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km 공략했는데 마이너행 검토라니…김혜성 도쿄행이 문제 아니다, 다저스 대체 왜?
[OSEN=이상학 기자] LA 다저스 김혜성(26)이 조금씩 강속구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도쿄 개막전 제외는 물론 마이너리그행이 검토될 정도로 향후 김혜성의 활용법을 두고 다저스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김혜성은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애슬레틱스와의 시범경기에 6회초 유격수 대수비로 교체 출장, 1타수 1안타 2타점 1볼넷으로 멀티 출루 활약을 했다.
최근 6경기 중 5경기에서 선발 제외된 뒤 경기 중후반 교체 출장 중인 김혜성은 제한된 기회 속에서 타격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 타격폼 변경에 따라 시행착오는 불가피한데 많은 타석이 주어지지 않아 더 큰 압박감을 받는 상황이다.
하지만 김혜성은 10일 애슬레틱스전에서 강속구 대응력을 보여줬다. 7회 2사 만루에서 우완 미첼 오타네즈 상대로 1B-2S 불리한 카운트에서 4~5구 연속 파울 커트를 했다. 각각 시속 97.2마일(156.4km), 96.4마일(155.1km) 강속구였지만 파울로 걷어낸 뒤 6구째 몸쪽 슬라이더를 골라낸 김혜성은 7구째 몸쪽 높게 들어온 시속 97.1마일(156.3km)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쳤다.
살짝 먹힌 타구였지만 김혜성의 스윙이 구위에 밀리지 않았고, 타구는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가 됐다. 2~3루 주자를 홈에 불러들인 2타점 적시타. 9회 마지막 타석에선 대만인 우완 좡천종아오를 상대로 2B-2S에서 2개의 파울 커트와 2개의 볼넷을 골라내며 1루로 걸어나갔다.
두 타석 연속 출루로 어느 정도 진정된 모습을 보였지만 다저스는 김혜성을 개막전이 열리는 일본 도쿄로 데려갈지도 결정하지 못했다. 미국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이날 경기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의 타격을 칭찬했지만 도쿄에 데려갈지 여부는 여전히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26명 개막 로스터에 대기 인원 5명까지 총 31명의 선수들이 도쿄행 비행기를 탄다.
김혜성에겐 지금 도쿄행이 문제가 아니다. 시즌을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할 가능성도 검토되고 있다. 디애슬레틱은 ‘다저스는 김혜성을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하게 할지, 그리고 애리조나에 계속 머물면서 스윙 교정 작업을 하는 게 나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김혜성에게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을지 구단 차원에서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성적만 보면 김혜성으로선 할 말이 없다. 김혜성의 시범경기 성적은 13경기 타율 1할9푼2리(26타수 5안타) 1홈런 3타점 4득점 4볼넷 10삼진 1도루 출루율 .300 장타율 .308 OPS .608로, 로스터 야수 끝자리를 두고 경쟁 중인 제임스 아웃맨(타율 .192 1홈런 OPS .713), 앤디 파헤스(타율 .217 1홈런 OPS .656)보다 떨어진다.
주전 경쟁도 완전히 밀린 모양새다. 지난 10일 메이저리그 30개 구단별 포지션 경쟁을 다룬 ‘MLB.com’은 다저스의 격전지로 2루수, 중견수를 꼽았는데 ‘둘 중 하나가 해결되면 다른 포지션도 자리를 잡게 될 것이다. 확실한 건 토미 에드먼이 두 포지션 중 한 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거라는 것이다. 김혜성, 아웃맨, 파헤스 중 누가 로스터에 포함되느냐에 에드먼의 포지션이 달렸다. 파헤스가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 유리할 것이다’며 파헤스의 개막 로스터 승선을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2루수 에드먼, 중견수 파헤스로 다저스 주전 라인업이 정리된다.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지만 김혜성으로선 이겨내야 한다.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면 당장 아쉬움이 크겠지만 타격폼을 확실히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어설프게 백업으로 드문드문 타석에 들어서 헤매는 것보다 마이너리그에서 최대한 많은 타석에 나와 적응력을 키우는 게 장기적으로 보면 좋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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