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자꾸 사게 되나 했더니"…네이버·쿠팡에 지갑 열게 만드는 '이것'

최지희 2025. 3. 13.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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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온라인 유통가 경쟁의 필수 무기로 인공지능(AI)이 떠오르고 있다. 네이버, 쿠팡, 당근 등 각종 커머스 플랫폼들이 다양한 형태로 AI를 도입하며 이용자 끌기 경쟁에 나서면서다. 10일 네이버는 AI기반 쇼핑 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출시를 발표했다. 지난해 공개됐던 네이버의 '온서비스 AI'의 출사표격인 셈이다.

네이버가 별도의 쇼핑 앱에서 첫 선을 보이는 서비스는 'AI 구매가이드'다. 이용자가 '가디건', '봄 자켓' 등 특정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상품과 힘께 어울리는 옷, 세탁 방법을 비롯한 정보성 콘텐츠도 함께 볼 수 있는 기술이다.

네이버가 내놓은 AI 구매가이드는 쿠팡의 'AI 추천상품' 서비스의 진화된 버전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쿠팡은 현재 AI를 통해 고객에게 맞춤형 상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최근 검색한 내역. 구매한 상품, 연령대와 성별 등을 기반으로 이용자를 파악한 뒤 관심을 가지고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제품만 골라 광고를 띄우는 방식이다.

이용자의 패턴에 따라 제품을 추천하기 때문에 사용자마다 화면에 뜨는 상품이 모두 다르다. 쿠팡은 해당 서비스를 통해 판매자에게도 각광을 받고 있다. 쿠팡에 입점해 상품을 판매하는 상점 업자들은 구매 가능성이 높은 고객에게 제품을 노출시킬 수 있어 최적의 광고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신세계그룹의 온라인쇼핑몰 '쓱닷컴' 또한 AI를 활용한 제품 검색 서비스 ’쓱렌즈‘ 내세워 고객을 공략하고 있다. AI가 실시간으로 사용자가 보는 제품의 이름과 브랜드, 색상 등 세부 특징들을 조사한 후 비슷한 제품을 추천한다.

쿠팡과 네이버를 비롯한 대형 온라인 전자상거래 플랫폼 외에도 AI를 도입하는 온라인 유통채널이 다양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고거래 전문 앱 '당근'이다. 설정한 위치 주변에서 중고거래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인 당근은 지난해부터 전문 인력을 채용하고 사내 AI 시스템 경진대회를 여는 등 AI 서비스 AI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용자의 사진을 AI가 분석해 자동으로 제품 상태, 적정 가격 등을 파악하는 서비스를 내놨다.이용자가 사진만 올리면 AI가 자동으로 제목과 적정 가격, 제품 설명란을 채워 글을 완성해주는 'AI 도우미' 시스템도 도입했다. 중고거래 절차가 많아 플랫폼 이용을 꺼렸던 사용자층을 공략하기 위한 서비스다.

당근의 이같은 AI 도입에 다른 중고거래 플랫폼도 줄줄이 AI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번개장터는 AI 숏폼 서비스를 출시하며 경쟁에 나섰다. 판매자의 사진을 기반으로 AI가 자동으로 숏폼 동영상을 만들어주는 시스템이다.

당근과 번개장터 등 중고거래 플랫폼들은 앱 내 비정상거래, 전문 판매업자, 사기 위험 등을 잡아내는 데에도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품질을 믿을 수 없고 사기 위험이 높다고 여겨졌던 중고거래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포석이다.

하지만 온라인 유통가의 AI 도입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AI가 추천한 제품의 정확도나 품질을 완벽히 보증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쿠팡, 네이버쇼핑, 쓱닷컴 등 다양한 판매업자가 존재하는 플랫폼일수록 AI가 제품의 품질을 걸러내는 데 어려움이 크다.

AI가 추천한 상품의 품질 문제 외에도 AI 시스템의 오류로 인한 고객 불편 문제도 화두에 올랐다. 당근의 경우 최근 고객센터에 'AI 감지 시스템 오류' 관련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AI로 전문판매업자, 사기 의심 이용자 등을 걸러내다 평범한 이용자 다수를 '영구 정지' 조치를 시키면서다. 특히 당근 앱 내 '당근페이 계좌'에 돈을 예치해둔 이용자의 경우 정지 상태로 인해 출금까지 불가능해지며 곤혹을 겪었다.한 유통업계 전문가는 "고객의 이탈이 쉬운 온라인 유통가에서 제품의 품질 문제는 결국 플랫폼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AI가 완벽히 작동한다고 자신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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