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故 김새론 유가족 눈물 인터뷰 "김수현이 '책임진다' 했다"

강일홍 2025. 3.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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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김새론 유족 이모, "새론이 전화 안받고 문자도 답변 안해"
소속사 이적 당시 부모 반대 "서로 좋아하는 사이"라며 강행

배우 고 김새론은 2020년 김수현의 권유로 신생 기획사였던 골드메달리스트로 이적했다. 사진은 지난 2023년 4월 배우 김새론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 당시. /더팩트 DB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배우 故 김새론의 안타까운 죽음을 둘러싸고 전후사정들이 알려지면서 과거 연인으로 언급된 배우 김수현에게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유튜브 '가세연(가로세로연구소)' 측이 지난 11일 김새론의 유족들이 제보한 것이라며 볼 뽀뽀 사진과 문자메시지를 공개했고, 12일 오후엔 김새론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진 김수현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의 내용증명이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됐다.

故 김새론은 2020년 김수현의 권유로 신생 기획사였던 골드메달리스트로 이적했다. 골드메달리스트는 김수현과 그의 이종사촌 이로베 씨가 함께 설립한 1인 기획사로, 김새론이 외부 영입 1호 연예인이었다.

당시 골드메달리스트는 김새론의 음주 운전 사고로 발생한 손해배상금 및 위약금 명목의 7억 원을 대신 갚아줬고 그해 12월 김새론은 전속계약 만료로 재계약 없이 소속사와 결별했다.

김새론은 이후 활동 중단으로 인한 생활고를 겪던 중 소속사로부터 7억 원을 갚으라는 내용증명을 받았다. 유족에 따르면 당시 김새론은 운전사고로 발생한 변압기 수리와 상가 변상 등 비용을 소속사 도움 없이 본인 돈으로 해결했다.

김수현이 대여 형식으로 변제해준 '7억 채무'에 대해서는 추후 작품활동 등을 통해 차근 차근 갚을 계획이었으나, 소속사가 "조속한 시일 내 대여금 (7억 원) 전액을 입금하지 않을 경우,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내면서 심적 압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 고 김새론의 안타까운 죽음을 둘러싸고 전후사정들이 공개되면서 과거 연인으로 언급된 김수현에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고 김새론 SNS, 유족 제공

이런 상황에서 김새론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김수현이었고, 김새론은 수차례 그에게 전화와 문자로 SOS를 쳤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그리고 얼마 후엔 이 전화번호마저 바뀌어(카톡 문자 <알수없음>으로 변경) 더이상 매달릴 수 없는 지경이 됐다.

당시 문자에서 김새론은 "오빠 나 새론이야, 내용증명서 받았어 소송한다고 나한테 시간을 넉넉히 주겠다고 해서 내가 열심히 복귀 준비도 하고 있고, 매 작품에 몇 퍼센트 씩이라도 차근차근 갚아 나갈게. 안 갚겠다는 소리 아니고 당장 7억을 달라고 하면 나는 정말 할 수가 없어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건데 꼭 소송까지 가야만 할까"라고 호소했다.

김새론 유족은 "새론이가 부모의 반대에도 소속사 이적을 강행했을 만큼 서로 좋아하는 사이였다"고 말하고 있고, 김수현 소속사 측은 "열애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해 진위 여부도 엇갈리고 있다. 김새론이 사망한 2025년 2월 16일은 김수현의 생일날이다.

김새론은 죽기 전 일부 어그로 유튜버들의 끝없는 공세와 악플에 시달렸고, 사망 후엔 유족들이 그 고통을 고스란히 이어받고 있다. 12일 오후 <더팩트>가 고 김새론의 유가족인 이모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진위 여부로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 김새론 측 입장을 직접 들어봤다.

유가족 측을 대표해 대외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이모는 김새론의 아역 연기자 활동 당시부터 어머니와 친자매처럼 친밀하게 지내온 밀접한 관계다. 김새론의 죽음 이후엔 김수현 측의 '사실 무근' 대응에 대해 '사자명예훼손'으로 보고 모든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더팩트>는 또 이모와 인터뷰 직후 '연인관계로 사귀었는지 여부' '7억원 변제금의 채무 이행 내용증명 발송 사유' 등 미묘한 사안에 대해 골드메달리스트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다. 이날 오후 두 세 차례 전화 소통이 됐지만, 소속사 측은 "내부적 조율이 필요하다"는 답변으로 시간을 끌다 밤 늦은 시간까지 끝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새론 유족은 "새론이가 부모의 반대에도 소속사 이적을 강행했을만큼 서로 좋아하는 사이였다"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 2월19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식이 엄수된 가운데 고인의 지인들이 운구하고 있다.

다음은 고 김새론의 이모와 주고받은 전화 통화 내용

- 우선 전 소속사가 보냈다는 내용증명의 손해배상액 7억원은 어떤 돈인가.

음주 사고 이후 부서진 변압기와 상가 수리 등 피해가 난 모든 비용을 소속사 도움 없이 스스로 다 갚았다. 변제할 수 있는 건 탈탈 털어 최선을 다해 처리했고, 나머지는 더 이상 갚을 여력이 안됐다. 당시 넷플릭스 드라마 '사냥개들' 제작사에서 음주사고로 무산된 피해금액이 6억 9000 얼마, 대략 7억 가까이 된다고 들었다. 이 돈은 소속사가 대신 변제한 걸로 돼 있지만, 새론이 말로는 김수현 씨가 개인 돈으로 빌려준 것이라고 했다.

- 처음엔 음주운전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금 및 광고 위약금 등을 합해 200억 원으로 언급됐다고 하는데 무슨 얘기인가.

새론이가 특급 스타도 아니고, 광고 위약금이 그리 될 리가 없다. 촬영 중이었던 넷플릭스 드라마 '사냥개들' 제작비가 그 정도 금액이라고 들었는데 그걸 전부 새론이한테 떠넘긴다면 그리 됐을 것으로 생각된다. 당시 80~90% 정도 찍은 상태여서 새론이는 끝까지 책임을 다해 찍겠다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새론이가 떠안은 최종 변상금액은 7억원 가량이었다.

'사냥개들'은 2023년 6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제작됐다. 총 8부작으로 영화 '청년경찰' '사자' 김주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씨앗필름과 스튜디오N이 공동제작했다. 배우는 우도환 이상이 박성웅 허준호가 출연했다. 공개되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은 이 작품은 공개 일주일 만에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

- 김새론이 전 소속사의 1호 연예인인데 음주사고 후폭풍에 내몰리면서 재계약을 포기하고, 내용증명을 보내 돈을 변제하라고 압박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음주운전 사고를 낸 새론이가 무조건 잘못한 것은 맞지만, 능력이 안 되는 아이한테 7억원이라는 돈을 갚으라고 법무법인 3명의 변호사 이름을 등재해 내용을 증명을 보냈다. 아마도 다시 재기가 어려울 것같다고 판단했을 것같고, 한때 사귀었던 아이와 연결된 부정적 이미지까지 함께 털어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김수현 씨도 첨엔 새론이의 입장을 이해한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돈변제 요구에 대한 입장이 다른 이종사촌형과 싸웠다고 새론이한테 들은 적이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사냥개들'은 총 8부작으로 영화 '청년경찰' '사자' 김주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씨앗필름과 스튜디오N이 공동 제작했다. /'사냥개들' 스틸

- 둘이 한때 사귀었다는 얘기는 '맞다' '아니다' 양쪽 주장이 다르다. 진실이 뭔가.

죽은 아이를 두고 거짓말할 부모가 어디 있겠나. 둘이 사귀는 것은 새론이가 골드(메달리스트)로 이적 직전 알게 됐다. 연인이라고 말하기엔 나이차가 너무 많았지만 분명한 것은 둘다 좋아하는 사이였다는 사실이다. 새론이가 YG에서 골드메달리스트로 이적할 때도 둘이 각별히 좋아하는 사이라며 강행했다. 상대가 아무리 유명한 배우라도 당시 나이 차가 많아서 부모로서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반대할 수밖에 없었다.

- 조카인 김새론이 세상을 등진 지금 시점에서 가장 아쉽고 서운한 부분은 뭔가?

새론이의 고통을 보듬어주지 못한 게 가장 가슴 아프다. 서운함은 전 소속사 쪽에도 이루 말할 수 없다. 부모의 반대에도 새론이를 영입해가면서 김수현 씨는 "모두 제가 책임질테니 걱정 말라"며 안심을 시켰다. 그런데 막상 돌이킬 수 없는 음주운전 사고가 난 뒤엔 뒷 수습은 커녕 궁지로 내몰았다. 정말 어려울 때 소속사가 울타리가 돼주지 못한다면 누굴 믿겠나.

故 김새론의 이모는 "(우리 새론이를) 죽음으로 내몬 어그로 유튜버(연예기자 출신 L모 씨를 직접 지칭함)한테도 강력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김새론의 죽음과 관련된 '사생활 침해 유튜버 제재' 국회 국민청원이 진행중인 가운데 그는 "(청원은) 오는 26일까지인데 많은 분들이 동참해주셔서 지금의 솜방망이 처벌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고, 비록 새론이는 떠났지만 추후에라도 이런 무분별하고 무책임한 사생활 침해로 고통받다 세상을 등지는 억울한 죽음이 더이상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울먹였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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