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한강변만 뜨거운데…그래도 저가 매수 기회 있다"
금리 인하에 토지거래허가구역 완화
강남 3구가 서울 집값 끌어올려
송파구 상승폭 7년 1개월 만에 최고
전셋값도 공급 부족 여파로 들썩
"성동·성북구 덜 오른 곳 위주 살펴봐야
강남 접근성 좋은 수도권도 대안"
기준금리 인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이 맞물리며 강남3구 등 서울 핵심지역 아파트값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노도강(노원·동작·강북구) 등 외곽지역까지 확산하지는 않는 등 양극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내 집 마련을 앞둔 수요자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시행,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과 정책 리스크 등을 고려해 핵심지역이나 안전마진(시세차익)이 확보된 아파트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조언했다.
◇강남이 끌어올린 서울 아파트값
지난 9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3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한 주 전보다 0.03% 올랐다. 5주 연속 오름세가 이어져 상승 폭(0.11%→0.14%)이 5개월 만에 가장 컸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가 서울 집값을 끌어올렸다. 강남구(0.38%→0.52%) 서초구(0.25%→0.49%) 송파구(0.58%→0.68%) 모두 상승세가 강해졌다. 송파구는 오름폭이 2018년 2월 첫째 주(0.76%) 후 7년1개월 만에 가장 컸다.
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난 가운데 작년 말보다 매매가격이 오른 ‘상승 거래’ 비중도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시스템에 신고된 서울 아파트 거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올해 1∼2월에 계약돼 지난 7일까지 거래 신고된 아파트의 55%가 지난해 11∼12월 거래가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준으로 작년 10∼11월 대비 11∼12월의 상승 거래 비중이 50%였던 것과 비교해 5%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은 올해 들어 시중은행이 주택담보대출 등을 재개한 데 이어 1월 중순 서울시가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방침을 밝히면서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졌다. 서초구는 1∼2월 거래의 71%가 직전 두 달 치의 거래가와 비교해 높은 금액에 팔린 상승 거래였다
재건축 추진 단지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된 단지 중심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재건축을 앞둔 강남구 압구정동 미성2차 전용면적 74㎡는 지난달 25일 35억7000만원(2층)에 손바뀜했다. 작년 11월 같은 면적 거래가(34억원·14층)보다 1억7000만원 뛰었다.
한강과 붙어 있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의 강세도 계속됐다. 마포구(0.11%) 용산구(0.10%) 광진구(0.11%) 양천구(0.08%) 강동구(0.10%) 등의 상승 폭이 커졌다.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134㎡ 입주권은 지난달 28일 36억5289만원(17층)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가인 31억8402만원(18층)보다 5억원 가까이 올랐다.
노원구(-0.03%) 도봉구(-0.02%) 강북구(-0.02%) 등 서울 외곽에선 하락세가 이어졌다. 노원구와 강북구는 지난해 12월 넷째 주(23일 기준) 하락 전환한 후 10주째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주거 여건이 좋은 역세권과 학군지 위주로 상승 계약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수요자, 저평가 지역에 관심 가져야
전문가들은 강남3구 등 입지가 좋은 핵심지역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최근 미국 주식시장, 암호화폐 등의 변동 폭이 커지면서 투자처가 마땅치 않다”며 “강남의 ‘똘똘한 한 채’를 안전자산으로 여기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온기가 시장 전체로 퍼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3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1주일 전보다 0.01% 내렸다. 하락 폭은 지난주(-0.02%)보다 줄었다. 수도권(0.01%→0.02%)은 상승세가 커졌다. 지방(-0.05%→-0.04%)은 내림 폭이 축소됐다.
전셋값도 상승세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0.0%→0.01%)은 이번 주 소폭 상승했다. 서울은 0.03% 올랐다. 수도권 아파트의 갱신청구권 사용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서울 지역에서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비중은 29.5%였지만 4분기 41.9%까지 늘었다. 인천(22.5%→45.1%)과 경기(24.4%→29.0%)도 같은 기간 증가했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금리 인하, 공급 부족 등으로 아파트값이 내려갈 수 있는 계기가 없다”며 “계약갱신청구권이 늘어날 정도로 전셋값이 오르는 만큼 배후시장도 좋아지고 있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내 집 마련 실수요자라면 지역의 공급 여건과 전셋값 추이 등을 고려해 볼 만하다고 했다. 또 지하철역과 학교 등 입지 여건이 좋은 곳을 염두에 두고 기존 아파트를 매수하거나 청약 통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천했다. 김효선 농협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서울의 경우 성동구는 비싼 지역도 있지만 가능성에 비해 덜 오른 곳도 있어 10억원대 초반의 아파트를 고려하는 신혼부부에게 추천한다”며 “성북구는 호재와 정책 변수에 따라 가격이 크게 움직이는 특징이 있어 저가로 매수할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강남권과 접근성이 좋은 경기 성남, 용인, 하남 등 수도권도 좋은 대안이라는 평가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서울이 오르다 보면 강남과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이 따라 오를 수 있다”며 “인프라가 부족하고 재건축 기대가 낮은 서울 외곽보다는 수도권 주요 지역이 더 빨리 움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치적 상황이 가져온 정책 부재와 불확실성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김 수석전문위원은 “정책 리스크 등에 따라 시장이 급변할 수 있다”며 “불안감이 조성되면 다시 침체가 올 수 있어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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