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오 격돌 후 '숙적(宿敵)' 배넌의 공격…"머스크가 트럼프 짓누른다"
머스크 “입담꾼이지만 훌륭한 행동가는 아냐”
트럼프 막후 조정도 안 통해 SNS에는 “둘은 훌륭한 관계”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행정부 실세로 가담해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갈등 전선이 확대되고 이미 껄끄러운 관계도 더욱 악화하고 있다.
머스크는 6일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백악관 캐비닛룸 내각회의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국무부 인원 감축을 두고 격돌했다.
이튿날 트럼프 1기 행정부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이자 ‘마가(Make Am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핵심 인물인 스티브 배넌은 자신의 팟캐스트 ‘더 워 룸(The War Room)’에서 머스크가 트럼프를 짓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배넌은 “(머스크가 트럼프를 옮아매는) 닻이나 자석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아직은 아니지만 추세가 되고 있다.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9일 배넌은 머스크를 ‘침입자’ ‘기생적인 불법 이민자’ ‘진정으로 사악한 사람’이라고 불렀다며 마가 내부에서 벌어지는 포퓰리스트와 억만장자의 전투를 상세히 분석했다.
이날도 머스크가 루비오 장관과 격돌한 것이 알려지자 배넌이 재빨리 가세했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배넌이 머스크를 공개적으로 경멸하는 것을 알아채고 지난달 중순 배넌에게 머스크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고 비공개로 만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으나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10년 티파티 열풍이후 포퓰리즘의 전도사로 나선 배넌은 머스크가 마가 운동에 이념적 이해관계가 없는 기회주의자이자 오직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으로 본다.
NYT는 머스크는 수년 동안 트럼프를 비판하다가 가장 큰 후원자가 됐으나 마가 운동과 그 미래에 대해 거의 생각하지 않은 듯하다고 평가했다.
머스크는 때때로 배넌의 공격에 개인적으로 짜증을 내면서 배넌과 거의 교류하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달 X(옛 트위터)에 “배넌은 훌륭한 입담꾼이지만, 훌륭한 행동가는 아니다” “이번 주 그가 무엇을 했나.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올렸다.
배넌와 머스크가 가장 분명하게 ‘이념적 불일치’를 보이는 것은 이민에 관한 것이다. 머스크가 고숙련 개인에 대해 H-1B 비자를 발급해야 한다고 하지만 배넌은 반대하면서 머스크 등 기술기업 억만장자들이 마가 운동을 포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화당 전략가 배리 베넷은 “평생 철저한 보수주의자인 배넌은 갑자기 나타난 머스크 같은 혈통이 없는 사람들을 의심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지지자 내부의 이 같은 갈등은 지난 10년 동안 공화당을 장악하면서 다양한 파벌과 아이디어가 뒤섞여 있기 때문이라고 NYT는 전단했다.
배넌은 트럼프 1기 초반 수석 전략가로 함께 갈라선 뒤 2020년 선거가 도난당했다는 거짓말에 가장 헌신적으로 나서면서 다시 트럼프와 함께 하고 있다.
머스크도 트럼프 1기 내내 비판적이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 기가팩토리 대신 석탄 광산에 대한 집착, 이민에 대한 강경한 입장 등을 비난했다. 머스크는 정치적으로 부족주의가 되었다고 믿는 사람들을 비난했다.
2023년 공화당 예비경선에서는 플로리다 주지사 론 디샌티스를 지지하다 지난해 트럼프의 암살 미수 총격 사건 이후 완전히 트럼프로 돌아섰다.
지난달 21일 연례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두 사람은 같은 행사에 참석했지만 서로를 겨냥하지는 않았다.
머스크가 사슬 톱을 휘두르며 연방정부 감축을 주장하고 자신이 정치적으로 중립적이다 민주당에 기운적이 있었지만 “내가 바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트럼프를 지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머스크에 뒤이어 등장한 배넌은 머스크를 ‘슈퍼맨’이라고 칭찬하고 “역사책은 나나 머스크, 터커 칼슨, 숀 해니티를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트럼프와 마가 두 가지를 기억할 것이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NYT와의 인터뷰에서 배넌은 머스크와 사이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털어놨다.
배넌은 “머스크는 포퓰리스트적 민족주의자가 아니라 글로벌리스트”라며 “우리 사이에는 아마도 극복할 수 없는 틈이 있다”고 말했다.
NYT는 머스크의 정치에 대한 미래 의도는 불분명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나 대선에 출마할 자격이 없고 트럼프도 이 사실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고 전했다.
배넌은 CPAC의 2028년 공화당 예비선거 여론조사에서 JD 밴스 부통령에는 뒤지지만 공화당 후보 중에서는 2위를 차지했다.
앞서 머스크가 6일 백악관 회의에서 루비오와 격돌한 뒤 “도끼보다 메스”를 언급하며 머스크의 인력감축이 보다 정교해야 한다는 점을 부각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트럼프는 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머스크와 루비오는 아주 훌륭한 관계다. 이 외의 모든 주장은 가짜 뉴스”라고 올렸다.
자신의 핵심 측근들 사이의 갈등 관리에 부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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