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긴장할 수 있게" 美·日 캠프 불참 증명…김진성이 40대에도 '필승조' 맡을 수 있는 이유 [MD부산]

부산 = 박승환 기자 2025. 3. 11.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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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김진성./부산 = 박승환 기자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선수 생명을 더 연장하기 위해선 해야 한다"

LG 트윈스 김진성은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 맞대결에 구원 등판해 1⅔이닝 동안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김진성의 퍼펙트한 투구는 LG 입장에선 매우 반가운 투구였다. 시범경기가 개막한지 며칠 되지 않았지만, 이 기간 동안 불펜 투수들이 내내 아쉬운 모습을 보였고, 특히 김진성은 올해 1차 미국 애리조나, 2차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하지 않고, 2군 선수들과 국내에서 홀로 몸을 만들었던 만큼 염경엽 감독과 코칭스태프 입장에서 김진성의 기량을 처음으로 확인하는 순간이었던 까닭이다. 그리고 김진성이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김진성이 마운드에 오른 것은 7-2로 LG가 크게 앞선 6회말이었다. 이우찬이 박승욱에게 볼넷, 전민재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만들어진 2사 1, 2루에서 김진성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6회초 공격에서 무려 7점을 뽑아냈지만, 추가로 점수를 내준다면 롯데 쪽으로 분위기를 넘겨줄 수 있었던 위기. 김진성은 마운드에 올라 이날 '멀티히트'를 기록한 정보근을 상대로 6구 승부를 펼친 끝에 142km 직구로 삼진을 뽑아내며 실점 없이 위기를 탈출했다.

그리고 김진성은 7회에도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냈고, 군더더기 없는 투구를 이어갔다. 김진성은 첫 타자 장두성을 상대로 7구 승부를 통해 141km 직구로 두 번째 삼진을 솎아내더니, 이어 나온 조세진에게는 0B-2S에서 127km 포크볼을 떨어뜨리며 세 타자 연속 삼진을 기록했다. 흐름을 탄 김진성은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최항에게는 직구만 세 개를 연거푸 던져 땅볼로 아웃카운트를 만들어 1⅔이닝 무실점을 마크했다.

2024년 6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LG의 경기. LG 김진성이 7회초 구원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마이데일리
1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LG트윈스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 LG 김진성이 9회초 2사만루서 교체되고 있다./마이데일리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김진성은 "2군에서 작년 겨울부터 김경태 코치님과 준비했던 것이 있어서, 그거 대로 훈련을 집중적으로 했더니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조금 더 잘해야 지금까지 노력한 게 보람도 있고, 코치님께서도 지도해 주신 부분에서도 보람이 있기 때문이다. 일단 나빠지지는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올해 시범경기 첫 등판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이어 김진성은 근황도 함께 전했다. 국내에서 어떻게 시즌을 준비했을까. 그는 '국내에 남은 게 본인 결정 아닌가'라는 말에 "내 결정이다"라며 "내 자신에게 경각심과 긴장감을 주고 싶었다. '1군 선수들과 경쟁해야 이겨야 된다'는 생각을 통해 내가 긴장할 수 있게 만들어주고 싶었다. '자동적으로 1군에 합류하겠지'가 아니다. 잘해야 합류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2군 선수들의 훈련량, 연습량이 더 많기 때문에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2군 캠프가 더 수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40세인 김진성은 사실 언제 구단에서 방출 통보를 받아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다. 이를 가장 잘 아는 것은 김진성 본인.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든 더 오래 생활을 하기 위해서 스스로에게 긴장감을 심어주는 등 2군 캠프에서 몸을 만들기로 결정한 것은 채찍질을 한 셈이었다.

김진성은 "나는 야구를 하면서 스스로에게 당근을 준 적이 없다. 편히 야구를 한 적이 한 번도 없어서 항상 긴장하고 있다. 2군 캠프에서는 주로 섀도 피칭을 많이 했다. 그리고 삼각대까지 사서 매일 영상을 찍어서 코치님과 상의하고, 방에서도 훈련을 하고 그랬다. 노력한 것이 몇십 시간이라면, 이후 약 30~1시간 정도 좋아지는 것 같다. 그걸 느끼기 위해서 반복 훈련을 엄청나게 했다"고 말했다.

LG 트윈스 김진성./부산 = 박승환 기자
2024년 4월 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KT-LG의 경기. LG 김진성이 9회초 구원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마이데일리

지금의 실력이라면 1군이 보장 돼 있지만, 김진성은 안주하지 않았다. 이날 첫 등판도 상당히 긴장을 했었다고. 그는 "오늘 긴장을 많이 했다. 좋아진 모습을 보여줘야 되기 때문이다. 감독, 코치님들은 나를 한 번도 못 보지 않았나. 그래서 이미지 트레이닝도 많이 했다. 베테랑들은 못 하면 안 된다. 후배들과 경쟁에서 도태되고, 비슷하면 어린 선수를 쓰는 게 맞기 때문이다. 결국 나도 경쟁을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진성은 2023시즌이 끝난 뒤에도 허리 부상으로 국내에서 몸을 만들었고, 지난해 71경기에서 3승 3패 27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했다. 그리고 올해도 변함없이 국내에서 훈련을 했고, 그 성과는 10일 경기를 통해 증명했다. 무조건 해외 전지훈련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 김진성은 "절박한 마음에 살기 위해서 발버둥을 치면 한두 계단씩 올라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4년 5~60억 계약을 했다면 야구를 편하게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언제라도 그만둘 수 있는 나이다. 선수 생명을 더 연장하기 위해선 그렇게 해야 한다"라고 말한 김진성. 40세에도 한 구단의 '필승조'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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