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개정 땐 행동주의펀드 더 득세…기업 경영권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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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의 충실의무 확대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 기업 경영권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거대 야권의 의지대로 상법 개정이 이뤄진다면 이같은 행동주의 펀드의 타깃이 될 기업 수는 더 늘어날 게 불 보듯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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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펀드 표적 기업 최근 5년새 10배↑
"경영권 분쟁 벌어지면 이사 부담도 커진다"
주총 시즌 경영권 간섭 심화…기업 경쟁력↓
[이데일리 김소연 공지유 기자]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 기업 경영권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행동주의 펀드가 더 득세하면서 기업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5일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행동주의 펀드의 타깃이 된 우리나라 기업은 지난 2017년 3개에 불과했지만 2022년 49개, 2023년 77개까지 불어났다. 최근 5년 사이 행동주의 펀드의 표적이 된 기업이 10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거대 야권의 의지대로 상법 개정이 이뤄진다면 이같은 행동주의 펀드의 타깃이 될 기업 수는 더 늘어날 게 불 보듯 뻔하다.

예컨대 행동주의 펀드가 경영권 분쟁을 위해 주식을 사모으고 있다고 하면, 이사는 어느 편에 서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가 생긴다. 행동주의 펀드도, 대주주도 모두 주주여서다. 이사 입장에서는 둘 모두에 충실 의무가 생겨 충돌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셈이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A사에서 경영권 분쟁이 있다고 하면, 기존 대주주도 주주고 행동주의 펀드도 주주다. 이사는 아무런 결정을 내릴 수 없다”며 “결과적으로 상법 개정으로 인해 기업이 행동주의 펀드의 먹이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사는 배임 우려로 인해 어떤 의사결정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신현한 연세대 교수도 “이사들 입장에서는 복지부동하는 게 최고”라며 “사외이사라면 무조건 반대하게 된다. 찬성하면 어느 주주로부터든 충실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까지 겹치면 이사들의 부담이 커지는 문제도 있다. 어떤 행동주의 펀드가 특정 이사를 선임하려 하거나 사업구조를 개편하려 할 때, 현재 경영진이 이를 거부하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권 교수는 “기업에서 갈수록 유능한 사외이사를 모셔오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기업 사내이사를 맡는 것도 이사 개인에는 부담이 될 것이기 때문에 기업이 부담하는 책임보험료는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이사들이 어떤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어, 장기적으로 기업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상법 개정안은 주주총회 전자투표를 의무화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단기 이익을 중시하는 행동주의 펀드가 주총을 앞두고 주주제안 활동을 벌인다면 기업의 중장기 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3월 주총 시즌 때마다 경영권 간섭이 잦아지고 장기 관점에서의 경영 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이를테면 한 상장사가 당기순이익으로 연구개발(R&D) 투자를 하려 해도, 행동주의 펀드에서는 배당률 상향을 주장할 수 있다. 이때 배당률을 상향하자는 주주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사 충실의무 위반으로 이사들이 배임죄로 신고·고소를 당할 수 있다. 결국 기업은 장기 관점에서 투자하고 성장하기 위한 노력보다 단기 실적에 더 치중할 수밖에 없다.
강원 세종대 교수는 “경영권 위협이 커지는 환경에서 창업 의지는 없어지게 마련”이라며 “특히 소규모의 시가총액이 작은 기업들은 상법 개정으로 경영권 방어가 더 어려워 질 것이다. 누가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창업하려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김소연 (sy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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