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재건축, 가구당 평균 대지 지분부터 살펴야 합니다 [더 머니이스트-심형석의 부동산정석]

2025. 3. 1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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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사업이 여러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전체 대지 면적에서 가구당 평균 대지 지분이 66.12㎡(20평)을 넘으면 사업성이 우수하다고 평가하며, 49.59㎡(15평) 이상이면 사업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합니다.

가구당 평균 대지 지분이 많은 단지일수록 사업성이 좋을 가능성이 큽니다.

재건축 초기 단계나 조합원의 경제적 여력이 충분치 않은 곳에서는 가구당 평균 대지 지분을 통한 사업성 판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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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수도권의 한 재건축 공사 현장 모습. /사진=김범준 기자


재건축 사업이 여러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공사비입니다. 조합원들 예상 비용보다 분담금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사업성이 떨어지거나 경제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조합원이 많은 곳은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여파로 자재비가 상승하면서 이 문제가 더 심해졌고, 여건에 따라 사업이 완전히 중단되는 경우도 늘었습니다.

재건축이나 재개발은 '사업'입니다.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일이지만, 결국 비용을 관리해 수익을 만들어야 합니다. 사업성을 판단할 때 다양한 지표를 사용하지만, 초기 단계에서는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 용적률이 200% 미만이면 사업성이 좋다고 알려졌지만, 정확한 기준은 아닙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가구당 평균 대지 지분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이는 재건축 단지에서 각 조합원이 가진 대지 지분의 평균값을 말합니다. 전체 대지 면적에서 가구당 평균 대지 지분이 66.12㎡(20평)을 넘으면 사업성이 우수하다고 평가하며, 49.59㎡(15평) 이상이면 사업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합니다.

가구당 평균 대지 지분이 클수록 일반분양 물량이 늘어나고 분양 수익이 증가합니다. 그만큼 조합원 분담금이 줄어드니 사업성이 좋아집니다. 가구당 평균 대지 지분이 많은 단지일수록 사업성이 좋을 가능성이 큽니다. 사업성은 정비사업의 속도도 좌우합니다. 자본이 많이 들어가고 요즘에는 금리도 높기에 사업 속도의 중요성은 예전보다 더 높아졌습니다.

사진=한경DB


가구당 평균 대지 지분은 조합원 간의 갈등도 예측할 수 있게 해줍니다. 대지 지분이 비슷하면 조합원 사이 이해관계 차이가 줄어 갈등이 적어지고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됩니다. 정비사업에서 단일 면적 아파트의 재건축 속도가 빠른 이유도 조합원 사이 갈등이 적기 때문입니다. 또한 가구당 평균 대지 지분을 어느 정도 확보하면 세대 간 대지 지분 차이로 인한 분쟁도 줄일 수 있습니다.

용적률의 경우에는 따져야 할 요소가 많습니다. 용적률이 낮더라도 소형 평형 위주로 구성된 단지라면 가구당 평균 대지 지분이 적기에 일반분양 물량을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자연히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나고 사업 진행에 어려움이 커집니다. 이를 '용적률의 함정'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예를 들어, 노원구 중계동의 한 아파트는 지하철 7호선 중계역 초역세권에 용적률이 193%에 불과합니다. 용적률만 따지면 사업성이 좋은 단지일 것 같지만, 모든 가구가 전용면적 59㎡(25평) 이하로 구성돼 대지 지분이 적습니다. 조합원이 재건축 후 기존보다 작은 집을 받는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전용 59㎡나 전용 84㎡를 요구하면 문제가 생깁니다.

사진=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


전용 84㎡ 아파트를 만들려면 가구당 대지 지분이 44.63㎡(13.5평) 정도 필요합니다. 일반분양 물량을 만들기는커녕, 조합원 분양 물량마저 만들기 어려운 상황에 부닥칠 수 있는 것입니다. 노원구에서 재건축을 추진하는 아파트 상당수에서 조합원 분담금이 5억원 수준인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3.3㎡당 공사비가 평균 1000만원이 든다면, 전용 84㎡ 아파트를 짓는 데 3억원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비용에는 복도나 계단 등 공용 공간에 대한 비용이 빠져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온전한 아파트를 만들려면 더 큰 비용이 들어가고, 그 비용은 예상보다 늘어날 수 있습니다.

예상보다 많은 분담금은 조합원들이 재건축을 포기하게 만듭니다. 재건축 초기 단계나 조합원의 경제적 여력이 충분치 않은 곳에서는 가구당 평균 대지 지분을 통한 사업성 판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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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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