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도 트럼프 ‘구조조정’ 칼바람…예산 50% 삭감될 수도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도 마침내 트럼프 행정부의 ‘예산·인력 삭감’ 칼끝에 놓였다. 우주 탐사를 상징하는 나사의 과학 연구, 특히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역량의 약화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1일 악시오스 등 외신 보도들을 보면, 재닛 페트로 나사 국장 대행은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모든 연방기관을 대상으로 삼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인 ‘정부효율부(DOGE) 인력 최적화 계획’에 따라 인력 감축과 조직 개편을 위한 초기 계획을 제출하도록 지시 받았다”며, 이에 따라 “나사의 기술·정책·전략실, 수석 과학자실, 다양성·형평성실의 다양성·형평성·포용성·접근성(DEIA) 부서를 폐쇄하고 인력을 감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감축은 나사의 수석 과학자인 캐서린 캘빈을 포함해 직원 20여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월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국립보건원(NIH), 해양대기청(NOAA) 등 여러 연방 과학·연구기관에 보조금을 끊고 예산·인력을 삭감하고 있는데, 이것이 나사에서도 본격화된 것이다. 이중 ‘수석 과학자실 폐쇄’는 바이든 행정부 때 임명된 캘빈을 솎아내기 위한 조처라는 풀이가 나온다. 2022년 1월 수석 과학자 겸 수석 기후고문으로 임명된 캘빈은 나사의 과학 프로그램과 전략, 투자 등에 대해 나사 수뇌부에 조언하고, 특히 기후변화 관련 과학·기술·인프라에 대해 자문하는 구실을 해왔다. 이번 구조조정은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와 연관되어 있는 셈이다.

‘다양성·형평성·포용성·접근성 부서 폐쇄’ 역시 전임 바이든 정부가 주력했던 진보적 정책을 뒤집는 조처다. 나사는 앞으로 몇 년 안에 달에 최초의 여성·유색인종 우주비행사를 착륙시킨다는 ‘아르테미스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이것이 향후 어떻게 진행될지도 주목된다. 함께 폐쇄가 예고된 기술·정책·전략실은 2021년 국장 직속으로 설립된 조직으로, 나사의 전반적인 방향성과 목표 설정을 위해 수석 기술자, 수석 경제학자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일하고 있다.
일각에선 트럼프 행정부의 구조조정으로 나사의 예산이 50%까지도 삭감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사를 이끌 차기 국장으로 우주비행 사업을 펴고 있는 ‘억만장자’ 재러드 아이작먼을 지명해둔 상태다. 아이작먼은 정부효율부를 맡은 일론 머스크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나사의 이 같은 구조조정으로 기후변화와 우주 탐사를 포괄하는 미국의 과학 연구가 전반적으로 크게 후퇴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미국 하버드 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천체물리학자 그랜트 트렘블레이는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에 올린 글에서 “나사의 구조조정이 시작됐고, 앞으로 단행될 삭감 규모가 너무 커서 1년 안에 나사의 존재를 알아볼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러한 삭감 중 상당수는 되돌릴 수 없을 것이며, 재와 잔해 더미에서 위대한 것을 만들긴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일 우주 분야 국제비영리기구인 ‘플래니터리 소사이어티’는 나사의 예산이 2026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50% 삭감될 수 있다는 보도에 대해 “이러한 대폭적인 예산 삭감이 현실화되면 미국의 우주 과학과 탐사 분야의 멸종과 다름없게 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연방 과학·연구기관에 대한 구조조정에 과학계·시민사회는 거리 집회 등으로도 반발하고 있다. 지난 7일 워싱턴디시 등 미국 전역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 과학연구기관 구조조정에 항의하는 ‘과학을 위해 일어서라’(Stand Up for Science) 제목의 집회가 열렸다. 여기에 참여한 과학계·시민사회는 트럼프 행정부의 과학 인력 감축과 연구 지출 삭감 조처 등에 항의하고, 과학 연구 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과학 분야의 다양성·형평성·포용성·접근성 정책 복원 등을 촉구했다. 지난 1기 트럼프 행정부 때에도 과학자들은 대대적인 항의 집회를 벌인 바 있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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