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도바 에너지 산업 현대화”… ‘라틴 맹주’ 자처한 프랑스
“러시아, 몰도바 내정 간섭 시도 관둬야”
프랑스가 러시아의 몰도바 내정 간섭 시도를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우크라이나와 루마니아 사이에 끼어 있는 몰도바는 과거 소련(현 러시아)을 구성했던 15개 공화국 중 하나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로부터 안보를 위협받고 있다. 옛 소련 구성국 중 유일한 라틴계 국가인 몰도바는 ‘라틴의 맹주’를 자처하는 프랑스와 오랫동안 가깝게 지내 왔다.

이는 지난해 11월 몰도바 대통령 선거에서 친(親)서방, 친유럽연합(EU) 노선을 표방한 산두의 재선을 막기 위해 러시아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 공간에서 가짜뉴스를 유포했다는 대선 개입 의혹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의 노골적인 공작에도 불구하고 산두는 유권자 과반의 지지로 재집권에 성공했다. 산두는 “오늘날의 세계에서는 진실이 안보만큼 중요하다”며 “양국이 가짜뉴스와 싸우기 위해 서로 힘을 합치기로 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국토 면적은 우리나라 경상북도와 경상남도를 합친 정도이고 인구는 250만명에 불과한 몰도바는 1991년 소련 해체와 더불어 독립국이 된 뒤에도 에너지를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의존해왔다. 그런데 올해 1월 러시아는 몰도바에 대한 가스 공급을 전격 중단했다. 이는 러시아에 비판적 입장을 취해 온 산두의 대통령 재선에 항의하는 차원의 조치로 분석됐다.

몰도바는 독립 직후부터 친러시아 성향 주민들이 정부에 반감을 드러내며 국민 통합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심지어 일부는 “몰도바와 결별하고 새로운 독립 국가를 건설하자”는 주장까지 펴고 있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몰도바의 위기감은 더욱 고조됐다. 우크라이나가 무너지면 러시아의 다음 먹잇감은 몰도바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몰도바는 우크라이나와 마찬가지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도, EU 회원국도 아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진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크레믈궁 보좌관은 지난 1월 언론 인터뷰에서 몰도바를 지목해 “나라의 존재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이웃나라 루마니아와 더불어 라틴계 국가인 몰도바는 언어도 루마니아어가 공용어다. 두 나라 모두 ‘라틴의 맹주’를 자처하는 프랑스에 민족적 동질감을 느끼며, 프랑스어권 국가 공동체인 프랑코포니’(Francophonie) 정회원국이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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