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로 美 다녀왔는데…눈물의 28세 투수 2군行, 66세 노장도 안타깝다 "연습 정말 많이 했는데"
[마이데일리 = 인천 이정원 기자] "연습 많이 했는데."
한화 이글스를 이끄는 김경문 감독은 아쉬움이 크다.
김경문 감독은 10일 SSG 랜더스와 경기를 가지기 전에 취재진에게 이상규의 2군행 소식을 전했다. 이유가 있다. 이상규는 지난 9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 선발로 나왔으나 2⅓이닝 6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부진했다.
아직 100%가 아닌 문동주의 대체자로 5선발 로테이션을 기대했지만, 난조를 보이며 아쉬움을 남겼다.
김경문 감독은 "아쉽다. 연습도 많이 하고, 준비도 많이 했는데 너무 잘하려고 하다 보니까"라며 "경기 끝나고 생각 좀 정리하길 바라는 마음에 2군으로 보냈다. 2군에 가서 생각을 좀 정리했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토록 안타까워한 이유는 이상규가 그 누구보다 노력하고, 야구에 진심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2023시즌이 끝난 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화 유니폼을 입은 이상규는 지난 시즌 21경기(32이닝) 1승 4패 평균자책 5.63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8월 2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1553일 만에 리그에서 승리를 챙겼다. 한화 이적 후 첫 승. 이때 이상규는 방송 인터뷰 도중에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많은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바 있다.
비시즌에는 더 성장하고자 사비를 탈탈 털어 미국 트레드 애스래틱스에서 훈련에 임하며 의욕을 보였다. 그래서 김경문 감독도 이상규에게 5선발 기회를 줬다. 9일 경기 전에도 "내심 잘 던져줘 주길 바란다.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 지금까지는 마운드에서 다 안 나오고 있다. 지금 보여준 게 다가 아니다. 그래서 믿는다는 말을 더 많이 하려고 한다. 상규가 자기 모습을 보여주면 우리 마운드는 더 단단해질 것이다"라고 기대했는데, 아쉽게도 호투를 보여주지 못했다.
김경문 감독은 "마무리 훈련, 스프링캠프 때 정말 연습을 많이 한 선수다. 나는 상규의 노력을 인정한다. 그러나 시범경기 전에도 내용이 좋지 않았고, 지금은 자신을 한 번 되돌아볼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기대했던 이상규의 부진은 아쉽지만, 빨리 대체자를 생각해야 했다. 김경문 감독은 9일 이상규 뒤를 이어 올라온 조동욱에게 기회를 줘보고자 한다. 당시 조동욱은 2⅔이닝을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조동욱은 2024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1순위로 한화 지명을 받았으며, 지난 시즌 21경기(41이닝) 1승 2패 평균자책 6.37을 기록했다. 선발로는 8경기 등판 경험이 있다. 1승이 선발로 나와 거둔 승리로, 지난해 5월 12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6이닝 3피안타 1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김경문 감독은 "이상규 뒤를 이어 나온 조동욱이 잘 던졌다. 괜찮은 모습을 보였다. 본인이 준비를 잘했다. 스피드도 140km 이상 꾸준히 나오고, 떨어지지 않는다. 다음 카드로 생각 중이다"라고 기대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