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에 맞서게 하는 '광물'…25년 아프리카 투자의 빛

20여년 아프리카에 공을 들인 중국의 행보가 미중갈등 속 전략광물 공급망 우위로 귀결될 거라는 전망이 중국에서 나온다. 미국이 뒤늦게 아프리카에서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중국의 선점효과가 훨씬 크다는 평가다.
13일 중국 주요 언론들은 최근 미국 브루킹스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지 2년 이후부터 중국은 점진적이지만 꾸준히 아프리카와 경제적 교류를 재개했다"며 "코로나19 이전과 다른 점은 해당 지역의 광산 및 중요 광물자원을 직접 인수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아프리카 투자가 본격화한 건 통상 지난 2000년 FoCAC(중아프리카협력포럼)가 출범한 이후로 본다. 중국 정부 차원에서 아프리카와 경제협력을 본격 추진하기 시작한 계기인데, 최근 자원에 대한 직접투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게 연구소의 분석이다.
대표적 사례는 작년 보츠와나에서 이뤄진 구리광산 M&A다. 중국 국영 오광그룹 자회사이자 홍콩 상장기업인 MMG(Minerals and Metals Group)가 중국 국유 자원개발 펀드의 지원을 받아 보츠와나 코에마카오(Khoemacau) 구리광산을 19억달러(약 2조8000억원)에 인수한 일이다. MMG는 오는 2028년까지 생산량을 지금의 두 배인 연 13만톤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해당 M&A 직전 해인 2023년에만 중국은 아프리카 전역의 다양한 금속 및 광산 프로젝트에 총 79억달러(약 11조5000억원)를 투자했다. 말리와 짐바브웨에서 리튬 가공공장 지분을 매수했고,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잠비아, 기니, 앙골라, 나이지리아에서도 각각 자원개발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윤순 브루킹스연구소 비상주연구원은 "광산자산 인수를 통해 중국은 산업에 필수적인 광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으면서 외부 공급원 비중을 낮출 수 있게 됐다"며 "아프리카산 광물은 중국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 소재의 핵심 공급기지이며, 중국의 2023~2024년 투자가 아프리카에 집중된 것은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의 전략광물 공급망 강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도로 진행 중인 무역전쟁에서 중국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중국은 지난 2월 미국이 중국을 대상으로 첫 10% 관세를 부과할 당시, 곧바로 보복관세로 받아치면서 전략광물 수출 통제를 시작했다. 반도체 등 미국 첨단기술에도 직접적인 타격이 될 수 있는 요소다.
미국도 뒤늦게나마 아프리카고 눈을 돌리고 있지만 앞서가는 중국의 영향력이 워낙 크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최근 "미국이 군사 지원을 조건으로 콩고민주공화국 주요 광물 접근 권한을 얻는 거래에 관해 '탐색 회담'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콩고는 지난 2023년에만 중국을 중심으로 약 10억달러 투자를 유치한 나라다.

미국이 종전을 앞둔 우크라이나 등의 전략광물 확보에 집중하는 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 희유금속은 미국 내에도 상당량이 매장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 생산을 '극적으로' 늘리겠다고 했지만, 희유금속은 대부분 제련 과정에서 심각한 오염 물질을 발생시킨다. 개발 효율이나 수지타산 면에서 미국 내 생산엔 한계가 있다. 어떻게든 해외 공급망을 확보해야 한다.
일단 아프리카에선 여의치 않아 보인다. 현지 경제애널리스트 알리 칸 사추는 중국 언론에 "미국은 이미 파티에 너무 늦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많은 소음을 낼 것이지만 초반 경쟁은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중동연구소 존 칼라브레세 수석연구원 역시 "트럼프 행정부가 구체적인 아프리카 전략을 갖고 있거나 곧 수립할지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런 국제정세를 감안할 때 중국의 아프리카 광물 투자는 지속 확대될 전망이다. 사추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세계 제조업에서 주도적 위치와 공급망 우위를 굳건히 하기 위해 아프리카 광산과 주요 광물자원 인수에 더 적극적인 입장을 취할 것"이라며 "곧 경쟁국들이 따라오지 못 할 만큼 앞서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이징 소재 아프리카 전문 컨설팅업체 신개발구상(Development Reimagined) 오비그웨 에게구 정책분석가 역시 "중국은 이미 아프리카 전연자원에서 주도적 위치를 차지했고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려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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