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사우디서 열린 종전협상…배경엔 왕세자 '파워브로커' 열망

임화섭 2025. 3. 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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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심으로 진행되는 우크라이나 전쟁 평화협상이 최근 잇달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고 있다.

무함마드 왕세자와 사우디는 푸틴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예전에도 러시아와 서방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해왔다.

우크라니아 전쟁 평화협상 외에도 사우디가 미국과 이란 사이의 핵 협상도 중재하려고 한다는 보도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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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대통령과 무함마드 왕세자 (국영 사우디통신(SPA) AFP=연합뉴스) 2025년 3월 10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소재 왕궁에서 만난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오른쪽 앞쪽) 왕세자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앞쪽) 대통령. [크레딧 표시 필수. AFP PHOTO / SPA] 2025.3.12.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미국 중심으로 진행되는 우크라이나 전쟁 평화협상이 최근 잇달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우크라이나전 개전 3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과 러시아 당국자들이 만나 협상을 벌였고, 11일부터는 미국과 우크라이나 사이에 휴전 조건 논의를 위한 고위급 대화가 열렸다.

여기에는 단순한 자원 부국에서 벗어나서 국제 분쟁을 성공적으로 중재할 수 있는 '글로벌 파워브로커'가 되려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 나라의 실질적 통치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왕세자의 야심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CNN 방송은 11일(현지시간) 무함마드 왕세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각각 맺어 온 친분을 바탕으로 양국간 중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우디 정치평론가 알리 시하비는 "국가 지도자가 트럼프와 푸틴 양측 모두와 이처럼 좋은 개인적 관계를 맺고 있는 곳이 없다고 본다"며 "사우디아라비아로서는 중요한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사우디의 소프트파워를 지역적으로나 세계적으로나 드높인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함마드 왕세자와 사우디에 상당한 호의를 베풀어왔다.

그는 2017년 1기 임기 때와 마찬가지로 2025년 2기 임기의 취임 후 첫 해외방문지로 사우디를 택했다.

또 2018년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 자말 까슈끄지 피살 사건이 사우디의 소행임이 드러나며 국제적으로 따돌림을 당했던 무함마드 왕세자의 편을 들어 주기도 했다.

이런 '은혜'에 보답하려는 듯, 사우디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선거 패배 후 퇴임한 다음에도 수년간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친인척이 운영하는 회사들과 밀접한 사업 협력을 해 왔다.

이 탓에 사우디와 무함마드 왕세자가 트럼프 대통령을 후보 시절부터 '관리'해왔다는 논란도 나온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푸틴 대통령과도 관계가 좋다.

푸틴 역시 까슈끄지 피살 사건 이후 무함마드 왕세자를 지지해줘 사우디의 국제적 고립을 완화시켜줬다.

이에 보은하듯 사우디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에도 러시아와 협력을 계속해왔다.

특히 원유 증산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2년에 요청했을 때는 러시아와 긴밀히 협의해 요청을 거부하기도 했다.

원유나 천연가스 등 원자재가 러시아의 주요 수출 품목이므로, 증산으로 석유 가격이 떨어지면 러시아의 경제에 타격에 불가피하다.

푸틴 대통령은 2023년에 사우디를 방문했으며, 사우디가 주요 개발도상국들의 협력기구인 '브릭스'(BRICS)에 가입하도록 권유하기도 했다.

무함마드 왕세자와 사우디는 푸틴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예전에도 러시아와 서방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해왔다.

우크라니아 전쟁 평화협상 외에도 사우디가 미국과 이란 사이의 핵 협상도 중재하려고 한다는 보도들도 나오고 있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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