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창업 스토리] 동해 떡공방 ‘피어나현’
고향 돌아와 2024년 창업
백일떡·답례품 등 떡 판매
앙금 플라워 케이크 주력
지역 연령대·경쟁력 고려 선택
고객 칭찬·재주문에 보람 느껴
노하우 쌓아 클래스 운영 목표
김현수 피어나현 대표는 작품 ‘키스’로 유명한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를 좋아하는 청년이다. 그는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앙금·떡으로 작품을 빚는다. 다채로운 색상의 앙금은 떡 위에서 꽃으로 피어난다. 강화섬쌀로 직접 만드는 쫄깃한 떡 맛도 일품이다. 멋과 맛을 갖췄다. 풋풋한 MZ, 김현수 대표의 창업스토리를 소개한다. 한편 동해지역 떡 케이크 매장은 피어나현, 메리공방, 봄날 앙금플라워, 쌀꽃시루 등이 운영 중이다. 저마다 개성으로 무장해 고객들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 앙금 플라워 케이크가 동해시민들에게 마음을 제대로 전할 수 있는 정성이 담긴 선물로 다가가고 있다.
#피어나현, 피어나다
피어나현은 ‘떡공방’이다. 앙금 플라워 케이크를 주력으로 만든다. 상차림, 백일떡, 답례품 등도 판매한다. 2024년 8월 1일에 정식으로 오픈했다. 동해시 샘실1길 6, 1층(천곡 주공4차아파트 입구 짱분식 맞은편)에 위치했다.
동해 토박이 김현수(27) 피어나현 대표는 동해에서 초·중·고교(청운초, 북평여중, 북평여고)를 졸업했고, 충남 천안 소재 대학(단국대 서양화과)을 나왔다. 천안에서 창업 준비와 관련 자격증 공부를 했다. 2024년 7월에 창업하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왔다. 한국케이크교육협회(KCEA)의 앙금꽃케이크 마스터 1급 교육과정을 이수한 후 시험에 합격해 자격증을 취득했다.
김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비즈공예, 한지공예, 종이접기, 클레이 도자기, 뜨게질 같은 만들기를 좋아했고 재능을 보였다. 자연스럽게 미술학원을 꾸준히 다녔다. 2021년 2월에 대학을 졸업했다. 코로나19의 영향을 제대로 받은 세대다. 한 학기 휴학한 까닭에 먼저 사회에 진출한 동기들이 취업난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봤다. 서양화과 졸업생들은 작가, 화가, 미술학원 강사나 디자인 쪽으로 많이 진출한다. 디자인은 자격증이 필요한 분야다.
김 대표는 ‘기술’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케이크 쪽에 눈길이 갔다.
처음에는 떡 케이크가 아닌 ‘생크림 레터링 케이크’에 관심을 갖고 제과제빵 자격증을 땄다. 자격증 따고 바로 천안의 베이커리에도 취업을 해서 6개월 정도 일을 배웠다. 현장 분위기를 많이 익혔다. 초보에게 빵 만드는 법을 친절하게 가르쳐주지는 않았기에 청소 같은 일을 많이 했다. 시간을 낭비하는 듯했다. 그래서 김 대표는 창업 자금을 모으기 위해 베이커리에서 나와 카페 매니저, 백화점 의류판매 등 서비스직으로 일하면서 돈을 착실히 모았다. 청년 희망적금, 별도의 적금과 퇴직금으로 2024년 3월 드디어 수천만원의 창업비용을 마련했다. 3~6월 떡 케이크 자격증 공부를 하고 매일 연습을 했다. 7월에 가게 준비를 하고 2024년 8월에 오픈했다.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있어 눈에 띄고 접근성이 좋은 곳으로 위치를 잡았다.
생크림 케이크 가게가 흔해지고 자잿값, 재룟값이 많이 오르는 상황 속에 케이크(생크림 레터링 케이크)와 달리 떡 케이크는 동해지역 내 경쟁이 상대적으로 치열하지 않고 재료도 쌀에 설탕, 앙금 정도면 충분했다. 승산이 있어 보였다. 동해지역에도 어르신이 많이 산다. 어르신 본인은 물론, 지역 안팎에 거주하는 자녀들이 배달을 많이 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나이가 들수록 쌀과 친숙하다. 떡 케이크는 낯설어하지만 백설기는 친근해 한다.
#재주문, 입소문
사업에서는 홍보와 입소문이 중요하다.
떡 케이크는 가격이 저렴하지 않다. 사람들이 사진만 보고 예쁘다, 부모님께 해드리고 싶다고 문의를 했다가 가격을 듣고 놀란다. 김 대표는 떡 주문이 있으면 3시간 전에 나와서 찌고, 케이크 1개의 꽃을 만드는 데 2시간 정도를 투자한다. 시간과 노동력이 많이 소요된다. 세상에 하나뿐인 작품이 탄생한다. 꽃은 앙금으로 만든다. 팥앙금, 백곡앙금을 사용한다. 버터·우유 등을 추가해서 반죽을 해 부드러운 크림처럼 만들어 직접 짤주머니에 담아서 모양을 만든다. 김 대표의 손끝에서 카네이션, 장미, 작약, 프리지어, 국화 종류 등 30가지 이상의 꽃이 피어난다.
술을 꽂아주는 ‘술 케이크(백세주 케이크 등)’, 뽑으면 돈이 주르르 나오는 ‘용돈케이크’도 특이하다. 도라지 정과는 다가오는 5월 어버이날 시즌에 맞춰서 제공할 계획이다.
김현수 대표는 개업 초기에 지인들 위주로 홍보를 했다. ‘오픈발’이 사라지니 금세 조용해졌다. 이에 네이버 블로그 체험단, 네이버 플레이스 키워드 광고 등을 통해 홍보를 강화했다. 현재 계속 매출은 계속 꾸준히 오르고 있다. 한 번 주문했던 고객들이 주변에 소개를 한다. 지역내 기업체·군부대에 답례품이 들어가면 받은 이들이 “여기가 어디냐”고 물어본 후 별도로 연락 주는 경우도 많다.
피어나현의 자랑은 맛있는 떡이다. 최근 도정한 신선한 쌀을 가루 내 떡을 찐다. 강화섬쌀을 사용한다. 주말에 주문이 많으므로 목요일이나 금요일에 쌀을 미리 내려서 신선한 쌀가루를 사용해 떡을 만든다. 고객들로부터 “떡이 맛있다”, “뭐가 다른지 모르겠지만 더 쫄깃하다”는 평을 듣는다. 엄선된 신선한 쌀에 노력과 정성을 더해 백설기를 만들고 송편을 만들고 수수경단을 만들고 구운 찰떡도 만든다. 구운 찰떡은 찹쌀가루만 사용해 반죽을 해서 오븐에 구워 내는 떡으로 식감은 빵이랑 비슷한데 쫀득쫀득하다.
김 대표는 “고객들이 케이크를 받아보고 너무 예쁘다고, 예쁜데 맛도 있다고 후기를 남기거나 재주문을 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제대로 된 맛과 멋은 입소문을 탄다. 피어나현의 고객은 20~40대 여성이 가장 많다. 자녀로서 부모님 칠순·팔순때 기억에 남는 선물을 하고 싶으면 찾는다. 젊은 엄마들은 답례나 백일떡·돌떡 등을 많이 주문한다. 동해뿐만 아니라 강릉, 삼척, 태백, 고성, 서울, 경기도 등에서도 주문이 들어온다.
#‘클래스’를 꿈꾸다
김현수 대표는 1~2년 후쯤 관심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클래스 수업’을 하고 싶다고 했다. 아직은 가게 공간이 좁아서 ‘클래스’ 준비가 덜 됐다. 수업을 하려면 가게를 확장해야 하고 주차장·화장실 등의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창업 후 6개월밖에 안 됐기에 이력을 보고 잘 가르칠 수 있을까라고 의심할 수도 있으므로 최소 1년에서 2년 정도는 가게를 꾸려나가면서 노하우를 얻고 습득한 지혜를 전하고 싶은 것이다. 김 대표는 “기회가 되면 각급 학교에 출강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현수 대표의 목표는 피어나현을 동해지역 대표 ‘떡 케이크 가게’로 만드는 것이다.
김현수 대표는 쉴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잠시 시간이 나면 홍보글을 올린다. 상담도 직접하는데 100% 맞춤제작이다 보니 고객 1명과 상담할 때 길게는 몇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설탕을 아예 빼달라, 꽃 색깔은 이렇게 해달라, 리본 색깔은 이것으로 달라 등 세세하고 꼼꼼하게 하나하나 맞추는 과정이다. 예약제로 운영돼 당일에 구매는 어렵다. 떡은 하루 지나면 굳어버리기 때문에 당일 판매가 어렵기 때문이다.
김현수 대표는 “피어나현의 앙금 플라워 케이크는 꽃을 하나하나 수제작하기 때문에 정성과 노력이 담긴 작품”이라며 “동해시민은 물론 전국의 고객들이 ‘떡 케이크’에 더 큰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동명
#케이크 #입소문 #김현수 #자격증 #앙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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