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하다' 심상치 않은 로버츠 감독의 발언, 김혜성 마이너행 암시인가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도쿄행? 아직 논의 중이다."
도쿄행 국제선에 탈 것인가 아니면 마이너리그로 가는 국내선에 오를 것인가. LA다저스 김혜성(26)의 최종 행선지가 아직 베일에 쌓여 있다. 현 시점에서 냉정히 보면 긍정적인 전망보다는 부정적인 전망이 큰 게 사실이다.
특히 이와 관련해 데이브 로버츠 LA다저스 감독의 발언이 심상치 않다. 김혜성에 대해 여전히 확신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메이저리그 적응이 아직 덜 되어 있다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김혜성의 시범경기 성적, 그리고 이에 관한 로버츠 감독의 그간 발언들을 종합해볼 때 '국제선'보다는 '국내선'을 타게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혜성이 모처럼 시범경기에서 좋은 타구를 날렸다. 13경기만에 첫 적시타를 비롯해 멀티 출루도 달성했다. 특히나 로버츠 감독이 원하던 '속구 대처능력'이 어느 정도 향상됐다는 걸 입증했다.
김혜성은 1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2025 MLB 시범경기에 교체로 나와 1타수 1안타 2타점 1볼넷의 비교적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타율은 1할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날 김혜성은 벤치에서 대기하다 6회초 유격수 대수비로 나왔다. 이어 팀이 3-7로 뒤진 7회말 2사 만루 찬스 때 첫 타석에 들어섰다. 김혜성은 우완 강속구 투수 미첼 오타네즈를 상대로 끈질긴 승부를 펼친 끝에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볼카운트 1B2S의 불리한 상황에서 4, 5구째 강속구를 연속으로 커트하며 빠른 공 대처능력과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오타네즈는 승부구인 속구가 계속 커트당하자 6구째 몸쪽 낮은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하지만 김혜성의 선구안은 예리했다.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것을 예리하게 포착해 방망이를 내지 않으며 볼을 골라냈다. 결국 오타네즈는 다시 속구를 선택했다. 시속 97.1마일(약 156.2㎞)의 강속구. 그러나 제구가 흔들리며 딱 치기 좋은 높이로 들어왔다. 제구가 안된 속구는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 김혜성은 가볍게 받아쳐 중전 적시타를 날렸다. 발사각 21도, 타구속도 75.3마일이 나왔다. 힘 보다는 기술로 정확히 받아친 결과다. 그 사이 2명의 주자가 홈을 밟으며 김혜성이 2타점을 달성했다.
김혜성은 9회말 두 번째 타석 때도 날카로운 선구안을 보여줬다. 대만 출신 우완투수 주앙첸중아오와 상대한 김혜성은 풀카운트에서 들어온 8구째 시속 95.1마일(약 153㎞)짜리 싱커가 스트라이존 위로 들어온 것을 포착했다. 결국 볼넷으로 이날 두 번째 출루를 기록했다. 그래도 여전히 시범경기 타율은 1할대(0.192, 26타수 5안타)에 그치고 있다.
이날 김혜성이 로버츠 감독에게 보여준 것은 두 가지다. 속구 대처능력과 선구안이 이전에 비해 향상됐다는 걸 두 번의 타석에서 입증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로버츠 감독의 확신을 사기에는 부족한 듯 하다. 로버츠 감독이 여전히 물음표를 지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로버츠 감독은 이날 경기 후 현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김혜성에 대해 여전히 물음표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매체 디애슬레틱의 LA다저스 담당기자인 파비엔 아르다야는 개인 SNS를 통해 로버츠 감독의 평가를 전했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에 대해 "타석에서의 모습은 칭찬할 만 하다. 그러나 같이 도쿄로 가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MLB 최고명장으로 평가받는 로버츠 감독은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한 두 경기에서 반짝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해서 개막 엔트리 포함 여부를 결정할 순 없기 때문이다. 로버츠 감독이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는 건 당연하다.
이에 대해 아르다야 기자는 SNS에 "다저스는 김혜성이 마이너리에서 시즌 개막을 맞는 것과 애리조나에 계속 남아 스윙 교정을 하는 방안에 관해 계속 고민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개막 엔트리에 포함시키는 것보다 마이너리그에서 새 타격 폼을 완성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게 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실 현 시점에서 김혜성의 개막 엔트리 진입은 너무나 확률이 낮은 전망이다. 남은 시범경기는 2번 뿐이다. 게다가 다저스의 내외야는 주전과 유틸리티 플레이어 자원이 풍부하다. 김혜성을 당장 개막전부터 무리하게 쓰지 않아도 된다.
특히 로버츠 감독은 철저히 실리를 추구하는 의사결정을 한다. 김혜성을 개막 엔트리에 넣는 게 무리라고 판단하면, 곧바로 마이너리그 행을 지시할 가능성이 크다. 김혜성이 시범경기 후반에 곧잘 강속구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아직은 부족한 게 사실이다. 반대로 말하면 더 연습해서 새 폼에 완전히 적응하면 훨씬 좋은 타격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을 장기적으로 원활히 활용하길 원한다. 이를 위해서라면, 잠시 돌아가는 방법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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