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논단] 민사소송에서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에 관하여

헌법 제27조 제1항에서는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하면서, 같은 조문 제3항에서는 모든 국민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하고 있다. 한편, 민사소송법 제199조에서는 판결은 소가 제기된 날부터 5월 이내에 선고하며, 항소심 및 상고심에서는 기록을 받은 날부터 5월 이내에 선고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민사소송법 제207조에서는 판결은 변론이 종결된 날부터 2주 이내에 선고해야 하며, 복잡한 사건이나 그 밖의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도 변론이 종결된 날부터 4주를 넘겨서는 아니 된다고 하고 있다.
이러한 법률의 내용을 보면, 헌법 제27조 제3항에 따른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심급마다 대략 5개월 정도로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위와 같은 민사소송법의 규정은 실제로 지켜지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 법원의 민사단독 사건의 평균 처리 일수는 222.1일, 민사합의 사건의 평균 처리 일수는 437.3일, 민사 항소부 사건의 평균 처리 일수는 324.3일, 민사 고등법원 사건의 평균 처리 일수는 313.9일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민사재판의 필수적 인원 구성을 보면 당사자인 원고와 피고, 그리고 재판을 진행하는 판사가 있다. 재판기일이 늘어나게 되는 원인은 각 당사자의 사정 또는 법원의 사정으로 인해 재판이 지연될 수도 있을 것이고, 각 당사자가 신청하는 증거방법에 따라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경우들도 있다.
예를 들어 감정이나 검증 절차가 필요한 경우, 증인신문이 필요한 경우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면 당연히 재판 기간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민사소송법에서 심급당 재판을 5개월로 정하는 규정을 둔 것은 '지연된 정의는 올바른 정의가 아니다'라는 말처럼, 각 당사자에 대한 신속한 권리구제가 필요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신속한 재판을 진행하기 위해서 법률이나 정책들이 변화하고 있는데, 최근에 개정된 민사소송법에서는 아주 중요한 규정이 신설돼 이를 알리고자 한다. 종전 민사소송법에서는 형사소송법 및 상고심절차와는 항소이유서의 제출 기한에 관한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지 않았다. 형사사건과 상고심에서는 항소이유서 또는 상고이유서의 제출 기한을 명문화하고 있었지만, 유독 민사사건 항소심의 항소이유서 제출 기한에 관한 규정만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2024년 1월 16일 법률 제20003호로 개정되고 2025년 3월 1일부터 시행되는 민사소송법에서는 항소이유서의 제출 기한 및 이를 위반했을 때의 제재에 관한 규정을 신설했다.
민사소송법 제402조의2에서는 항소장에 항소이유를 적지 아니한 항소인은 항소법원에 기록이 접수됐다는 취지가 기재된 통지를 받은 날부터 4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같은 법 제402조의3에서는 위 항소이유서 제출기한을 위반해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경우 항소법원은 결정으로 항소를 각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항소장이 각하되면 항소심 재판은 열리지 않고 그대로 재판은 1심 그대로 확정이 된다. 항소이유서 제출기한 규정을 둠에 따라 신속하게 항소심 재판 절차가 진행될지는 향후 지켜봐야 하지만, 어쨌든 이런 규정이 신설돼 시행되었는바 변경된 절차를 알지 못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입지는 않아야 할 것이다.
이번 민사소송법의 개정은 재판의 신속성을 위해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을 법으로 정했고, 재판의 당사자들은 엄격한 의무를 지게 됐다.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서 법원의 역할도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신속한 재판만을 강조하다 보면 재판의 공정성을 침해받을 수 있는 우려가 있겠으나, 재판의 신속성과 재판의 공정성은 서로 모순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므로 재판을 진행하는 법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국민들이 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헌법기관이 돼 줄 것을 당부한다.
문현철 법무법인 공감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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