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승선 '0명', 땅에 떨어진 전북의 위상과 자존심 '이것이 현실이다'

이성필 기자 2025. 3. 11.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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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현대는 축구대표팀의 3월 A매치 명단에 그 누구도 들어가지 못했다. 4~5명은 기본으로 들어갔던 과거의 영광은 사라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
▲ 전북 현대는 축구대표팀의 3월 A매치 명단에 그 누구도 들어가지 못했다. 4~5명은 기본으로 들어갔던 과거의 영광은 사라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
▲ 전북 현대는 축구대표팀의 3월 A매치 명단에 그 누구도 들어가지 못했다. 4~5명은 기본으로 들어갔던 과거의 영광은 사라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가서 겨우 잔류에 성공한 전북 현대는 올 시즌을 앞두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다수 팀을 지휘했던 거스 포옛을 선임했다.

A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도 있었던 포옛이 사단을 이끌고 전북을 택한 것은 분명 놀라운 일이었다. 동시에 난맥상을 보였던 지난 시즌의 선수단 불균형과 경기력 저하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고민과도 마주했다.

시즌 개막 후 전북은 아직 개선되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포트FC(태국)과의 2024-25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2(ACL2) 16강 1, 2차전과 그사이에 치른 김천 상무와의 K리그1 개막전은 승리로 반전의 실마리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광주FC에 끌려다니는 경기를 하며 2-2로 비겼고 이어진 울산 HD전에서는 미드필드에서 제압당하며 0-1로 패했다. 과거의 전북은 전력이 비슷한 팀과의 경기는 반드시 승리하며 상대를 누르는 위용을 자랑했다.

현재의 전북은 그런 모습이 안 보인다. 이어진 시드니FC와의 ACL2 8강 1차전은 그라운드 잔디 상태 문제로 전주월드컵경기장이 아닌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중립 경기로 치렀지만, 시드니처럼 장거리 이동 문제도 없었고 체력적으로 유리했지만, 수비 부실을 노출하며 0-2로 졌다.

13일 원정 2차전에서 과거 '역전의 명수' 기질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도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시드니전 직후 9일 전주성에서 치른 강원FC전에서 종료 시점에 김경민에게 극장골을 내주며 0-1로 패하는 결과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정경호 강원 감독은 "(과거) 전주성은 분위기에 압도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것이 없다. 지난해에 한 번도 지지 않아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라며 전북 선수들이 들으면 굴욕적인 승리 소감도 전했다.

포옛 감독의 전략, 전술보다는 선수들이 정신을 다잡고 바뀔 필요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전북은 김상식 감독 사임 이후 포옛 부임 사이에 선수단 내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 효율을 이유로 B팀(현 N팀)과 1군이 철저하게 분리됐다.

전북의 살아 있는 전설이자 프랜차이즈 스타인 최철순은 지난해 N팀의 현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N팀에 있었던 그는 "1군과 훈련도 할 수 없고 서로 무엇을 하는지도 몰랐다. 선수단이 과거의 조직력이나 끈끈함이 잘 느껴지지 않았다. 어쩌다 이렇게 팀이 흐트러지게 됐는지 안타깝더라"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런 최철순은 500경기째를 뛰며 팬들의 존중과 사랑을 확인했다.

▲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1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7-8차전 오만, 요르단전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 나섰다. ⓒ연합뉴스
▲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1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7-8차전 오만, 요르단전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 나섰다. ⓒ연합뉴스

과거 이동국이라는 구심점에 '철인' 최철순이 본보기로 버텼던 응집력이 포옛 체제에서 발휘되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누군가가 싫은 소리 들을 각오로 뭉치기 위한 중심 역할을 해줘야 전북 특유의 닥공도 폭발할 수 있다.

전북이 아직 정상권으로 가려면 멀다는 것은 10일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발표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조별리그 B조 7-8차전 오만, 요르단전 명단 발표에서도 드러난다.

28명 중 전북 소속은 한 명도 없다. K리거는 골키퍼 3명, 필드 플레이어 6명이 뽑혔다. 군팀인 김천 상무는 골키퍼 김동헌, 수비수 박승욱, 조현택, 미드필더 이동경까지 무려 4명이 선발됐다. 대전 하나시티즌 2명(이창근, 주민규), 대구FC 1명(황재원), 울산 1명(조현우), 포항 스틸러스 1명(이태석)이 뽑혔다. 김동헌의 이전 소속팀은 인천 유나이티드, 박승욱은 포항 스틸러스, 조현택과 이동경은 울산이다.

과거 대표팀을 선발하며 4~5명은 기본으로 불려 갔던 전북의 현주소는 대표팀을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해 3월에는 송민규, 김진수(FC서울), 박진섭, 6월 김진수, 9월 김준홍(D.C 유나이티드), 10월에도 김준홍이 대표팀에 있었다. 엄지성과 황희찬이 요르단전 부상으로 이탈한 뒤 이승우, 문선민(FC서울)이 대체 발탁 됐다. 11월에는 한 명도 없었다.

대표팀 발탁 선수를 배출하는 것이 팀의 경기력과 성적을 모두 반영하는 것은 아니고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의 비중이 커진 측면도 있고 포지션 상관 관계도 확인해야 하지만, 적어도 전북의 경기력이나 분위기 등 현실이 아직은 녹록지 않음을 확인하는 지표와 같다고 봐도 무방하다.

홍 감독의 발언도 주목해 볼 부분이 있다. 그는 K리그의 개막 시기가 빨라지면서 선수들의 컨디션이나 경기력이 아직 올라오지 않은 부분을 이해한다면서도 "많은 시간 (K리그를) 관찰했지만, 작년보다 조금 달라진 모습이 있더라. 불필요한 행동, 볼 터치 등이 있더라. 대표팀에 들어오고 자신감이 있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몇몇 선수는 부정적인 모습을 선수가 보여주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경기력도 그렇고 최고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모습이 있지 않았나 싶다. 물론 더 정확히 보여주면 우리 머릿속에 있다. 축구에 불필요한 자기 알리기가 있다. 그런 부분은 개선이 된다면 언제라도 대표팀에 올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소위 대표팀 타이틀을 달아봤으니 '겉멋' 부리지 말라는 소리로 들어도 이상하지 않다.

분골쇄신, 헌신, 희생 등으로 대표되는 '하나의 팀'으로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포옛이 왔어도 반전이 어려울 수도 있고 월드컵 본선에 갈 경우 전북 선수 없는 대표팀을 볼 수도 있다.

분명, 2025년의 봄은 흐트러진 정신을 깨우고 땅에 떨어져 보이지 않는, 상대를 죽기 전까지 압박하고 쓰러트리던 '전북 정신'이라는 씨앗을 찾아 개화해야 하는 시기다.

◆축구대표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7-8차전 오만-요르단전 명단 (28명)

▲골키퍼= 조현우(울산HD), 김동헌(김천 상무), 이창근(대전 하나시티즌)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 조유민(샤르자), 정승현(알 와슬), 이태석(포항 스틸러스), 박승욱, 조현택(이상 김천 상무), 황재원(대구FC), 권경원(코르파칸클럽)

▲미드필더= 박용우(알 아인), 백승호(버밍엄시티), 원두재(코르파칸 클럽), 이재성(마인츠05), 황희찬(울버햄턴), 이동경(김천 상무), 배준호(스토크시티), 엄지성(스완지시티), 이강인(파리생제르맹),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양현준(셀틱), 양민혁(퀸즈 파크 레인저스), 황인범(페예노르트)

▲공격수= 주민규(대전 하나시티즌), 오세훈(마치다 젤비아), 오현규(헹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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