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경에 빠진 日 반도체 희망… “라피더스, 빅테크 수주 난항”

전병수 기자 2025. 3. 1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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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반도체 산업의 부활을 위해 출범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라피더스가 2나노(㎚·1㎚는 10억분의 1m) 공정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매체들은 "라피더스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데이터센터 서버용 반도체 등 주력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며 "빅테크 기업 수주에 어려움이 따르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는 인텔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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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반도체 부활의 상징 ‘라피더스’
AI 반도체 등 글로벌 빅테크 수주 요원
“‘대규모 적자’ 인텔 전철 밟을 수도”
라피더스 로고./연합뉴스

일본 반도체 산업의 부활을 위해 출범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라피더스가 2나노(㎚·1㎚는 10억분의 1m) 공정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첨단 공정 경험의 부재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 물량 수주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라피더스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파운드리 미세 공정에만 주력하는 것이 아니라 어드밴스드 패키징 등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기술력을 다각도로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라피더스는 물량 수주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매체들은 “라피더스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데이터센터 서버용 반도체 등 주력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며 “빅테크 기업 수주에 어려움이 따르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는 인텔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라피더스는 도요타와 소니, 소프트뱅크, 키옥시아 등 일본의 주요 기업들이 공동 출자한 회사로 일본 정부의 지원을 받아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 반도체 공정을 위한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오는 2027년 10월까지 2㎚ 공정을 통해 반도체를 양산하는 것이 라피더스의 계획이다. 라피더스 공장은 신에너지·산업기술개발기구(NEDO)가 관리하고 있으며, 양산 시작 전 정부로부터 시설을 인수할 방침이다. 지난해 일본 정부는 13억달러(약 1조7000억원)의 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다만, 브로드컴을 제외하면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 확보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현재까지 공개된 라피더스의 고객사는 일본 반도체 스타트업 프리퍼드네트웍스(PFN), 대만 유니칩 등이 전부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첨단 파운드리 공정으로 시제품을 생산하고, 양산하는 과정에 최소 수백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필요하다.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는데 원하는 수준의 반도체가 제조되지 않으면 이를 완전히 낭비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파운드리 공정 경험이 없는 라피더스에 주문을 한다는 것 자체가 커다란 모험”이라고 했다.

라피더스가 고객사 확보 및 기술력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대적인 자금을 투입한 상태라 일본 현지에서도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고객사를 확보한 상태에서 2㎚ 생산라인을 건설 중인 TSMC와 달리, 라피더스는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생산 시설을 먼저 마련했다. 문제는 2㎚ 공정은 TSMC와 삼성전자 등도 수율 확보에 난항을 겪을 만큼 난도가 높다는 것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일본 정부가 AI와 반도체 산업 부흥을 위해 수십조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상황에서 생태계의 커다란 축인 파운드리가 흔들리게 되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며 “공정 경험도 부족하고 고객사 확보도 요원하면 어려움이 따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노우에 코우키 일본 기계산업진흥회 수석연구원은 “미세화 공정에 성공하더라도 전력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며 “일본이 우수한 기술력을 확보한 반도체 장비와 소재 기업과 협력할 수 있는 차세대 어드밴스드 패키징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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