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스터디 손주은의 ‘그린 전략’…골프장 인수로 ‘사교육 재벌’ 꼬리표 떼나

이석 기자 2025. 3. 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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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골프장 3곳 인수…새 수익원 발굴 의지 드러내며 사업 다각화 박차
메가스터디교육 매각 실패 배경엔 형제 갈등설

(시사저널=이석 기자)

재계에서 메가스터디는 사교육 업계의 '큰손'으로 불린다. 창업자인 손주은 이사회 의장이 2000년 메가스터디를 설립한 지 불과 25년 만에 매출 1조원 규모의 중견 그룹으로 키웠기 때문이다. 메가스터디가 현재 거느린 계열사만 해도 상장사 4곳을 포함해 37곳에 이른다. 이들 회사는 주력인 온·오프라인 교육과 출판뿐 아니라 단체급식, 벤처투자, 부동산 개발, 레저, 인터넷 광고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가고 있다.

ⓒ시사저널 임준선

창업 25년 만에 1조원대 중견 그룹으로 성장

주력 계열사인 메가스터디교육의 성장세가 우선 눈에 띈다. 불과 10년여 전까지만 해도 메가스터디교육은 '매출 3000억원의 덫'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저출산과 경쟁 업체의 난립, 정부의 사교육 근절 정책이 종합적으로 어우러진 결과였다. 손 의장은 2015년 메가스터디의 중·고등 교육 사업부문을 분할해 메가스터디교육을 설립했다. 지난 10년간 이 회사가 급성장하면서 메가스터디는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기업분할 3년 만인 2018년 매출 3000억원의 벽을 돌파했다. 이듬해에는 매출 4000억원대를, 2021년에는 7000억원대마저 넘어섰다.

2023년 말 기준으로 이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9352억원과 1274억원을 기록했다. 기업분할 첫해인 2015년과 비교할 때 매출은 661.3%, 영업이익은 1416.8%나 증가했다. 지배회사이자 투자회사 역할을 하는 메가스터디(1078억원) 등의 매출을 더하면 1조원을 훨씬 웃돈다. 지난해에도 메가스터디교육은 비교적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 7198억원의 매출과 106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런 추세를 감안할 때 연간 매출은 1조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되는 사실은 그룹 지배구조의 최상층에 있는 메가스터디의 행보다. 주력인 중·고등 교육 사업을 떼어낸 메가스터디는 치의학대학원 및 로스쿨 관련 강의를 담당하는 메가엠디, 부동산 교육업체 메가랜드, 메가스터디교육의 교재를 출판하는 메가스터디북스, 급식 사업을 하는 메가푸드 등으로 축소됐다. 2023년 말 기준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11.3%, 영업이익은 14.8% 각각 감소했다.

새로운 캐시카우 역할을 할 신규 사업 진출이 절실한 상태였다. 메가스터디는 자회사인 메가비엠씨(BMC)를 통해 골프장 사업에 진출했다. 수천억원을 투자해 지난 2년여간 골프장 3곳을 인수했다. 2023년 3월 호텔롯데 소유 골프장이던 롯데스카이힐김해CC(현 김해포웰CC)를, 지난해에는 태영그룹의 루나힐스안성CC(현 안성포웰CC)를, 올해 초에는 대한제당의 프린세스GC까지 인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를 위해 메가스터디는 2023년 3월 300억원을 메가비엠씨에 출자했다. 메가스터디 지분은 57.5%에서 95.6%로 증가했다. 수백억원 규모의 자금 대여와 금융권 대출을 위한 보증을 서기도 했다. 손 의장이 골프장 사업에 상당한 의욕을 보이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전까지 메가비엠씨는 서울 서초동 메가스터디교육 본사와 노량진 메가스터디타워 등을 관리하는 용역회사 정도에 불과했다"면서 "골프 사업 진출로 빌딩 관리와 함께 골프장 운영이라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2021년까지 메가스터디의 주요 매출은 학원 사업을 하는 메가엠디와 메가랜드, 신기술 투자회사인 메가인베스트먼트에서 나왔다. 메가스터디는 2022년 6월 메가인베스트먼트를 JB금융지주에 매각했다. 대신 메가비엠씨를 통해 2023년부터 골프장을 잇달아 인수했고, 메가비엠씨 매출은 주력인 메가엠디의 3분의 2까지 추격하는 데 성공했다. 자산과 순이익의 경우 이미 메가엠디를 넘어선 상태다.

아직 감사보고서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2024년 실적은 이전보다 더 좋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한다. 메가스터디의 한 관계자는 "메가비엠씨의 감사 보고서 공시 유예기간이 지난해 끝났다"면서 "구체적으로 실적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수치가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메가비엠씨의 모회사인 메가스터디도 덕분에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기준으로 메가스터디의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4%, 영업이익은 160.7%나 증가했다.

하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교육회사가 모태인 메가스터디가 골프장 사업에 진출한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배경으로 거론되는 것이 손주은 의장과 친동생인 손성은 메가스터디교육 대표의 갈등설이다. 손 의장은 그동안 교육 사업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해 왔다. 방송 등에 출연해 "2036년쯤 되면 수도권 대학도 정원 미달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면서 "전체적인 사교육 시장은 초저출산 때문에 지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손 의장은 2015년 메가스터디교육을 설립하고, 이사회 의장으로 경영에서 한발 물러났다.

손 의장 대신 경영 전면에 나선 인사가 친동생인 손성은 대표다. 그는 2015년부터 메가스터디교육 대표에 올라 사실상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교육 사업의 미래가 없다'는 형의 생각에 그는 동의하지 않았다. 교육시장은 여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신사업 개발에 나섰다. 한번 결제하면 수능이 끝날 때까지 모든 강사의 강좌를 무제한 수강할 수 있는 '메가패스'가 대표적인 작품이다. 한때 30%까지 줄었던 메가스터디교육의 시장 점유율은 메가패스 출시 이후 60%를 회복했다. 여세를 몰아 신사업에도 진출했다. 메가스터디교육은 2017년 대학편입학 업체인 아이비김영을 인수했다. 2018년에는 초등교육 브랜드인 엘리하이를 론칭해 유아·초등교육 시장에도 진출했다. 한동안 정체됐던 메가스터디교육의 매출이 급증한 것도 이즈음이다.

손 대표는 지분 매입에도 적극적이었다. 2015년까지 메가스터디교육의 최대주주는 19.83% 지분을 보유한 손주은 의장이었다. 손 대표의 지분율은 1.81%에 불과했다. 하지만 대표이사 취임 이듬해부터 지분을 늘렸다. 현재는 손 의장과 손 대표의 지분이 13.73%로 동일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메가스터디교육은 여러 차례 매각설에 휩싸였다. 2022년에는 토종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와 경영권 매각을 위한 구체적인 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MBK 측은 당시 대주주 일가의 지분을 모두 넘기는 조건으로 6500억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손 대표가 매각을 반대하면서 MBK와의 협상 역시 실패로 끝났다. 창업주라도 메가스터디교육의 제2 전성기를 이끈 손 대표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손주은 메가스터디 이사회 의장 ⓒ뉴스1

메가비엠씨·엠에스레저만 대표이사, 왜?

손 의장이 투자 전문기업으로 변모한 메가스터디를 통해 새로운 사업에 나선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손 의장은 현재 메가스터디 지분 32.0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3.6%를 보유한 손 대표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음에도 지분율을 계속 끌어올리고 있다. 새로운 캐시카우인 골프장 사업을 흔들림 없이 진행하기 위함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메가스터디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그룹 주력이자 상장사인 메가스터디와 메가엠디, 메가스터디교육의 경우 손 창업주가 이사회 의장을 맡으며 경영에서 한발 물러났지만, 레저 및 골프장 사업을 하는 메가비엠씨와 엠에스레저는 직접 대표이사를 맡았다"면서 "이들 회사를 통해 손 의장이 어떤 그림을 그려 나갈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고 말했다.

■메가스터디의 '가족경영 표방', 약일까 독일까

메가스터디 이사회 멤버 75%가 오너 일가여서 뒷말

메가스터디의 변화를 두고 회사 안팎에서 주목받는 것은 골프장 사업뿐만이 아니다. 메가스터디는 그동안 손 의장을 중심으로 한 가족경영 체제로 운영돼 왔다. 그룹의 양대 계열사인 메가스터디와 메가스터디교육의 이사회 의장은 손 의장이 맡았다. 하지만 실질적인 경영은 친동생인 손은진 대표와 손성은 대표에게 맡겼다. 이들은 회사 창업 때부터 경영에 깊숙이 관여해온 만큼 핵심 회사의 지분도 일정 부분 보유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김성오 이사는 2000년부터 메가스터디 부사장, 메가넥스트 대표, 아이비김영 이사 등을 거쳐 메가스터디교육과 메가비엠씨 기타비상무이사와 엠에스레저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이들의 이름은 메가스터디 및 계열사의 이사회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일례로 메가스터디가 최근 공개한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사회 구성원 4명 중 3명(75%)이 오너 일가다. 손주은 의장과 동생인 손은진 대표, 김성오 이사 등이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다. 오너 일가가 아닌 유일한 인사는 GE코리아 출신인 송치성 사외이사다. 경영진에 대한 견제 역할을 하는 이사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구조다.

그나마 메가스터디교육은 상황이 나은 편이다. 이사회 구성원 9명 중 오너 일가는 4명이다. 하지만 나머지 5명 중 3명이 계열사 임원이다. 외부 인사는 2명에 불과하다. 여전히 견제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프닝도 있었다. 지난해 4월4일 주총에서 사외이사에 선임된 남구준 전 국가수사본부장이 8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당시 메가스터디는 입시·사교육 카르텔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 남 전 본부장의 사외이사 선임이 "사법 리스크 회피를 위한 전관 영입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 이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중도 사임한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잇따른 손 의장의 설화 역시 연장선상에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손 의장은 과거 학생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여러 차례 성희롱성 발언을 해서 논란을 빚었다. 그럴 때마다 메가스터디는 사과했지만, 발언 당사자인 손 의장은 침묵으로 일관했다"면서 "메가스터디가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못한 데 따른 부작용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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