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말저런글] 그 '에'와 헤어질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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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입에 익어서 그런 것일까요? 글을 쓸 때도 실수하는 때가 있습니다.
말법에 어긋나고 말고요.
'에'는 [이 약은 몸에 좋다/나쁘다]처럼 아주 특별한 경우 외에는 형용사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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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토 중에 있다.]
이 표현 어떤가요? 말이 중복된 느낌입니다. 어법에도 맞지 않습니다. 검토하고 있다 하면 됩니다. 아니면 검토 중이다 해도 되고요. -중에 있다 하는 표현은 일본어 영향을 받은 탓이라고들 합니다. 삼가는 게 좋겠습니다.
한국어는 교착어입니다. 교착(膠着)이라는 명사의 기본의미는 '아주 단단히 달라붙음'입니다. 명사, 대명사, 수사 등 체언에 조사가 착착 달라붙고 동사, 형용사 등 용언과 서술격 조사(이다)에 어미가 딱딱 들러붙습니다. 우리말의 교착어다운 특징이라 하겠습니다. 그 많은 조사 가운데 하나가 바로 [에]입니다. 체언에 붙어서 그것이 부사처럼 기능하게 하므로 부사격 조사라고 합니다.
검토와 중을 붙여서 썼다고 가정하고 말놀이를 해봅니다. [(A는) 검토중에 있다]가 됩니다. A가 검토라는 이름의 중학교에 있다는 뜻으로 오독되지 않으리란 법이 없습니다. '에'는 부사 노릇에 충실하니까요. 이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메시지에 다름 아니다, 노력에 다름 아니다, 범죄에 다름 아니다.]
다른 사례입니다. 말이 입에 익어서 그런 것일까요? 글을 쓸 때도 실수하는 때가 있습니다. 말법에 어긋나고 말고요. '나는 너와 다르다'처럼 '다르다'는 '와/과'와 함께 쓰입니다. 메시지와 다름(이)없다, 노력과 다름없다, 범죄와 다름없다. 이렇게 각각 고쳐서 씁니다.
[녹록지 않은 상황임에 틀림없다, 역사적인 시기임에 틀림없다, 적시했음에 틀림없다, 악재임에 분명하다, 호재임에 분명하다.]
이들 문장은 또, 어떻습니까? 여기서도 [에]가 오용되었습니다. 필요한 것은 주격 조사 [이]입니다. 상황임이 틀림없다, 악재임이 분명하다 하는 게 맞습니다. 저자 남영신은 『나의 한국어 바로 쓰기 노트』에서 '에'를 잘못 쓰는 두 가지 예로 이것들을 들면서 덧붙입니다. '에'는 [이 약은 몸에 좋다/나쁘다]처럼 아주 특별한 경우 외에는 형용사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입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남영신, 『나의 한국어 바로 쓰기 노트』, 까치글방, 2009, p.69-72.
2.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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