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do감] 짝짓기 전에 암컷 '독'으로 마비시키는 문어

이채린 기자 2025. 3. 1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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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 문어가 암컷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짝짓기 전에 암컷에 독을 주입해 마비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호주 퀸즐랜드대 연구팀은 파란 고리 문어(Hapalochlaena fasciata)가 짝짓기 전에 암컷을 물어 독을 주입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연구결과를 1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다수의 파란 고리 문어 암컷, 수컷을 포획해 짝짓기하는 모습을 관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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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고리문어. 위키미디어 제공

수컷 문어가 암컷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짝짓기 전에 암컷에 독을 주입해 마비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호주 퀸즐랜드대 연구팀은 파란 고리 문어(Hapalochlaena fasciata)가 짝짓기 전에 암컷을 물어 독을 주입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연구결과를 1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했다. 

산호초가 있는 얕은 바다와 조수 웅덩이에서 발견되는 파란 고리 문어는 복어의 독 성분 중 하나인 '테트로도톡신'을 이용해 먹잇감을 사냥하는 비교적 작은 크기의 문어다. 암컷은 수컷보다 약 2~5배 크다. 암컷 파란 고리 문어는 짝짓기 후 파란 고리 문어를 잡아먹는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를 이끈 웬성 정 퀸즐랜드대 연구원은 "암컷 파란 고리 문어는 알을 낳은 뒤 6주 동안 먹이를 먹지 않고 알을 돌보기 때문에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다수의 파란 고리 문어 암컷, 수컷을 포획해 짝짓기하는 모습을 관찰했다. 이때 수컷이 짝짓기 전과 짝짓기 중에 암컷을 물어 대동맥에 테트로도톡신을 주입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 독이 주입된 지 8분 뒤에 테트로도톡신은 암컷을 마비시켰다. 암컷 문어의 피부는 창백해졌으며 동공이 수축됐다. 밝은 빛이나 다른 자극에 반응하지 못했다. 

연구팀이 관찰한 짝짓기를 한 모든 암컷은 물린 흔적을 갖고 있었다. 또 짝짓기 과정에서 수컷의 독이 주입된 암컷은 수컷에게 잡아먹거나 공격하는 등의 해를 가하지 못했다는 점을 발견했다. 암컷은 테트로도톡신에 내성을 갖고 있어 사망에 이르지는 않았다. 

정 연구원은 "수컷의 이 같은 짝짓기 전략은 자신보다 크기가 큰 암컷보다 더 오래 살아남기 위해 경쟁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자료>
-DOI: 10.1016/j.cub.2025.01.027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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