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은 아냐" 말했지만…비공식 1호 홈런→그랜드슬램 쾅! 27세 이적생, 삼성과 궁합 美쳤다

김경현 기자 2025. 3. 13.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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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현빈./삼성 라이온즈
홍현빈./ 삼성 라이온즈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홍현빈이 비공식이지만 1군 무대 첫 홈런을 터트렸다. 첫 홈런을 그랜드슬램으로 뽑아내는 사고를 쳤다.

홍현빈은 1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서 7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 1홈런 1볼넷 1득점 5타점을 기록했다.

첫 타석 좌익수 플라이를 친 홍현빈은 팀이 1-2로 뒤진 3회말 2사 만루에서 타점 기회를 얻었다. 두산 선발 잭 로그가 견제 미스로 보크를 기록, 모든 주자가 한 베이스씩 진루했다. 이어 홍현빈이 유격수 방면 땅볼을 쳤고 유격수 박준영이 공을 뒤로 흘려 2, 3루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다. 공식 기록은 유격수 포구 실책. 3회에만 4점을 올린 삼성은 4-2로 경기를 뒤집었다.

본격적인 활약이 시작됐다. 5회말 2사 1, 2루 세 번째 타석에서 홍현빈은 1-2루 간을 꿰뚫는 우전 안타를 쳤다. 2루 주자 차승준이 홈에 들어오며 홍현빈은 이날 첫 타점을 올렸다.

6회말이 백미였다. 전병우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삼성이 7-5로 앞서가는 상황. 2사 만루에서 홍현빈이 타석에 들어섰다. 우완 박치국과의 승부. 풀카운트 상황에서 박치국이 던진 6구 144km/h 패스트볼이 한가운데로 몰렸다. 홍현빈의 방망이가 거침없이 돌아갔고, 이 타구는 115m를 비행해 우측 담장을 넘어갔다. 홍현빈의 만루홈런.

8회 1사 1, 3루 마지막 타석에서도 홍현빈은 볼넷을 골라냈다. 후속타가 나오지 않아 득점에는 실패했다. 홍현빈의 5타점 활약 속에 삼성은 11-8로 승리했다.

만루홈런을 친 홍현빈./삼성 라이온즈
만루홈런을 친 홍현빈./삼성 라이온즈

비공식이지만, 홍현빈의 1군 첫 홈런이다. 2017년 1군에 데뷔한 홍현빈은 지금까지 238경기에서 44안타를 쳤다. 이 중 2루타 4개, 3루타 1개다. 홈런은 없었다.

홈런을 많이 치는 유형이 아니기에 더욱 눈에 띈다. 홍현빈의 퓨처스리그 통산 홈런은 6개. 2018년과 2020년, 2023년 각각 1개씩을 쳤고, 2024년 3개로 커리어하이를 썼다.

유독 삼성과 인연이 많다. 프로 첫 2루타, 3루타 모두 KT 위즈 시절 삼성을 상대로 쳤다. 야구 인생 첫 끝내기 안타도 삼성에서 나왔다. 지난해 6월 28일 KT가 3-4로 뒤진 9회말 1, 3루, 홍현빈은 오승환 상대로 끝내기 2타점 3루타를 쳤다. 아마추어 시절을 포함해 홍현빈의 인생 첫 끝내기 안타.

2024년 6월 28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KT 홍현빈이 9회말 1사 1.3루서 2타점 끝내기 적시타를 치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6월 28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삼성 오승환이 9회말 1사 1.3루서 KT 홍현빈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은 뒤 아쉬워하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시즌 종료 후 홍현빈은 KT에서 방출됐다. 수비와 주루는 쏠쏠했지만 1군 통산 타율이 0.205, 2024년 0.222로 좋지 못했다. 홍현빈을 눈여겨봤던 이종열 단장이 접촉, 삼성과 육성선수 계약을 맺었다.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됐고, 정식 선수로 전환에 성공했다.

스프링캠프부터 남다른 활약을 펼쳤다. 연습경기에서 12타수 6안타 2타점으로 타율 5할을 때려냈다. 그 결과 투수 배찬승과 박주혁, 포수 김도환과 함께 캠프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당시 박진만 감독은 "홍현빈은 새로운 팀에 잘 적응한 게 느껴진다. 외야 유틸리티, 대주자 등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생애 첫 끝내기를 친 팀으로 이적했다. 금세 정식 선수가 됐고, 캠프 MVP로 뽑혔다. 삼성을 '운명'으로 느낄 법하다. 스프링캠프 종료 후 홍현빈은 "운명이라고 생각은 하지 않는다. 저를 찾아준 팀이니 감사할 뿐"이라고 겸손하게 답했다.

하지만 푸른 유니폼을 입고 1군 첫 홈런을, 만루홈런으로 신고했다. 선수는 운명이 아니라 했지만 팀과 궁합은 확실히 남달라 보인다.

홍현빈./삼성 라이온즈

아직 시범경기일 뿐이다. 삼성의 두터운 외야 뎁스를 뚫어야 한다. 앞서 홍현빈은 "제 자리를 어떻게 해서든 만들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팀의) 일원이 될 수 있게 우승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2025시즌 제2의 야구 인생을 맞이한 홍현빈. 삼성에서 어떤 성적을 남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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