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속 도입 'AI 교과서' 전국이 제각각..."교사 의지·역량이 성패 가른다"
동영상 시청·조별 토론·과제 수행 등 점검
학생 학습 수준 AI가 분석해 교사에게 제공
대구 100% 세종 8% 도입, 시도별 천차만별
"정보의 비판적 수용, 리터러시 교육 필수적"

# 올해 중학생이 된 A군은 영어 수업에서 우물쭈물하기 일쑤다. 남들 앞에 나서는 것이 쑥스러운 A군은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AI Digital Textbook·AIDT)에 탑재된 챗봇(Chatbot)을 상대로 영어 대화를 연습한다. 챗봇은 부정확한 발음을 교정하며 단어 뜻도 알려준다.
# 초등학교 교사 B씨는 학생들이 수학 수업을 잘 따라오는지 궁금한데, AIDT는 문제 정답률과 과제 수행 현황 등을 분석한 통계를 내민다. B씨는 이를 토대로 진도를 조절하고 학생별 맞춤 과제를 내준다. AIDT 자료로 학부모 상담도 가능하다.
곧 AIDT가 도입되는 교실의 긍정적 청사진이다. AIDT는 이달 중순부터 교육 현장에서 본격 활용 예정이지만 이런 기대만큼 시기상조·디지털 과몰입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전국 시도교육청은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하고 교원과 학부모의 반발도 잇따른다.
AI교과서 100% 활용? 교사 의지가 중요

AIDT는 초등학교 3, 4학년과 중고교 1학년 수학·영어·정보 과목에 도입된다. 76종의 AIDT 중 학교가 재량으로 선택하고, 교사와 학생은 디지털기기로 수업한다. 교사는 AIDT로 동영상 시청과 조별 토론, 과제 수행 등을 진행할 수 있고 학생들이 활용하도록 수업자료 업로드도 가능하다. '보조 선생님' 역할을 하는 홈페이지인 셈이다.
지난달 27일 대구시교육청 AIDT 시연을 참관해보니 AIDT는 '맞춤형 수업'에 방점이 찍혔다. 학생들 문제 풀이와 정답률, 학습 행동, 장단점을 분석한 데이터를 교사에게 제공한다. 교사는 AI가 추천한 숙제를 낼 수 있고 학생도 AI가 추천하는 수준별 콘텐츠를 학습할 수 있다.

AIDT에 탑재된 챗봇은 교과서 내용을 토대로 학생들의 질문에 즉각 답변할 수 있다.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내용의 개념이나 원리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방식이다. 다문화 학생 증가 추세를 반영해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 등 다국어 시스템도 갖췄다.
이 같은 AIDT 100% 활용을 위해서는 교사의 의지와 역량이 1순위로 꼽힌다. AI가 모든 걸 대신할 수 없는 만큼 학생 수준을 고려한 교사의 수업 설계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김유경 대구시교육청 장학관은 "교사가 만든 학습자료를 병행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교사 스스로 활용 의지가 있어야 한다"며 "AI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급을 분석해 교사 업무 경감에도 도움이 될 것" 이라고설명했다.
'디지털 과몰입' 우려는 어떻게

일부 교사와 학부모들이 도입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디지털 과몰입이다. 반면 교육 당국은 AIDT와 디지털 과몰입은 별개라는 입장이다. 교사가 화면 모니터링을 통해 '집중학습 모드' 등으로 전환할 수 있고, 수업 형태에 따라 필요한 경우만 사용하는 등 통제 수단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김 장학관은 "수업 시간 내내 디지털기기를 사용한다는 의미가 아니며, 책과 노트가 디지털화된 것"이라며 "AIDT를 디지털기기 사용이라는 단순 등식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임종환 대구시교육청 융합인재과장도 "디지털 대전환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학생들이 최신 흐름에 맞는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며 "AI 윤리와 책임을 강화하는 리터러시(문해력) 교육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당장 신학기인데... 시도별 도입률 천차만별

전국 시도교육청의 AIDT 도입률은 천차만별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평균 AIDT 도입률은 33.4%다. 시도별로는 대구(100%)가 가장 높고 세종(8%)이 가장 낮았다. AIDT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 교과서 선정 정보와 시간표, 학적 처리 등의 작업이 마무리되는 이달 중순 이후부터 본격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활용이 코앞이지만 전교조 등 교원 단체들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AIDT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은 데다 도입 압력까지 있었다고 주장한다. 서울과 인천, 광주 등의 일부 학교들도 교사 연수가 부족했고 기기 보급도 미진하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와 달리 100% 도입을 결정한 대구는 1인 1스마트기기 보급은 물론 교사, 학부모 등 1만6,000여 명 대상 연수도 마쳐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수업 지원과 유지 관리를 위한 홈페이지를 개설했고, 선도 교원 중심 현장지원단을 통해 1대1 맞춤형 컨설팅도 지원할 방침이다.
교육계는 무엇보다 학생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제언한다. AIDT가 학습 효율성 및 흥미를 높이고, 정보의 선택과 판단을 돕도록 리터러시 교육이 필수라는 점도 강조한다. 박점희 바론디지털교육연구소 대표는 "AIDT의 효과적 활용을 위해서는 정보를 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디지털 학습 도구가 단순 보조 수단이 아닌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으로 정착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수원 일가족 4명 사망... “빌려준 3억 못 받아 생활고” | 한국일보
- '예비 부부' 박현호·은가은, 신혼집 구하다가 눈물 "예산은 3억 원" | 한국일보
- 김수현 측 "김새론 15세 때부터 열애? 허위사실" 반박 | 한국일보
- 소유진 "아빠, 30세 차이 나는 엄마와 재혼" 가정사 고백 | 한국일보
- 휘성 유족, 빈소 없이 화장하기로...12일 국과수 부검 | 한국일보
- 삼성 한종희 부회장 연봉은 52억 원... 임원 평균의 8배 | 한국일보
- '추신수 아내' 하원미, 5500평 초대형 미국 저택 언급... "석유 부자가 구매 제안도" | 한국일보
- MZ식 데이트? 무인카페서 불 끄고 영상 시청한 커플... "손배 청구" | 한국일보
- 갑작스럽게 사망한 휘성… 경찰 "국과수 부검 의뢰 예정" | 한국일보
- 尹 따라 하나... 명태균도 법원에 구속취소 청구한다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