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美에 요구안 전달…우크라 나토 금지 등 포함될듯”

김윤지 2025. 3. 13.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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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종전을 위한 거래 조건을 담은 요구 목록을 미국에 전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3일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러시아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포함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조건이 매우 광범위하며 과거 우크라이나와 미국,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에 제시했던 요구들과 유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스탄불 협정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얼마 후인 2022년 3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미국,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이 만나 종전을 위한 초안을 작성한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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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러, 미국에 요구 목록 전달”
우크라 일부 영토 인정 등 과거 요구 반복할듯
“서방과의 새 관계 설정의 기초될것”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종전을 위한 거래 조건을 담은 요구 목록을 미국에 전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3일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소식통은 미국과 러시아 당국자들이 지난 3주 동안 대면 및 화상 회담을 통해 조건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AFP)
러시아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포함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조건이 매우 광범위하며 과거 우크라이나와 미국,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에 제시했던 요구들과 유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금지 △우크라이나 내 외국군 주둔 금지 △크림반도 및 4개 주가 러시아 영토라는 국제적인 인정 등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하면서 나토의 동진(東進)과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저지를 ‘특별 군사작전’의 명분으로 삼았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휴전안’에 대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1일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열린 미국과 우크라이나 고위급 회담을 “건설적”이라고 평가하면서, 해당 휴전안을 평화 협상의 첫걸음으로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러시아 측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전일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러시아 정부가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전날 30일간의 일시 휴전안을 추진한다는 방안에 합의한 것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미국 측이 며칠안에 해당 협상과 관련한 세부사항을 전달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미·러 양국 정상이 재차 전화통화를 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KGB(옛 소련 첩보기관 국가보안위원회) 출신인 푸틴 대통령이 휴전안을 이용해 미국, 우크라이나, 유럽을 분열시키고 평화 협상을 방해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이번 요구가 단순히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협정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서방과의 새로운 관계 설정의 기초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20년 동안 서방, 특히 미국에 대해 유럽 내 군사력 증강을 제한하고, 러시아가 유럽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허용할 수 있도록 하는 요구들을 반복해왔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러시아 전문가인 안젤라 스텐트는 “러시아가 어떤 양보를 할 의향이 있다는 징후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들의 요구 사항은 전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러시아는 평화나 의미있는 휴전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 측과 △미-러 관계 재설정 △우크라이나 평화 협정이란 별도의 2가지 의제를 두고 협상 중인 가운데 행정부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특사이자 러시아 협상을 주도하는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는 지난달 CNN에서 지난 2022년 이스탄불 협정을 두고 “설득력 있고 실질적인 협상”이라고 평가하며 “평화 협정 체결을 위한 이정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탄불 협정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얼마 후인 2022년 3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미국,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이 만나 종전을 위한 초안을 작성한 것을 말한다.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 의지를 접고 영구 중립 및 비핵 지위를 수용하도록 의무화했으며, 그 대가로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가 안보를 보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는 최근 외교협회 연설에서 “이스탄불 협의는 출발점이 될 수 없다”면서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지 (jay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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