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기 참으라는 트럼프…"침체 위험 커졌다"는 경제학자들

윤세미 기자 2025. 3. 1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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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까? 최근 시장을 사로잡은 질문이다. 최근 미국 경제 지표에선 소비 심리가 악화하고 고용이 전망치를 하회하는 등 경고등이 깜빡인다. 시장도 요동쳤다. 미국 증시에선 지난달 고점 대비 5800조원 넘는 돈이 증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관세 등의 경제 정책 추진 과정에서 미국 경제가 일시적으로 흔들리는 과도기에 있단 입장이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극단적 정책이 침체 위험을 높인다고 경고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BBNews=뉴스1
관세가 결국엔 경제 살린다?…전문가들은 '글쎄'
트럼프 정부는 관세 등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경제적 충격을 어느 정도 감내할 수 있단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정책이 시행되는 과정에서 시장과 경제가 '과도기'를 거칠 순 있지만 장기적으론 미국 경제에 득이 되리란 판단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해 "과도기에 있다"며 "나라를 강하게 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기존 정책을 밀어붙이겠단 뜻을 시사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역시 NBC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방법으로 우리 경제를 성장시킬 것이다. (관세 영향으로) 외국 상품은 더 비싸지겠지만 미국산은 저렴해질 것"이라며 긍정적 측면을 강조했다. 관세를 피하기 위해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해 미국에서 물건을 생산하면 미국 내 제조업이 다시 부흥하고 가격도 안정되리란 논리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전문가들은 관세가 수입 물가를 끌어올려 소비가 위축되고 기업들은 생산과 투자에 소극적이 될 것이라고 본다. 상대국이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 기업들의 고통은 커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연방 공무원 대규모 해고 역시 가계 소비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런 흐름은 장기적으로 성장 둔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골드만삭스의 얀 해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당초 예상보다 공격적인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기업 투자를 지연시키는 동시에 인플레이션 상승과 금리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관세 효과로 미국산 제품이 저렴해질 것이란 현 정부 장관의 기대와 달리 관세가 미국산 제품 가격을 높인 사례는 트럼프 1기에서도 찾을 수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에 따르면 2018~2021년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외국 철강에 평균 24% 관세를 부과했을 때 미국산 철강은 생산이 2% 증가하고 가격 역시 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JP모간 "올해 미국 침체 가능성 30%→40%"
전문가들은 당장 미국 경제가 침체를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면서도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거나 침체 위험을 높여 잡는 등 비관론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지난주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미국 성장률 추적 모델은 올해 1분기 성장률이 -2.4%를 가리킬 것으로 추정했다. 통상경제가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때 침체로 간주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JP모간은 10일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종전 30%에서 40%로 상향 조정하고 "극단적인 미국 정책으로 인해 올해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실질적인 위험이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7일 보고서에서 12개월 안에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위험을 15%에서 20%로 높여 잡았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지표 악화를 지켜보면서도 "정책을 고수한다면" 침체 전망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골드만삭스는 10일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4%에서 1.7%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주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1.5%, 내년 1.2%로 각각 내려 잡았다. 또 미국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이 올해 12월 전년 대비 2.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며 연말까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베렌버그은행의 홀거 슈미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0일 CNBC 인터뷰에서 "아직은 미국의 경기 침체에 관해 얘기할 때가 아니다"라면서도 "(시장) 혼란의 주범은 트럼프다. 오락가락 관세 정책은 관세가 경제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걸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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