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통령 혼자 말해…국무회의 아니었다" 자리 배치 그려가며 진술
[앵커]
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여러 국무위원들의 증언입니다. 특히 일부 장관들은 당시 상황을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이게 왜 정식 국무회의가 될 수 없는지 검찰에 설명한 걸로 파악됐습니다.
유선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검찰 조사에서 비상계엄 선포 직전 윤 대통령의 호출로 용산 대통령실을 찾았을 때 상황을 그림으로 그려 설명했습니다.
밤 9시쯤 대통령실 5층 집무실에선 V, 윤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덕수 국무총리와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 등 8명이 원탁에 둘러 앉았습니다.
조 장관은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재외공관'이라고 적힌 A4 용지를 건네면서 "비상계엄을 선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조 장관은 반대했지만 윤 대통령은 "법치주의를 신봉하는 내가 오죽하면 이런 생각을 했겠냐"면서 뜻을 굽히지 않았고, 밤 9시 20분쯤 "이제 나가달라"고 해서 김용현 전 장관만 남고 모두 집무실 옆 회의실로 갔다고 진술했습니다.
조 장관이 이 때 상황을 그린 그림을 보면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이 빠졌고 한 총리와 조 장관, 조태용 국정원장 등 6명이 전부였습니다.
이 때 한 총리가 "다른 국무위원들도 불러서 얘기를 더 들어봐야 하지 않겠냐고 윤 대통령을 설득했다"면서 다른 국무위원들을 부르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당시 밤 10시 10분쯤 도착했던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묘사한 회의실 상황은 이랬습니다.
송 장관은 검찰 조사에서 추가로 도착한 자신과 조규홍 복지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등이 어떻게 앉아 있었는지 자세히 그렸습니다.
비상계엄 선포 직전 대통령실 5층 집무실에서 8명의 1차 모임, 바로 옆 회의실에서 10여 명의 2차 모임이 있었던 겁니다.
김용현 전 장관은 이 2차 모임이 국무회의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몇몇 국무위원이 있을 때 한 총리에게 계엄을 보고했고 국무회의 때 자신이 안건을 나눠주고 심의했다고 검찰에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한 총리는 경찰 조사에서 "나를 거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진술했습니다.
송 장관은 "심의가 아니라 대통령 혼자 얘기하는 통보받는 자리였다"면서 "안건도, 시작도, 끝도 없었다"고 했습니다.
조 장관은 "국무회의를 개최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습니다.
비상계엄 국무회의라고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절차도 없었다는 겁니다.
[영상취재 김영묵 박재현 / 영상편집 이지훈 / 영상디자인 최수진 김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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