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제 풀리니 매매가만 치솟는다”…갭투자 벽 더 높아졌다는데
강남 집값 급격히 오르자
전셋값과 차이 더 벌어져
30억 엘스 84㎡ 갭투자에
17억원 안팎 있어야 가능
“자금 부담 커져 수요한계”
12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전세가를 매매가로 나눈 값)은 54.04%로 전월(54.06%) 대비 0.02%포인트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작년 10월(53.92%) 이후 3개월간 상승한 뒤 지난달 하락으로 전환했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달에도 계속 상승 추세인 반면 서울 아파트만 전세가율이 하락 전환한 게 눈에 띈다. 특히 지난달 강남 11개구 아파트 전세가율은 전월 대비 0.04%포인트 하락해 강북 14개구(0.02%포인트)보다 하락폭이 더 컸다.
이는 지난달 12일 서울시가 국제교류복합지구 인근 4개동(송파 잠실동, 강남 삼성·대치·청담동)에 위치한 단지 291곳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하기로 하며 이들 지역 아파트 매매가가 전세가보다 더 크게 뛰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예를 들어 이번 규제 완화 최대 수혜 단지 중 하나로 꼽히는 잠실동 엘스 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30억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같은 달 전세 거래 최고가는 13억원으로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는 17억원에 달한다. 이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전(14억3000만원)보다 갭이 3억원 가까이 더 벌어진 것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의 가장 큰 효과는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매하는 ‘갭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처럼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계속 벌어지면 투자자가 조달해야 하는 자금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번 규제 완화로 실거주 의무가 풀린 강남구 대치동의 래미안대치팰리스도 마찬가지다. 거래구역 해제 이전에는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13억원가량이었지만, 규제 완화 이후에는 21억원으로 최대 8억원까지 갭이 벌어졌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지역의 갭이 벌어지는 또 다른 이유는 규제 완화에 따라 전세 매물이 더 풀릴 여지가 생겼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주택을 구매하면 즉시 실거주 의무 2년이 부여됐지만, 규제 완화 이후엔 매매와 동시에 전세를 놓는 것이 가능하다. ‘잠삼대청’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4년 넘게 지정되며 전세 품귀 현상으로 전셋값은 이미 많이 오른 상태여서 매매가 상승세를 따라 오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현재 잠삼대청 지역의 가격 상승은 한동안 갭투자가 막히며 제한됐던 수요가 한번에 몰린 영향”이라며 “호가가 높아지면서 투자자가 조달해야 할 자금도 늘어 앞으로는 수요가 줄어들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와 서울시 등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효과가 어느정도 번질지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4501건으로 작년 8월 이후 6개월 만에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신고 기한이 아직 2주 넘게 남아 있어 거래량이 5000건을 넘길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주택 거래량 증가로 지난달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4조3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이 한 달 새 5조원 늘었다. 반면 박민철 한국은행 시장총괄팀 차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완화로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 오름폭이 커지고 거래량도 늘고 있다”며 “금리 수준이 내려가면 대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부와 함께 유의해서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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