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明 압박’ 코너 몰렸던 이재명, ‘돌아온 尹’ 통해 위기 타개?
‘尹 시국’으로 野 원탁회의 가동하며 ‘국면 전환’ 시동
“尹心 드러날수록, 李는 당 안팎으로 오히려 플러스”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최근 범야권과 당내 비명(비이재명)계로부터 '오픈 프라이머리(국민통합경선) 동참' '내부총질 발언 사과' 공세에 시달렸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석방'을 계기로 국면 타개에 나선 모습이다. 당장 범야권도 현 시국에서 이 대표에 대한 공세 대신 단일대오로 태세를 전환한 분위기다. 정치권에선 향후 이 대표가 '윤석열 리스크'를 적극 활용해 당내 '일극 체제' 고삐를 더욱 세게 쥘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력으로 가능한데…" 연대 망설이는 李?
앞서 조국혁신당은 조기대선 후보 선출과 관련해 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에 오픈 프라이머리 방식을 공식 제안했다. 이재명 대표를 포함해 야권의 모든 대선 후보가 참여하는 '원샷' 방식이다. 윤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결정이 임박한 상황에서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 결집을 강조하는 취지라는 것이 혁신당의 입장이다. 혁신당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가 참여한다면 이 대표는 민주당만이 아닌 범야권을 대표한다는 명분을 얻게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이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모습이다. 일단 비명계 주자들은 '이재명 1강(强)' 독주 체제 속에서 새로운 변수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감에 환영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혁신당의 오픈 프라이머리 구상은 야권의 선거연합을 통해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제안"이라고 밝혔다. 김동연 경기지사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이 같은 입장에 가세했다.
하지만 이 대표와 주류층은 탐탁지 않은 분위기다. 이 대표에 대한 야권의 지지가 확고한 상황에서 불확실한 변수를 굳이 만들어 경선 구도를 흔들 필요가 없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관련해 혁신당 핵심 관계자는 "최근 오픈 프라이머리를 주제로 한 범야권 원탁회의에서도 다른 당과 달리 민주당은 정책조차 가져오지 않고 웃기만 했다"며 "범야권의 도움 없이 지난 대선처럼 0.7%포인트 차로 이긴다면 그게 어떻게 이긴 것이냐"고 지적했다.
특히 시사저널 취재에 따르면, 이 대표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 본인이 대권 지지율 박스권을 탈피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는 후문도 들린다. 실제 이 대표는 지난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2월26~28일 전국 유권자 1506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에서 이 대표의 대권 지지율은 46.3%를 기록하며 30%대 박스권을 탈피했다.
결국 자력으로 '대선 굳히기'가 가능한데 범야권이나 비명계 인사들과 통합 행보를 할 필요가 있냐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나온다. 실제 이 대표도 이 같은 인식과 비슷한 결로 최근 유튜브 방송에서 당내 비명계 인사들을 저격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는 지난 5일 유튜브 방송에서 2년 전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던 상황에 대해 "당내 일부와 (검찰이) 짜고 한 짓"이라고 말했다.
이를 놓고 정치권에선 이 대표에게 공세가 집중되기도 했다. 이 대표와 회동을 가졌던 비명계 좌장 박용진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의 발언을 듣고 깜짝 놀랐다. 당내 다양한 분들을 만나 통합의 메시지를 내다 돌연 지난 일을 두고 논란을 자초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며 배신감을 토로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도 시사저널에 "이미 이 대표는 본인이 거의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 비명계랑 협업할 필요성을 못 느낄 것"이라고 주장했다.

尹-李 '적대적 공생' 지적 목소리도
그러던 중 재판부의 윤 대통령의 구속 취소가 결정되면서 범야권 상황에도 변화가 생겼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재판부 결정에 따라 구치소에서 석방된 후 '정치 메시지'를 적극 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여당 의원들을 접촉하거나 통화한 데 이어 9일 저녁엔 국민의힘 지도부까지 접견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관저 정치'를 통해 여야 진영 대결을 더욱 부추길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에 범야권과 비명계도 이 대표에 대한 압박 공세를 멈추고 단일대오로 태세를 전환하는 분위기다. 당장 야5당 대표는 9일부터 이날까지 연이틀 국회 원탁회의를 진행하며 비상시국에 대한 공동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여기에 비명계 인사들도 "끝까지 빛의 연대로 함께 할 것(김동연 경기지사)" "지금은 하나가 돼야 할 때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서로에 대한 아쉬움을 내려놓고 함께 똘똘 뭉치는 것(김경주 전 경남지사)" 등 '단합' 메시지에 힘을 주고 있다.
정치권에선 오히려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위기 탈출구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단 이 대표 입장에서 '윤석열 리스크' 변수를 적극 활용해 범야권 전체 그립감을 더욱 쥘 수 있다는 것이다. 혁신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오픈 프라이머리 등 이슈를 끌어야 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난데없이 석방되면서 우리는 매우 난감한 입장이다. 결국 이 대표가 바라는 대로 한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토로했다.
여권 입장에서도 윤 대통령의 예상치 못한 석방으로 조기대선 주자들의 손익계산이 분주해진 모습이다. 만약 윤 대통령이 '관저 정치' 등을 통해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드러낼 경우 지지층 표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있는 주자들은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대표에겐 당내든 외부든 전혀 손해 볼 것이 없는 상황인 셈이다.
일각에선 '윤석열-이재명' 두 라이벌의 '적대적 공생'이 이어지는 상황을 직격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이 스스로 만들어 놓은 탄핵 밥상을 민주당이 어설프게 끼어들어 망쳐버렸다"며 "범죄 리스크에 쫓긴 이재명의 초조함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고 일극 체제 문화의 폐해인 과잉 충성과 개입으로 불필요한 논란만 불러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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