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러브버그 방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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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한국일보>
6월부터 창궐하는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는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으며 진드기 박멸에 도움을 줘 익충으로 분류된다.
□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7월 기준)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9,296건에 달했다.
'친환경 방제'를 내세웠지만 러브버그만을 노린 방제는 힘들어 결국 생태계를 훼손한다는 게 주된 반대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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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6월부터 창궐하는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는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으며 진드기 박멸에 도움을 줘 익충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괴이쩍은 외관, 무리 짓는 습성으로 혐오대상이 돼 사실상 해충 취급을 받는다. 암컷 한 마리당 최대 500여 개 알을 낳으면서 주택가, 등산로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번식하는 러브버그. 일주일 짧은 일생 내내 이 곤충이 집중하는 행위는 사랑(교미)이다. 혐오스럽게 보는 이 생물의 실상은 사랑의 화신이다.
□ 올해는 성체가 눈에 띄기 훨씬 전인 이른 봄부터 러브버그 관련 뉴스가 들려왔다. 지난 5일 서울시의회가 전국 최초로 '대발생 곤충 관리 및 방제 지원에 관한 조례안(일명 러브버그 방제 조례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면서다. 이 조례는 여러 곤충을 대상으로 하지만 시의회가 내세운 '타깃'은 정확히 러브버그이다. 그만큼 이 혐오곤충을 특정해 박멸시켜달라는 민원이 많았다는 얘기이다.
□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7월 기준)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9,296건에 달했다. 전년 대비 50%나 늘어난 규모다. 여름의 도래 시점이 점차 빨라지면서 러브버그 창궐 시기가 늘어난 결과이기도 하다. 민원 내용은 주로 '차량에 달라붙어 시야를 방해해 위험하다' '사체가 차량을 부식시킨다' '식당을 뒤덮어 영업이 힘들다' 등이었다. 시는 조례를 통해 민원이 발생한 현장을 빠르게 조사하고, 자치구에 늦지 않도록 방제 관련 예산을 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 '러브버그 방제 조례'는 환경단체들의 적잖은 반발에 부딪혀왔다. '친환경 방제'를 내세웠지만 러브버그만을 노린 방제는 힘들어 결국 생태계를 훼손한다는 게 주된 반대 이유였다. 인위적 방제로 러브버그가 갑자기 사라질 경우, 예상치 못한 곤충군의 대규모 발생 우려도 거론됐다. 기후위기와 개발로 인간의 영역과 충돌하는 '제2의 러브버그'들은 거듭 나타날 것이다. 그때마다 종의 박멸을 목표로 하는 조례 등 효과 빠른 대책으로 맞설지는 매번 어려운 고민거리가 될 것이다. 러브버그 방제 조례는 이래저래 풀기 힘든 난제 하나를 끄집어낸 셈이다.
양홍주 논설위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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