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는 의식이 있을까…과학자들 "임신 후기 생길 것"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과학자들은 사람이 언제부터 세상을 인식하는 '의식'이 생길지 탐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진행된 연구를 종합했을 때 출생 전 의식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신 후기에 태아의 의식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과학자들이 가장 많았다는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 임신 24주부터 출생 전 의식을 갖기 시작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과학자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된 만큼 낙태 시기를 결정하기 위해서도 의식에 대한 연구는 중요한 상황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사람이 언제부터 세상을 인식하는 ‘의식’이 생길지 탐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진행된 연구를 종합했을 때 출생 전 의식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보도에 따르면 2월 28일에서 3월 1일 미국 뉴욕대가 후원하는 ‘유아의식학회’가 열렸다. 이날 학회에 참석한 과학자들은 인간의 의식이 시작되는 시점에 대한 탐구 내용을 공유했다.
태아나 신생아는 자신의 경험을 공유할 수 없기 때문에 의식이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다. 과학자들은 뇌 연구를 통해 태아와 신생아의 의식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학회에 참석한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신체로부터 감각 및 운동 정보를 수신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뇌 영역인 ‘시상’과 정보를 처리하는 ‘피질’ 사이의 연결 부위가 의식 형성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태아 뇌 연구에 따르면 시상과 피질 연결은 임신 24주경 이뤄진다.
다만 시상과 피질 연결이 형성될 때 실질적으로 의식이 형성되는지 불분명하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의식과 관련된 뇌의 활성화도 살펴보고 있다. 영국 뇌 연구 프로젝트인 ‘인간 커넥톰 개발 프로젝트’ 연구자들은 신생아의 뇌를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촬영해 의식 관련 징후를 발견했다.
휴식을 취할 때 활성화되는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가 작동될 때 외부 세계를 처리하는 데 관여하는 ‘배후 집중 네트워크’ 및 ‘실행 제어 네트워크’는 억제된다는 점이 확인됐다. 임신 37주 이후 태어난 신생아와 미숙아로 태어났지만 37주를 넘긴 아기는 모두 3가지 뇌 네트워크 관련 패턴이 확인됐다. 반면 32~37주 사이 미숙아에서는 해당 네트워크 작동이 감지되지 않았다.
다만 37주 전 태어난 미숙아의 뇌를 스캔한 결과에서 인근 뇌 영역끼리 조밀한 신경 연결을 형성하고 거리가 먼 뇌 영역 사이에는 성긴 연결이 형성되는 소규모 연결 구조가 감지돼 37주 전 의식 형성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번 회의에서 발표된 연구자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연구자의 47%는 임신 24주부터 출생 전 사이에 의식이 형성된다고 답했다. 임신 후기에 태아의 의식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과학자들이 가장 많았다는 것이다.
다만 태아의 의식은 성인의 의식과 성격이 다를 것으로 추정된다. 기본적인 감각에 기반한 의식은 있을 수 있지만 스스로를 인식하는 등 고차원적이고 복잡한 의식을 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사람이 의식을 형성하는 시기를 연구하는 이유는 미숙아 돌봄, 낙태 시점 등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조산아로 태어난 아기가 이미 의식이 형성된 상태라면 치료를 받을 때 통증을 인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고려한 맞춤 치료가 제공돼야 한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신생아는 통증 신호를 전달할 만큼 뇌가 발달하지 않았다고 보았기 때문에 치료 시 마취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 국내에서 낙태는 임신 14주 이내 가능하다. 사회적, 경제적 사유 등이 있을 땐 임신 24주 내 낙태를 할 수 있다. 이번 회의에서 임신 24주부터 출생 전 의식을 갖기 시작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과학자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된 만큼 낙태 시기를 결정하기 위해서도 의식에 대한 연구는 중요한 상황이다.
클라우디아 파소스-페레이 뉴욕대 생명윤리학과 교수는 이날 학회에서 “의식이 생기는 시점을 연구하는 것은 미숙아 돌봄, 낙태와 같은 도덕적 함의 등과 연관이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