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잠수함 감시 더 촘촘”…해상작전헬기 ‘시호크’ 한국 왔다 [박수찬의 軍]
북한 잠수함을 먼 거리에서 탐지·공격할 최신 해상작전헬기 MH-60R 시호크가 태극마크를 달고 국내에서 첫 비행을 시작했다.
6일 해군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미국 록히드마틴이 생산하는 MH-60R은 지난 2020년 12월 미국 정부가 보증하는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12대를 구매하는 계약을 맺고, 순차적으로 생산되고 있다.
MH-60R은 1년여의 전력화 과정을 거쳐 내년 전반기부터 작전 배치될 예정이다. MH-60R의 도입은 잠수함 전력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북한의 의도를 저지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전부터 시호크 원했던 해군
해상작전헬기는 바닷속을 은밀히 항해하는 잠수함을 찾는 가장 효율적 수단이다. 수상함이나 잠수함보다 훨씬 빨리 이동해 적 잠수함이나 수상함을 찾을 수 있다. 평시에는 특수작전부대를 태우고 해상 대테러 작전 등에도 투입이 가능하다.
일정 규모 이상의 해군을 보유한 국가에선 해상작전헬기를 운용하는 이유다.
천안함 피격 직후 군 당국은 북한 잠수함 위협 대응을 위해 신형 해상작전헬기 20대를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2013년 1차로 8대를 도입했다. MH-60R이 도전장을 냈지만, 이탈리아 레오나르도 AW-159로 결정됐다.
해군은 링스보다 크고 잠수함 탐지 등의 능력이 우수한 MH-60R을 선호했지만 대당 가격이 비쌌다. 반면 레오나르도 측은 최종 결정을 앞두고 가격을 대폭 인하했고, 절충교역 조건도 충분히 제시했다. 이에 따라 AW-159 8대가 도입됐다.
2017년 사업추진기본전략 수립을 시작으로 본격화한 2차 구매도 AW-159가 유력했다. 국내에 후속군수지원체계와 훈련체계 등이 구축되어 있었고, MH-60R은 여전히 비쌌다.
MH-60R의 가장 큰 장점은 오랜 작전시간이다. 최대이륙중량이 10t에 달하는 MH-60R은 보조연료탱크를 장착하면 최대항속거리는 1100㎞가 넘으며, 최대 4시간 이상의 비행이 가능하다. 착함을 하지 않고 공중에서 제자리비행을 하면서도 재급유를 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이같은 기능은 한국 해군에 상당한 이점이 된다.
해상의 다양한 변수에 대응하는데 필요한 수량의 헬기를 넉넉히 확보하기가 어려운 한국 해군의 입장에선 헬기 1대가 오랜 시간 비행하며 탐지·분석·추적·공격을 독자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기존의 링스나 와일드캣보다 대형 기체인 MH-60R이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MH-60R이 다른 기종과 구별되는 부분은 잠수함 탐지다. 잠수함을 식별·추적하는 가변심도 음탐기(디핑 소나)보다 음향탐지 부표(소노부이)의 비중이 크다.
음향탐지부표는 항공기나 함정에 의해 해상에 뿌려져서 수중 음파를 탐지, 잠수함 동향을 파악하는 부표다. 많은 양을 뿌리면 가변심도 음탐기를 사용했을 때보다 넓은 해역을 감시할 수 있다.
가변심도 음탐기로 특정 해역에서 잠수함을 수색하려면 다수의 헬기를 투입해야 한다. 음향탐지 부표를 다수 살포하면 헬기 1대로 일정 면적의 해역에서 대잠수함 수색작전을 할 수 있다. MH-60R은 25개의 음향탐지부표를 탑재하므로 탐지 능력이 다른 기종보다 더 높다.
네트워크화된 임무 시스템과 디지털 조종석은 MH-60R의 비행 안전성을 돕는다. 바다는 측풍과 난기류가 시도때도 없이 불어닥친다. 지상과 달리 비행 참조점이 없다. 주·야간에 조종사가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어야 한다.
MH-60R은 자동비행장치와 다기능 디스플레이를 갖추고 있고, 야간비행에 필요한 장비도 갖췄다. 이를 통해 해군 항공 승무원에게 비교할 수 없는 상황 인식 능력을 제공한다.
해군이 기존에 운용하는 링스와 AW-159는 스파이크 미사일, 시스쿠아 미사일, 국산 청상어 경어뢰 등을 사용한다. MH-60R과 호환되는 부분이 없다.
해군은 청상어도 MK-54와 병행 운용할 수 있도록 체계통합을 추진 중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MH-60R의 무장제어체계와 청상어를 체계통합하는 것은 기술적 리스크가 적지 않고,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부분이다. 당분간은 링스·AW-159와는 별개의 무장 체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10여년에 걸쳐 해상작전헬기 20대를 확보한 해군과 방위사업청은 1990년대 도입되어 노후화가 심해진 영국산 링스를 대체할 헬기를 확보하는 해상작전헬기-II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23년 12월 제158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방위사업청은 국외 도입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의결했다. 올해부터 2032년까지 2조 8700억 원이 투입된다. 내년쯤에는 사업이 구체적으로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후보 기종으로는 유럽(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네덜란드) 합작인 NH 인더스트리가 만든 NH-90과 미국산 MH-60R이 있다.
다만 NH 인더스트리가 국내에서 활동한 사례가 거의 없고, NH-90 도입국도 유럽 국가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선정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평가다.
사실상 MH-60R이 선정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이미 12대를 도입하고 있어서 후속군수지원 및 훈련체계가 갖춰져 있고, 성능도 우수하기 때문이다.
예산 규모가 상당히 큰 것도 MH-60R 기체와 음향탐지 부표, 전자전 장비 등을 포함한 각종 부수장비와 지원체계를 충실하게 확보하는 방안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해상작전헬기-II 사업에서도 MH-60R이 선정되면, 해군에서 미국산 장비 비중은 한층 높아진다. 과거에는 전투체계와 무장, 기체 등에서 유럽산이 적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국산과 더불어 미국산 장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조금씩 늘고 있다.
특히 해군 항공 분야에선 P-3CK·P-8A 해상초계기와 더불어 MH-60R까지 더해지면서 미국산의 비중이 상당히 높아진다.
한·미가 북한 잠수함 탐지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하고 대잠수함 작전을 원활하게 진행하려면 어느 정도는 필요한 부분이지만, 국내 기술 축적의 필요성 등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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