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고속터미널에 출동한 단속반, 상인들에게 “임차인 본인 맞나요”… 왜 이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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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인 '고투몰'에서 지난 2월 서울시설공단이 '현장 일제 조사'를 벌였다.
공단 직원들이 점포마다 찾아 다니며 "지금 영업하고 있는 분이 점포 임차인 본인이 맞나요"라고 물으며 일일이 확인했다는 것이다.
서울시설공단 직원들이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에 '현장 일제 조사'를 나가 임대차 계약서에 적힌 임차인과 실제 점포에서 영업하는 사람이 일치하는 지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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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 직접 안해도 월 300만원 수입 가능”
서울시 “수사권 없어 적발에 한계… 계약 해지 이외 방법도 없어”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인 ‘고투몰’에서 지난 2월 서울시설공단이 ‘현장 일제 조사’를 벌였다. 공단 직원들이 점포마다 찾아 다니며 “지금 영업하고 있는 분이 점포 임차인 본인이 맞나요”라고 물으며 일일이 확인했다는 것이다. 왜 이런 일을 했을까? 조선비즈가 취재했다.
◇”620개 매장 중 500개는 불법 재임대… 장사 안 해도 월 300만원 벌어”
9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잠원동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 내 620개 점포 중 500개는 임차인과 실제 영업하는 사람이 서로 다르다. 이는 ‘불법 재임대’에 해당한다. 민간 시설은 빌린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다시 빌려줄 수 있지만, 공공 시설은 재임대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상가 소유자는 서울시이고, 서울시설공단이 위탁 운영한다. 서울시설공단은 다시 상가를 주식회사 고투몰에 운영을 위탁한다. 고투몰을 통해 임차인들에게 ‘부대료’ 명목으로 임차료를 받고 있다.
불법 재임대는 이 상가가 1980년대에 영업을 시작한 이후 40여년간 계속된 관행이라고 한다. 이 곳에서는 점포 매매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기존 임차인이 다음 임차인에게 권리금 명목으로 5억~6억원을 받고 점포를 넘기는 방식으로 사실상 거래가 이뤄졌다고 한다. 새 임차인은 서울시설공단에 보증금을 내고 정상적인 임차인이 될 수 있다.
임차인이 직접 장사를 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불법 재임대하는 사례도 많이 생겼다. 이렇게 불법 재임대를 하는 임차인이 수입을 올리는 방법이 있다. 자신이 서울시설공단에 내야 하는 부대료보다 높은 임차료를 실제로 영업하는 사람에게 받는 것이다.
한 상인은 “정상적인 임차인이 서울시설공단에 내는 부대료는 월 310만원 정도인데 불법 재임대한 점포에서 실제 영업하는 사람들은 월 300만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차료를 2배 이상으로 내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상인은 “자금력이 있어서 임차인이 되기만 하면 아무 일을 안 해도 불법 재임대를 통해 한 달에 300만원씩 벌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 영업하는 상인들 임차료 2배 부담해도 울며 겨자 먹기”
서울시설공단 직원들이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에 ‘현장 일제 조사’를 나가 임대차 계약서에 적힌 임차인과 실제 점포에서 영업하는 사람이 일치하는 지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매년 서류를 제출받아 현황 파악을 했지만 실제 상황을 확인하기 힘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현장 일제 조사를 하더라도 불법 재임대를 적발하는 것은 쉽지 않다. 옷 가게를 운영하는 70대 강모씨는 “임차인이 ‘월급 70만원 받는 직원이라고 대답하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점포에서 실제 영업하는 상인들은 불법 재임대로 추가 부담을 지고 있지만 서울시설공단이나 서울시에 신고하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한다. 불법 재임대가 확인되면 임차인뿐 아니라 실제 영업하는 상인도 쫓겨나야 하기 때문이다.
상인들은 시설을 소유한 서울시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진규 고투몰원조상인회 회장은 “시가 조례를 만들어 상인을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설공단 관계자는 “상인들은 불법 재임대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하면서도 불법을 증명할 자료는 주지 않는다”며 “상인을 보호할 법적인 장치가 별도로 마련되지 않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도 “지자체에는 불법 재임대에 대한 수사권이 없어 적발에 한계가 있다”면서 “불법 재임대가 드러나도 계약 해지 이외에 처벌할 규정이 없기도 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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