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 반짝반짝 빛나는 K-팝의 '루비' [뉴트랙 쿨리뷰]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사진=OA

블랙핑크 제니가 첫 정규 앨범을 발매했다. 직접 프로듀싱에 나선 제니는 화려한 피처링 라인업과 풍성한 볼륨 속에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며 K-팝 최정상 아티스트의 이유를 증명했다.  

제니는 7일 첫 솔로 정규 앨범 '루비'(Ruby)를 발매했다. 이번 앨범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As you like it'(뜻대로 하세요)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 사랑, 신념, 정점 등의 주제를 담았다. 특히 the world's a stage, And all the men and women merely players.(온 세상은 무대일 뿐이고, 모든 사람은 단지 연극을 할 뿐이다.)이라는 구절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Intro : JANE with FKJ'를 시작으로 'twin'까지 총 15트랙이 수록되어 있으며 타이틀 곡은 2번 트랙 'like JENNIE'(라이크 제니)다. '라이크 제니'는 제니의 개성과 색을 잃지 않고 당당하게 빛나는 모습을 담은 곡이다. 자신감을 가지고 나만의 길을 걸어가며 그 누구도 내 자리를 대신할 수 없음을 깨닫는 순간을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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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크 제니'의 가장 도드라지는 특징은 제니의 강렬한 랩이다. 제니는 앨범 발매를 앞두고 '만트라', '러브 행오버' 등의 곡을 선공개했다. 앞서 선공개된 노래들은 어느 정도 대중적인 색채를 띠고 있었다. 

그런데 앨범 발매 직전에 공개한 'ExtraL'은 강렬한 힙합 바이브를 가지고 있었다. 타이틀곡 '라이크 제니' 역시 이러한 흐름을 이어받았다. 앨범의 인트로 이후 곧바로 등장하는 '라이크 제니'는 2분 4초 가량의 짧은 노래 속에서도 확실한 임팩트를 남기며 앨범의 분위기를 단숨에 끌어올린다. 

앨범 발매 이후 공개된 뮤직비디오는 제니가 가짜 이미지와 거짓된 이야기들에 맞서 싸우고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제니는 힙한 스타일링과 강렬한 퍼포먼스로 시선을 압도했다. 

또한 수록곡에는 차일디쉬 감비노(Childish Gambino), 도이치(Doechii), 도미닉 파이크(Dominic Fike), 두아 리파(Dua Lipa), FKJ, 칼리 우치스(Kali Uchis)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의 협업 곡도 포함돼 있어 글로벌 음악 팬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zen 뮤직비디오/사진=유튜브

제니는 글로벌 팬덤의 관심 속에서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 호흡을 맞췄지만 여전히 K-팝 아이돌로서의 정체성도 녹여냈다. 대표적인 지점이 타이틀 곡 '라이크 제니' 속 한국어 랩이다. '라이크 제니'의 도입부와 훅은 영어로 구성되어 있지만 제니가 뱉는 랩에는 한국어의 비중이 상당히 높다. 단순히 한국어를 집어넣은 것을 넘어 "Yes I'm guilty 잘난 게 죄니"같은 펀치라인이 존재한다는 점이 더욱 인상적이다. 

타이틀곡뿐만 아니라 서울이라는 도시를 내세운 'Seoul City', 신라의 천마총 금제 관식을 연상시키는 상의나 가채와 떨잠을 모티브로 삼은 헤어스타일 등으로 화제를 모았던 'ZEN'의 뮤직비디오 역시 제니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있다. 트렌드에 따라 스펙트럼을 넓혀가면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은 제니는 자신이 왜 K-팝의 가장 빛나는 루비인지를 스스로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