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건강학 <336>] 폭력 유발 질환이라고? 우울증은 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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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초등학교 교사가 어린 학생의 목숨을 빼앗은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났다.
그 교사가 우울증 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우울증이 사건의 원인'이라며 논란이 일어났다.
세밀한 정신 감정을 받아서 확인해야겠지만 그 전에 괜히 죄 없는 우울증이 누명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런 오해로인해서 우울증 치료에 심리적 장벽이 생긴다면 개인적, 사회적, 국가적으로 손실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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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초등학교 교사가 어린 학생의 목숨을 빼앗은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났다. 그 교사가 우울증 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우울증이 사건의 원인’이라며 논란이 일어났다. 이 때문에 우울증에 대한 오해가 커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우울증은 폭력적인가. 먼저 이 질문에 답하자면, 우울증은 절대 폭력적이지 않다. ‘절대’라는 단어를 쓰는 것은 사실 조심스럽다. 세상일에 ‘절대’라는 건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강조하기 위해서 이 단어를 썼다. 그만큼 우울증과 폭력성은 관계가 없다.
만약 가해자에게 공황장애 병력이 있다면 범행 원인을 공황장애로 설명할 것인가. 불면증 치료 경력이 있다면 불면증 때문에 살인을 했다고 설명할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왜 우울증은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까. 그건 흔히 공황장애나 불면증 환자는 현실 판단력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공황장애와 달리 우울증은 현실 판단력에 문제가 있을까. 그렇지 않다.

정신의학에서는 일반적으로 정신 질환을 ‘신경증’과 ‘정신증’으로 구분한다. 신경증과 정신증을 구분하는 기준은 현실 판단력 여부다. 공황장애, 불안증, 강박증은 신경증에 속하고, 현실 판단력에 문제가 있는 조현병은 정신증에 속한다. 우울증은 공황장애나 불안 장애 같이 신경증에 포함돼야 한다.
우울증에 공격성이 있다는 의견도 물론 있다. 하지만 그 공격성은 거의 다 자기를 향한 것이다. 심한 우울증에서 자해나 자살 시도같이 자신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이 나타나지만, 그것은 공격성이라기보다는 자포자기 행위로 봐야 한다.
이번 교사 사건도 현실 판단력 장애로 발생하는 ‘묻지 마 살인’과 비슷한 면이 있다. 세밀한 정신 감정을 받아서 확인해야겠지만 그 전에 괜히 죄 없는 우울증이 누명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으로 우려되는 점은 우울증에 대한 편견과 오해로 우울증 치료 기피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의 수는 연평균 1만3000명이나 된다. 하루에 30명, 한 달에 1000명 이상이 삶을 스스로 버리는 것이다. 자살하는 사람의 80% 이상은 우울증과 관련이 있다. 물론 우울증을 제대로 치료하면 자살자 수도 급감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오해로인해서 우울증 치료에 심리적 장벽이 생긴다면 개인적, 사회적, 국가적으로 손실이 크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다. 누구나 특별한 원인 없이 걸릴 수 있고, 제때 치료하면 감기가 낫듯이 완전히 좋아진다. 감기에 한 번 걸렸다고 평생 약을 먹지는 않듯이, 우울증에 걸렸다고 평생 약을 먹는 것도 아니다. 또한 우울증 약을 먹는다고 심한 약물 후유증이 있는 것이 아니고, 약에 대한 의존성이 생기지도 않는다. 감기 치료를 망설이지 않듯이 우울증 치료를 망설일 이유가 전혀 없다.
이번 사건으로 우울증에 대한 오해나 편견이 확산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어느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도 본인의 SNS에 한 문장을 올렸다.
“우울증은 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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