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 초고령화 한국'…시니어주택 이젠 늘어날까
불황 겪는 건설사 시공 넘어 투자·운영 관심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진단한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12월23일 기준 노인(65세 이상) 비율은 20%에 도달해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고령화사회(노인 비율 7% 이상) 진입 기준으로 25년 만이다. 일본이 같은 단계를 거치는 데 35년(2007년) 걸린 것보다 10년 빨랐다.
초고령화 사회에 국내 노인 수는 1024만명에 달하지만 이들을 위한 맞춤형 주택은 턱없이 부족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노인복지주택(노인의 생활지도·상담 및 안전관리 등을 제공하는 주거시설), 이른바 시니어 레지던스는 지난 2023년말 기준 9006가구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서울과 경기도에 각각 1944가구, 4485가구로 71.4%가 몰려있다.
디벨로퍼(부동산 개발업자)들은 공급이 부족한 노인복지주택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특히 부유한 노년층 소비자를 겨냥해 의료·돌봄 서비스를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건설사도 노인주거시설 단순 도급을 넘어 직접 운영하는 형태의 사업에도 나설 태세다.
시니어 레지던스, 시공 넘어 투자·운영까지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주거·케어·의료 전문기업인 애스콧, 대교뉴이프, 차움의원, 차헬스케어와 시니어 레지던스 운영 협력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포스코이앤씨는 협약을 통해 시니어 레지던스 운영 노하우를 축적하고 운영 전반에 대한 기획을 담당하는 컨트롤타워 역할까지 맡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서비스 운영 메뉴얼을 구축하고 추진 검토 중인 서울 한남동과 경기도 오산 지역 시니어 레지던스 임대사업 등에 적용할 계획이다. ▷관련기사 : 기업형임대 노리는 포스코이앤씨 '시작은 고령자주택'(3월6일)
현대건설은 이지스자산운용과 손을 잡고 첫 시니어 레지던스를 은평구에 선보인다. 지하 6층~지상14층 214가구 규모이다. 경기 용인 수지구 고기동에서는 892가구의 대형 시니어 레지던스도 계획 중이다. 향후 신한라이프와 손을 잡고 노인복지주택 모델 개발 및 공모사업 추진 등에 나설 계획이다.
롯데건설도 올해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시니어 레지던스 'VL르웨스트'의 준공을 앞두고 있다. 지하 6층~지상 15층, 4개 동, 전용 면적 51~149㎡, 810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그룹 계열사인 롯데호텔이 운영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디벨로퍼 MDM그룹의 경기도 의왕백운밸리 업무복합시설용지에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 스위트'를 짓고 있다. 해당 단지는 세대공존형주거시설을 목표로 하며 전체 1378가구 중 노인복지주택은 536가구다.
GS건설도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있는 1345가구의 시니어주택인 '스프링카운티자이'의 시공을 맡은 경험이 있다. 자회사인 자이에스앤디가 운영 및 관리를 맡고 있다.
디벨로퍼도 시니어 레지던스 개발 확대
디벨로퍼 SK디앤디는 자산관리(AMC) 자회사 디앤디인베스트먼트(이하 DDI)와 함께 시니어 주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워버그핀커스(Warburg Pincus)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3500억원의 에쿼티를 조성한다.
특히 3사는 국내 시니어 주거 개발을 위한 공동 투자 약정을 체결했으며 최대 1조원의 운용 자산 규모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주요 지역에 시니어 주거 개발 및 운영에 전략적으로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서울 서초 방배동 시니어 레지던스 개발 및 운영에 투자한다. 방배동에서 연면적 약 1만㎡ 이상, 12층 규모의 고급 주거 상품 개발을 계획 중이며 내년 초 착공해 2028년 준공 예정이다. 김도현 SK디앤디 대표는 "이 외에도 2개의 프로젝트를 추가로 검토 중"이라며 "워버그 핀커스 플랫폼, 운영 전문성을 결합한 시니어 주거 상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유주거 서비스 브랜드 '맹그로브'를 운영 중인 엠지알브이(MGRV)도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이 은평구에 짓고 있는 시니어 레지던스 개발 사업에도 참여 중으로 향후 운영을 맡는다.
엠지알브이 관계자는 "전 연령대에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시점에서 회사의 코리빙 서비스 노하우를 노인 주거에도 녹여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글로벌도 지난해 서울 송파구에 지하 4층~지상 9층, 총 115가구 규모의 시니어 레지던스 '위례 심포니아'를 공급한 바 있다.
위례 심포니아에는 총 30~40명의 관리 인력이 상주하며 집안일 서비스, 일상생활을 돕는 비서 역할의 컨시어지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더불어 건물 내에 간호사실과 헬스케어실이 있으며 치매예방 활동도 지원한다. ▷관련기사 : '1인 5.6억/230만원' 위례 실버타운, 어떤가요?(2024년6월4일)
신영은 역시 지난해 계열사 에스엘플랫폼(SLP)를 통해 노인복지주택 서비스 브랜드 '노블로 라이프케어'를 선보였다. 해당 브랜드를 앞세워 시니어 주거사업 진출을 꾀하고 있다.
정지수 (jisoo2393@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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