙어를 앞세워 속공을 전개한다. 8일(한국시간) 리그 28라운드 맨체스터시티와 홈경기에서 노팅엄은 수비 시 중앙에 최대한 많은 선수를 배치해 상대 공격을 틀어막은 뒤 단숨에 오른쪽 윙어 칼럼 허드슨오도이에게 공을 전달하는 역습으로 1-0 승리를 따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현대축구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때 공격수들의 움직임이 승부를 좌우한다. 이는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이 추구한 ‘주도하는 축구’와 대척점에 있다”고 설명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조차 “이제 축구는 예전처럼 점유율에 의존하지 않는다”고 인정할 정도다.

실제로 축구통계전문 옵타가 공개한 EPL 20개 구단의 경기당 역습 횟수는 2020~2021시즌 0.91회에서 꾸준히 올라 2023~2024시즌에는 1.58회를 기록했다. 아직 끝나지 않은 2024~2025시즌에는 2.11회까지 상승했다. 또 역습에 의한 득점도 올 시즌 경기당 1.85골로,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다.

선수들의 실력이 상향평준화했다는 사실도 강팀과 약팀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또 하나의 요소다. 이제는 개개인의 기량 발전을 위한 훈련 시스템이 전 세계에 공유될 뿐 아니라, 스포츠과학의 발달로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도 쉬워지면서 ‘언더독’의 이변이 더 잦아지고 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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