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간 제주 지킨 '응급의료 최후의 보루'…한라병원 가보니[르포]

제주=홍효진 기자 2025. 3. 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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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 2차지역병원 활성화-제주
①제주한라병원
권역응급-외상-닥터헬기 '응급의료 3축' 체계 구축
제주 '거점병원' 역할…"항공이송으로 '골든타임' 확보"
난 6일 제주도 제주시에 위치한 제주한라병원 외관. /사진=홍효진 기자


제주 최초의 종합병원 제주한라병원(이하 한라병원)은 도내 응급의료 '최후의 보루'다. 41년간 주민 곁을 지켜온 이곳은 2011년과 2016년 각각 권역응급센터와 권역외상센터로 지정된 뒤 2022년엔 닥터헬기 운영을 시작, 응급의료 '3축 체계'를 구축했다. 김성수 한라병원 이사장은 지난 6일 병원 현장을 방문한 취재진에게 "항공이송체계를 통한 중증응급환자 골든타임 확보 중"이라며 "예방가능 사망률이 지난해 5.97%로 선진국 수준을 보였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예방가능 사망률은 외상으로 인한 사망자 중 적절한 시간 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다면 사망을 막을 수 있었던 가능성으로, 선진국 기준은 10% 미만이다.

한라병원은 '응급의료부원장' 조직을 별도로 신설해 그 아래 권역외상센터와 권역응급의료센터, 항공의료센터를 두고 있다. 제주 맞춤형 이송지침 개발을 주도하는 한편, 의정갈등이 본격화된 지난해 3월부터 현재까지 도내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당직근무 현황(28개 중증응급질환·12개 중등증응급질환)을 조사해 도 전체에 공유하며 '거점 병원'로 기능 중이다. 지난해 한 해 동안 1064명의 환자가 한라병원 권역응급의료·외상센터로 전원됐다. 김원 응급의료부원장은 "서귀포 등과 중증환자 종결치료 원격 협진을 진행하며 2015년부터 약 1000건의 관련 업무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의료공백 사태 이후에도 한라병원엔 응급의학과·흉부외과·소아외과 등에서 22명의 신규 전문의가 충원됐다. 김 이사장은 인력 충원 배경으로 "동기부여"를 언급하며 "심장·흉부·뇌 등 관련 과와 응급의료센터가 연계적으로 움직이며 의사 역할을 백업할 환경이 이미 만들어져 있었다. 필요한 과는 수익성과 무관하게 과감히 지원한단 병원 재단의 방향성도 잘 맞았다"고 말했다.

위)지난 6일 제주도 제주시 제주한라병원 권역외상센터 입구. /사진=홍효진 기자
혈관조영실(촬영실) 모습. 혈관조영실은 하이브리드센터로 구성돼 혈관 시술과 촬영이 가능하며 필요 시 바로 시술이 가능하도록 시설을 완비한 상태다. /사진=홍효진 기자


권오상 권역외상센터장은 "응급의료부원장 체계 신설은 응급에 중요한 센터들이 유기적으로 돌아가도록 통합·운영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2020~2024년 연간 2000여명의 외상환자를 봐왔고, 손상중증도점수(ISS) 15점을 초과하는 중증외상환자의 경우 매년 약 300명씩 치료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주권역외상센터는 권역 내 중증외상환자의 높은 수용률을 유지 중으로 권역 내 중증외상환자 책임진료율이 100%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2023년 전국 처음으로 해양 중증외상 의료팀을 가동한 한라병원은 지난해 12월엔 전국 최초의 '닥터+소방+해경+경찰헬기'(4 WINGS)의 지역통합 항공이송체계를 구축, 주야간 24시간 365일 중증응급 외상환자 대응 시스템을 마련했다. 조현민 한라의료재단 지역의료선진화추진본부장은 "4 WINGS 기반의 제주 이동형 응급진료병원 시스템(J-MESH) 구축도 해군과 협의 중"이라며 "평상시의 중증·외상 환자는 물론 대형 재난·재해·국가비상사태 상황에서도 안전한 환자 이송·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난 6일 김성수 제주한라병원 이사장이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보건복지부


이날 현장에선 지역 완결형 필수의료 체계 관련 정부를 향한 제언도 이어졌다. 권 센터장은 "국내 권역외상센터는 총 17개로, 현재 상대평가로 등급이 나눠지고 이에 따라 정부 지원금 등에서 차이가 있다"며 "권역별 외상환자 발생 현황은 인구수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 지금처럼 단순 중증외상 입원 환자 수로 각 외상센터를 평가하는 것은 부적합하다. 수용률과 책임진료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포괄 2차 지역병원 활성화 방안과 관련해선 "뚜렷한 기준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이사장은 "포괄 2차병원으로 지정될 수 있는 공식 기준이 아직 없다"며 "정부에서 관련 기준을 명확히 확립해야 한다. 예컨대 상종 역할을 할 수 있는 병원을 기준으로 제시한다면 (병원 기능 등 평가 시) 상종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평가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제언했다.

김 이사장은 "우리 병원 목표는 상종 수준에 준하는 병원이 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의료인력이 제주 등 의료 취약지로 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동기부여 정책이 필요하다. 젊은 인력의 유입과 함께 (제주를) 떠났던 의사들도 다시 돌아와 국민 보건의료에 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주=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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