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자 아니 같이 산다" 국내외 코리빙업체 서울서 `각축`

이윤희 2025. 3. 1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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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로컬스티치 서교점 [로컬스티치 제공]

국내 코리빙(Co-living·공유주거) 산업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1인 가구는 급증하고 있지만 대도시에서 양질의 주거공간을 찾는 것은 그만큼 어려워지면서다. 국내의 코리빙 수요를 노린 해외 투자자본까지 진출을 서두르며 국내외 관련 업체 간 협업과 인수합병 등 '합종연횡'이 펼쳐지고 있다.

12일 부동산 전문기업 SK디앤디는 부동산 운영 자회사인 디앤디프라퍼티솔루션(DDPS)을 통해 국내 코리빙·코워킹 기업인 로컬스티치를 인수·합병한다고 밝혔다.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것으로 읽힌다. SK그룹은 공시를 통해 "양사가 보유한 사업역량을 상호활용하여 시장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고 합병을 통한 경영효율성을 증대함으로써 기업가치 제고를 도모하기 위함"이라고 합병 사유를 밝혔다.

2013년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주택을 개조한 골목형 호텔로 시작한 로컬스티치는 2015년 국내 최초로 코리빙과 코워킹을 결합한 브랜드로 만들어졌다. 특히 도심의 크리에이터와 창업자들을 위한 주거와 업무공간이라는 컨셉으로 주목받았다. 국내 생산가능 2030 인구의 25%에 달하는 약 425만명이 프리랜서 혹은 1인기업으로 이동성이 강하고 소규모 작업 공간이 필요하다는 데서 착안한 모델이다.

로컬스티치는 주로 낙후된 건물을 리모델링한 뒤 마스터리스로 운영했다. 현재 전국에서 23개 코리빙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팬데믹 영향으로 2022년 상반기 적자를 기록했으며, 같은해 하반기부터 팬데믹 영향이 완화되고 가동률 상승, 신규 출점에 따른 인테리어 매출 증가로 흑자 전환했다. 2023년엔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2023년말 기준 매출액 112억원, 영업이익은 -37억4000만원, 순이익은 - 60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상반기 기준 월간 1400명 이상이 멤버십을 사용하고 있으며, 임대율은 93%에 달한다.

로컬스티치를 인수하는 DDPS는 2022년 SK디앤디의 가구사업부문을 물적분할 방식으로 이전해 설립한 회사로, 현재 SK디앤디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자회사다. 회사는 코리빙 브랜드인 '에피소드'를 비롯해 중소형 오피스텔, 오피스, 라운지 등 총 3700여가구를 관리운영하고 있다. 에피소드는 △용산 241 △신촌 369 △강남 262 △서초 393 △수유 838 △성수 101·121 등 서울에서만 7개 지점에서 운영 중이다.

SK디앤디는 국내 코리빙 시장에서 선두를 점하기 위해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펴고 있다. 이번 로컬스티치 합병도 이런 취지에서다. 오는 2029년까지 임대 물량 5만가구, 멤버십 고객 30만명을 확보해 시장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릴 계획이다.

선진국에서는 흔한 주거 상품인 코리빙 시설은 전세사기 사태 이후 월세 전환이 빨라진 국내 시장에서도 몸집을 키우고 있다. 국내 임대주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엿본 외국계 투자자들도 속속 국내 진출에 나섰다. 기업형 임대주택 '리마크빌'을 보유한 KT에스테이트는 야놀자클라우드와 '트러스테이'를 합작 설립했고, 리테일 개발사 네오밸류도 로컬스티치와 함께 손을 잡고 리테일·오피스·주거를 결합한 코리빙하우스 '누디트 홍대'를 열었다. 직방의 자회사인 우주도 '셀립' 브랜드로 코리빙 사업을 진행하고, 코워킹 전문기업 패스트파이브도 '라이프온투게더(Life on 2.Gather)' 등을 운영하고 있다.

신영그룹은 '지웰홈스' 브랜드를 통해 코리빙하우스 사업을 추진하고, 코람코자산운용도 코리빙 운영사 맹그로브(MGRV)를 파트너로 해 코리빙 사업에 진출한다. 마스턴투자운용도 리모델링에 적합한 노후자산을 찾으면 사모형태의 '코리빙 리츠(가칭)'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외국계 투자자들은 주로 국내외 코리빙 전문 운영기업과 전략적 협업관계를 통해 공동개발하는 형태로 진출하고 있다. 2023년 초 영국계 자산운용사 ICG(Intermediate Capital Group)가 국내 코리빙 시설 개발을 위해 약 3000억원 규모의 부동산 펀드를 설정했다. 해당 부동산펀드는 국내 코리빙·숙박시설 운영사인 홈즈컴퍼니와 함께 코리빙 상품을 개발, 운영하는 데 활용된다. 2023년 하반기 해당 펀드를 통해 매입한 경기 수원 인계동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호텔과 서울 독산동 SI호텔은 각각 '홈즈스테이 수원'과 '홈즈스테이 지밸리가산'으로 전환돼 운영 중이고, 홈즈컴퍼니가 2018년에 매입해 운 영 중이던 '홈즈스튜디오 선정릉' 지점을 ICG의 부동산펀드에 편입했다.

홍콩계 임대주택 전문기업인 위브리빙과 미국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은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더스테이트 선유 호텔을 함께 매입해 코리빙 시설로 전환한 뒤 운영 중이다. 글로벌 코리빙 기업인 코브(Cove)도 한국 사업 진출을 위해 아너스자산운용과 합작 법인인 '코브 코리아'를 설립했다. 코브는 싱가포르, 인도네시아에 약 5000개 이상의 객실을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코리빙 1위기업인 '해빗(Habyt)'도 지난해 SK디앤디와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 코리빙시장 진출을 알렸다.

글로벌 부동산서비스 회사 세빌스에 따르면, 지난해 5월까지 국내 코리빙 시설의 수용 가능 인원수는 약 7000여명, 코리빙 시설 누적 투자 규모는 약 8350억원으로 집계된다. 직접 매입이 아닌 임대 운영이나 위탁 운영 방식으로 운영되는 업체가 많은 점을 감안하면 코리빙 시설의 시장 규모는 이를 크게 상회할 전망이다.

임대형 기숙사 도입으로 국내 코리빙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빌스코리아 관계자는 "코리빙은 낮은 보증금과 전문 운영업체와의 임대차계약이라는 큰 이점으로 인해 최근들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임대형 기숙사와 관련된 건축법 개정에 힘입어 공급이 가속화되면 향후 다양한 입지에 코리빙 시설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존 코리빙 시설은 공동주택, 오피스텔, 숙박시설 등의 용도시설에서 운영됐다. 1인 청년 가구의 주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국토교통부는 2023년 2월 건축법 시행령에서 기존 건축법상 기숙사의 하위용도로 임대형 기숙사를 신설했다. 임대형 기숙사는 기존 건축물대비 주차대수 확보 기준이 대폭 완화돼 상대적으로 작은 대수의 주차 공간을 필요로 하므로, 공사기간과 건축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돼 공급이 더 용이해진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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